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610

남편에게


BY 푸른솔 2009-09-06

난, 지금 당신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모르겠어. 지난 15년동안 난 최선을 다해 결혼생활을 유지했고, 당신도 그랬어. 당신도 최선을 다했지. 남들이 견딜수 없는 극한 가난의 삶도 우린 이겨냈어. 당신은 날 사랑했고, 아니 그럴거라고 믿었고, 나 역시 당신에게 그랬어. 그런데... 당신,  오늘 당신의 핸드폰 메일을 본게 실수였어. 아니, 영원히 몰랐어야 했나? 세상의 모든 남자들이 그래도 당신만은 절대 그럴일이 없다고 믿었어. 당신은 나에게 최상의 남편이었고, 모범적이었고, 당신은 기독교인이고..... 그래서 소설보다 더한 우여곡절을 함께 겪은 조강지처인 나에게 예의라는것이 있는줄 알았어. 해서는 안되는 일, 당신만큼은 절대로 그럴일 없을거라고 철썩같이 믿었던 일..... 산산조각.... 당신이 윤락여성과 하룻밤을 보내기 위해 주고받은 문자들.... 한국의 남자들, 99퍼센트가 그런 문화에 도덕불감증에 걸려 사랑과 성욕구는 다른거라는 , 남자들은 원래가 생리학적으로 그렇다고 합리화 시키는 문화속에 있다해도, 당신만은 그러지 않을거라고 철썩같이 믿었던것은 당신에 대한 애정이전에 나의 도덕적 기준에서 그런행위들을 용납하지 않는 잣대가 있어서지. 그래서 힘들어. 용납이 안돼. 남자들 그렇다고 당신도 그럴수 있다고 받아들여지지않아. 새벽... 마시지도못하는 술... 그래서 오래동안 손이 가지않았던 술한잔 마시고도 잠을 못자고 있는 나..... 깊은 새벽.... 아침에 당신을 어떻게 봐야하지? 15년동안을 보았던 그 애정어린 시선이 아니라 당신을 역겹게 생각하는 시선으로 당신을 보게 될텐데 당신과 나, 앞으로 어떻게 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