40초반의 전업주부입니다.
.며칠전 남편이 50이 되기전에 둘 다 무엇이라도 벌리든지 해야하지 않겠냐며 저에게 부담 아닌 부담을 주네요.
자기도 백날 남의 밑에서 일해봐야 돈도 얼마 못벌고 나이는 자꾸 먹고 늘 제자리이니 걱정인가 봅니다.
애들 교육비는 갈수록 늘고 더군다나 얼마전 시모까지 쓰러져 거기 들어갈 돈도 많이 들고...
제가 쓰지도 못하는 자격증만 몇개 있습니다.
남편이 그걸 얘기하면서 돈 벌라는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도 내 자격증들이 아깝지 않냐며
더 늦으면 벌리지도 못한다고 얘기를 하는 겁니다. 저도 공감하는 부분이고요.
영양사, 조리사, 운전면허증, 그리고 공인중개사...
영양사와 조리사는 전공 때문에 딴거지만 사실 한번도 써본적 없고요
운전면허는 10년이 넘게 장농면허였다가 몇년전부터 돈주고 연수받고 나서 정말 코앞 동네운전만 하는 정도구요,
공인중개사는 2년정도 써먹었는데 지금 집에서 쉰지 2년이 넘습니다.
공인중개사가 참 어려운 직업같아요. 제게는...
권리분석도 어렵고(손님이 물어오면 딱딱 해결해줄 정도는 되야하는데... 복잡한 건물들이 많거든요.)
중간처리도 어렵고 손님 끌기도 어렵고...
하긴, 그 일 뿐 아니라 매사 제 일이 그러네요. 자신감 없고 노력은 안하고...
그래서 요몇일 심란하기만 하고 스스로가 넘 부끄럽고 자존심 상하고 그럽니다.
그래서 하루는 동네 대로를 걸으면서 유의깊게 가게안을 살폈어요.
어느 가게고 다 한산한것 같던데... 점심때쯤이라 그랬나...
내년에 큰아이가 중3, 작은아이가 중1이 되는데
매번 작은아이에게 신경을 못써준것 같아 작은애 중1 첫생활은 옆에서 봐주고 싶은데...
공인중개사 공부한답시고 2~3년간을 애들을 잘 못봐줬거든요. 특히 작은애를...
하긴 그렇기 때문에 이 자격증을 어떻게든 써먹어야 안아깝긴 할텐데...
부동산 일은 거의 일년내내 풀가동이에요. 거기다가 퇴근시간도 늦고... 주말도 없고...
더군다나 내 가게를 오픈하면 더 자리를 지켜야 할테고 월세부담도 있는데...
내 가게 내는것도 막막하고
취업하는것도 애들 생각하면 망설여지고
그렇다고 내가 집에서 놀 입장은 아닌것 같고...
큰애는 대놓고 엄마가 그저 펑펑 논다고 생각합니다. 나가서 돈 벌어 오랍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더군다나 나는 집에서 놀면서 직장다니는 형님이 거동못하는 시모 모시는데 눈치보이고...
능력없이 집에서 티브이나 보고 뒹글뒹글 거리는 나 자신도 싫고...
성격이 원만하지도 못해 친구도 없이 맨날 그저그렇게 하루가 가거든요.
내 딴엔 가족에게 아이들에게 최선을 다하려고 내 자유 버리고 하루 헌신한다 생각했는데
그건 나만의 생각일 뿐인것 같아요.
사람 능력없어보이고 한심해보이고 거기다 있는 자격증도 써먹지 못하는 바보로들 보네요.
40이 넘은 이 나이의 아짐들... 뭐하고들 사시나요?
뭘하고 살아야 보람찬 인생일까요?
가게를 오픈해야 할까요? 아님, 취업이라도 할까요? 아님, 아직은 아이들에게 신경써줘야 할까요?
참으로 답답하고 우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