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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나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BY 그냥맘 2009-10-17

며칠전에 아이의 왕따 문제로 선생님을 찾아뵐거라는 글을 올렸던 맘입니다.

갔다와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지금 맘이 떨려서 글을 잘 못 쓰겠습니다.횡설수설 하더라도 양해부탁드러요.

아이가 말한 것이 백퍼센트 맞는 말이다 할 수는 없지만 그 중 일부나 아님 아이 입장을 고려해서도 생각해봄직한데,선생님께서는 아이 말은 백퍼센트 믿을 수 없다면서 저희 아이가 얘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을 안 하시더군요.

일부는 저희 아이가 얘기한 것중에 다른 것도 있었습니다.그건 아이가 거짓말 시킨게 아니라 선생님이 아무 언급없이 진행하신 일이었기에 아이는 그 맘을 알 수 없었던거구요.

선생님이 거짓말을 할리 없다는 전제하에 선생님의 말씀을 들었구요,일부 사실과 다른 점도 있었으나 그게 중요한게 아니었기에 그건 크게 맘을 두지 않았습니다.

최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선생님이 저희 아이에 대해 늘어놓는 험담을 들어드렸고 그 중 저도 인정하는 부분은 함께 인정하며 대화를 했습니다.

그런데 말씀을 하시다보니 선생님께서는 저희 아이를 제외한 나머지 애들에 대해선 엄청 이해심이 많으시더군요.우리반 애들은 일부러 왕따시킬만큼  나쁜 애가 없고 왕따를 시켰다면 그건 00(저희 아이)가 고치고 노력하면 되는 일이다.그 아이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내가 00가 싫다는 아이한테 좋아하고 잘 지내라고는 말할 수 없다,그리 말씀하십니다.제가 칭찬 할게 없더라도 칭찬 많이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는데,그 다음날 아일 불러서 ,니가 준비가 안되있는걸 미처 몰라 미안하다,라고 하셨답니다.아이는 선생님께 호의적인 말씀을 처음 들어서 맘이 좀 풀리는 듯 했으나,준비가 안되어있다? 그건 저희 아이한테 문제는 너야 라는 말씀이 포함되어 있는 듯 했고,설사 그게 아니더라도 그날 선생님과 대화를 하면서 실제가 아닌 말로만 걱정하는 척 하는 선생님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 글에도 말씀드렸듯이,저희 아이가 좀 독특한 성향을 가지고 있어서 매학년때마다 튀는 것도 사실이었고,그 때문에 제가 선생님께 매해 상담을 청했습니다(다른 일로는 거의 학교에 가지 않았지만요).

그때도 저희 아이를 싫어하는 아이,분명히 있었습니다.저도 그건 그럴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아이니까 자기들과 뭔가 다른 걸 어색해하고 싫어할 수도 있습니다.

문제는 선생님의 태도와 그것이 단순히 개인적인 견해인지 집단 왕따인지에 있지요.

작년까지 저희 아이를 싫어한 애도 있었지만,저희 아이에게 관심을 갖고 저희 아이랑 잘 놀던 아이도 있었습니다.그 부분에서 선생님께서는 그리 말씀 하시더군요.그때는 아무나 두루두루 잘 챙기는 아이가 있어서 그럴텐데 지금 우리반에는 아무나 그렇게까지 배려할 친구는 없다라고요.

그야말로 작년까진 아이들이 개인적인 생각에 따라 움직였구요.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사려깊은 아이와 잘 논 경우도 있었으나 정말 아이들끼리 친해져서 놀고 그런 적도 있거든요.그런데 선생님은 저희 아이가 문제가 많아 놀아줄 사람이 없는게 당연한데 그 애는 배려가 깊어서 놀아준걸꺼다,이거네요.

작년까지의 선생님들께서는 저희 아이가 독특한 성향은 가지고 있지만 아이들이 세게 나올 때 대처능력은 갖추지 못해 당하는 적이 많고 기죽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애들 보는 앞에서 사소한 것도 칭찬해주시고,저희 아이에게 심하게 대하는 아이들에게는 자꾸 괴롭히면 학교로 엄마 부른다고 강력하게 말씀하셨다 합니다(이건 저희 아이 말이고요).저 역시 아이를 통해 그런 말을 들어서인지 선생님이 그냥 지나치시지는 않는구나,신경을 많이 쓰시는구나 하고 많이 고마워했더랬습니다.선생님의 그런 대처 때문인지 그때만 해도 아이는 자기 자신에 대해 그리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았고,아이들 또한 저희 아이를 개별적으로 싫어했을지는 몰라도 집단적으로 왕따를 시키거나 하는 적은 없었습니다.

선생님들 말씀을 경청했었고,선생님들도 제 말씀을 귀담아 들어주시고 저희 애 좋은 점도 말씀해주시고 그랬습니다.

그런데,지금 선생님 말씀은 모든 원인은 저희 애다 하시며 제가 인정할건 인정하다가도 아니다 싶은 말에 다른 의견을 내면,그건 어머님이 00입장에서만 말씀하시니까 그런거구요,라는 말로 제 말은 아주 무시하시더군요.그러면서 저는 00뿐 아니라 우리반 애들 다가 소중한 제자들입니다.그러시더군요.물론 제자 아끼는거 가지고 뭐라 말씀드리는건 아니지만 잘못된건 짚고 넘어가야 하는거 아닌가요? 저희 아이한테는 선생님 맘에 안 드는거 있으시면 끝없이 공개적으로 지적하시는데요.

아무튼 지난번은 그랬는데,오늘 다른 일이 좀 있어서(제가 그 이야기를 아이에게 저녁 무렵에 들었어요)선생님께 전화통화 가능하시냐고 문자 보냈더니 전화를 주셨더라구요(좀 시일을 다투는 문제라 급하게 문자를 보냈지요).

대화 도중에,한 아이가 저희 아이랑 친구하겠다고 한 아이가 있는데,그 아이 말이 저희 아이랑 놀면 자기까지 다른 애들한테 왕따가 되니까 애들 보는데서는 아는체 하지 말고 안 보는데서 놀자고 했다는 말을 하게 되었어요.

전 사실 이 말 들을 때 좀 기가 막혔습니다.애들친구란 친구가 어려울 때 편이 되주는건데 애들 앞에선 모른척 하자라는건 그러지는 않겠다는거쟎아요.그러면서 저희 아이한테 무슨 물건을 집에서 가져오라고(그것도 살짝 따로 불러내서) 그러더라구요(나중에 그 아이에게 그 이유를 얘기하는 문자가 와서 가져오라는 물건에 대한 오해는 풀렸습니다만,몰래 친구하자,물건 가져오라는 말이 겹치면서,전에 어떤 아이가 말하는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가 봉변 당한적이 있어 그 생각이 떠올라 혹시 나쁜 의도가 아닐까 하는 쪽으로도 생각 한건 사실입니다).

저도 좀 시간이 지나서는 그 아이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하지만 그 말씀을 들은 선생님의 반응은 좀 기가 막혔습니다.제가 전에 있었던 얘기도 다 했고,그런 상황이면 어머님이 그런 생각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는 좋은 의도로 말했을겁니다.그 아이 입장에선 00랑 놀아서 자기도 왕따 당할까봐 겁이 났나봐요,이렇게 말씀하셨더라면 저도 이렇게 화가 나지 않았을텐데,선생님 하시는 말씀이,어머님은 00입장에서만 말씀하시는데요,그 아이 입장이면 당연하거 아녜요? 그리고 그 엄마라면 자기 아이가 왕따 당할 염려가 있는데 그런 걱정 안 하시겠어요? 이러는 겁니다.그러면서 걔가 놀아준다는 마음을 고맙게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식으로 얘기한다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저 역시 그 아이가 나쁜 의도를 가지고 한 행동인지 아닌지 알수 없었기에 결정을 못 내리고 선생님한테 말씀드린건데,선생님께서는 아예 제가 나쁜 쪽으로 생각한다 못 박으시고 왜 아이의 마음을 그런식으로 받아드리냐는 식으로 말씀하시더군요)

이때부터 저 슬슬 화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선생님,개인적인 취향으로라면 저희 아이를 싫어한다는건 이해가 갑니다.누구나 다 좋아할 수는 없는거니까요.저희 아이 말도 그렇고 선생님 말씀도 그렇고 처음엔 몇명이 저희 아이를 괴롭히다가 옆에서 친구가 하니까 따라하고 따라하다가 많은 아이가 그렇게 된거라면서요.선생님 말씀으로도  저희 아이를 괴롭히려 하지 않는 아이들도 주변 분위기에 따라 그런다면서요.개인적으로 저희 아이를 싫어할수도 좋아할수도 있지만,저희 아이와 놀고 싶은데 놀면 왕따 시키는 분위기는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요? 하고 말씀드렸더니,선생님께선

문제가 없는건 아니지만,그렇다고 제가 어찌 할 수는 없어요.제가 그러는 애들한테 아주 말을 안 하는건 아니지만 말 한다고 한들 걔네가 저 안 보는데  가서 괴롭히면 그건 제가 어쩔 수 없는거 아니겠어요? 이러시더군요.

그래서,저희 아이 성향이나 취향 자체를 바꾼다는거 자체가 힘들어서 아이가 다른 아이들이 원하는 취향으로 맞추는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그때까지 어른인 저나 선생님이 도와주셔야 하는거 아닌가요? 했더니 선생님께서는,

제가 아무것도 안 한거 같으세요? 그럼 대체 제가 어떻게 해주길 바라세요? 하며 신경질 섞인 목소리로 말씀하시는 겁니다.

일단은 이건 전화를 건 주된 대화의 내용이 아니었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만 대화하자 하고  선생님이 만약 제 입장이라면(결혼했지만 아직 아이가 없는 선생님이십니다) 어떻게 하겠느냐 물어서 결론적으로 선생님이 말씀하시는대로 하기로 했습니다.그 대답 중에도 저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섞여있었지만 제가 그 문제로 선생님께 상의 드리기 위해 통화를 한 것이니 그 말씀을 따르기로 한거구요.

다른건 다 그만두고라도, 아이들이 주변 아이들때문에 이끌려 왕따를 시킨다거나 저희 애랑 노는 애를 왕따시킨다거나 하는 행위는 선생님께서 전체적으로 아이들에게 말씀하셔야 할 부분 아닌가요?

제 친척 동생이 초등학교 선생님이고 동생이지만 결혼을 일찍해서 아이들이 저희보다 더 큽니다.그래서 같은 초등학교 선생님 입장이라면 어찌 생각하겠냐 물어봤고,그 동생 역시 그 선생님이 이해 안 간다는 식으로 말 하더군요.이 친척 동생 가족들과 저희 아이 포함 저희 가족이랑 여러번 만났구요.저희 아이 성향에 대해 잘 압니다.저희 아이 독특하다는 것도 알구요.

제 친척 동생의 경우 그반에 왕따인 아이가 있었는데 그 반 아이면 그 아이가 왕따인지 누구나 다 아는 상태이니,아주 까놓고 반 회의를 했답니다.왜 그  아이를 왕따 시켜야 하는가? 그 아이의 행동이나 다른 것들은 그 아이를 왕따 시킬만한 이유가 되는것인가? 하는 주제로요.그 이후로 아이들은 생각이 점차 변하기 시작했고,제 친척동생도 왕따되는 아이를 편애한다는 인상이 들 정도로 칭찬 많이 해주고 편들어주고 했는데,지금은 반 아이들도 그 왕따였던 아이도 아무렇지 않게 학교를 잘 다니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반 아이중에 1학년때부터 6학년까지 왕따를 당한 아이가 있는데(전교생이 다 아는 왕따라 동생네 반은 아니지만 알고 있답니다),언젠가부터 아이들은 그 아이가 무슨 행동을 하고 무슨 말을 하건간에  왕따 시키는게 당연하다 생각하고 왕따 당하는 애도 그게 그저 자기 생활이려니 하고 받아들이고 산답니다.그게 젤로 무섭더라고 그 동생이 그럽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해요.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자기 스스로 자기는 원래부터 못된 애라고 그럽니다.그러면서 애들이 어제는 이 정도 괴롭혔는데 오늘은 이 정도 밖에 안 괴롭혔다,하면서 그걸 고맙게 여기는 듯 합니다.그러면서도 한편으론 나는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나한테 대하는건 변하지 않았다고 울기도 합니다.

선생님이 저희 아이한테 물으셨답니다.니가 왜 왕따 당하는거 같냐고.그랬더니 저희 아이가 제가 못되고 아무렇게나 행동해서요,그런답니다,담임선생님 말씀이.

그런데 제가 보기엔 그게 아이 스스로의 생각이라기 보다는 선생님이나 아이들에게 학습되어진 내용이라는 느낌이 저는 팍팍 듭니다.

하지만,선생님 말씀의 뉘앙스는,거봐라 본인도 자인하지 않느냐,그런 분위기고요.

하지만 저희 담임 선생님은 왕따를 주도하는 몇몇 아이들을 불러 왜 왕따 시켰니? 하고 물으시고 이러저러 해서 싫어요 하니 응 그렇구나,하고 끝난 상태고요.저에겐 이러저러한 상태라서 아이들이 왕따 시킨답니다.저에게 전달하는걸로 끝이고요,그것도 제가 견디다 못해 상담을 신청하고 갔더니 하시는 말씀이고요.

전 이런 선생님이 이해가 안 갑니다.왕따시켜도 난 할 수 있는게 없다,00가 이러니 애들이 그런다하고 왕따를 합리화 시키고.....

저 전학을 생각합니다.제 친척동생이 말한 그 6학년때까지 왕따 당하고 있다는 그 아이처럼,왕따를 하는것도 당하는것도 당연하게 여겨질까봐 겁이 납니다.

제가 보기엔 제 아이 하나가 노력한다고 해서 바뀔 문제가 아닌데(물론 이 아이들 사이에서 살아가려면 저희 아이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한거겠지만) 선생님은 자기는 해줄게 없다하니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전학을 하면 최소한 분위기상 왕따 시키는 것에 대한 고리를 끊고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면 그 아이들은 저희 아이에 대한 선입견없이 지금의 아이 모습만으로 아이를 볼 수 있을테니까요.그럼 아이는 새로 시작하는 그 시점에서 노력하면 되는거구요(실제 너무나도 노력을 많이 하는 아이가 저는 보입니다.아이가 자기 성향 죽이고 다른 애들과 섞이려는 노력하는게요.그에 비해 아이들은 오히려 날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으니 저희 아이는 자꾸 맥이 빠지고 포기하게 되는거구요).

아이는 절대 전학을 가지 않겠다고 합니다.그 얘기도 제 친척동생에게 했습니다.그랬더니 그건 매맞는 아내가 남편이랑 이혼하지 않고 사는 이유와 비슷하다면서 친척 동생도 전학도 좋은 방법이지 않나 하는 의견을 내놓습니다.

하지만,아이가 극복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제가 싹을 잘라버리는건 아닌가 기회를 빼앗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편 들고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