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한 밤에 어디하소연 할 곳 하나 없어 울다 퉁퉁부은 얼굴로 컴앞에 않았네요. 부부싸움의 시초가 늘 하찮은 걸로 시작되지요. 오늘 낮에도 그랬네요. 남편이 이달말 여름휴가를 이제야가는 울언니가 남동생과 2박3일 홍콩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이런식으로 말하더라구요. `내건 뭘 사오려나?필요한 걸 이야기 해 놔야 선물고민하지 않고 사올텐데...` 자꾸 그런 뉘앙스로 얘기하길래 슬쩍 기분이 안좋아 남동생 생일이라 언니가 생각해서 같이 가는건데 받는게 아니라 경비를 보태줘야지 않냐구요. 그랬더니 안색이 확바뀌며 농담인데 그런다고 정색을 하며 기분나빠했어요. 물론 농담일수도 농담반 진담일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처음 여행얘기 나왔을 때도 똑같은 이야기를 하길래 그떄는 그냥 웃고 말았는데 두번째 듣다보니 심정이 상하더라구요. 3년전 친정아버지를 암으로 잃고 1년후 어머니마저 뇌출혈로 쓰러지셔서 1년반 투병하시다 작년에 돌아가시고 난후 두분다 줄줄이 60대 초반에 잃고 보니 결혼 안한 언니지만 엄마대신으로 항상 없이 살고 고생하는 동생생각해서 달마다 택배로 과일이며 떡이며 생활용품 챙겨 보내주고... 또 엄마병석에 계실때 그와중에 점포창업을 하게되서 병원비 보탬은 커녕 4천만원이라는 큰돈(언니가 10년넘게 직장생활하면 피같이 모은돈)빌리게 되서 그돈도 거의 이자없이 쓰게 해주었거든요. 그뿐입니까.. 언니옷사면서 꼭 내옷이나 핸드백,구두도 사주고 친정가면 아이들 용돈 챙겨주고....정말 결혼생활 10년에 집에 입을만한 옷이나 가방은 다 언니가 사주었지요. 큰돈 덥석 빌려쓰면서 그렇게 여러모로 늘받기만 하는 심정이 공짜생긴다고 좋기만 할까요? 결혼 안해서 그렇지 월급쟁이 형편이 그렇게 동생에게 쓰기만 하는게 쉽지는 않다는걸 알기에 뭘 받으면 좋기보단 내가 못챙기는 것에 대해 미안한마음이 항상 컸지요. 그런와중에 그런 소리를 들으니 재밌는 농담으로 받아들여지지가 않더라구요. 물론 평소에도 남편은 친정보단 시댁우선이지요. 외할머니가 공들여 보내오신 고추가루,청국장 이번에 먹고싶대서 주문한 복분자도 아버님과 큰집에 사이좋게 나누더라구요. 집안일과 가게일로 항상 바쁜와중에 큰맘먹고 김치를 담고 있으니 대뜸`큰집 주려구?` 그말끝에 친정에 엄마잃고 쓸쓸히 살고있는 언니랑 남동생과도 나누어 먹자고 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언니가 보내온 사과도 택배받자마자 `큰집 주면 되겠네..`하는데 줄줄이 섭섭한김에 오늘 그런소리 듣고 한꺼번에 섭섭하다고 했지요. 그런데 남편은 농담으로 한 얘기를 가지고 그런다고 절 오히려 이상한 여자 취급합니다. 낮에 그런일 있은 후부터 냉랭해져서 오후에 가게일 보는 내내 불편했지요. 저는 일은일이니까 일하면서 필요한 말을 붙혔는데 남편은 대꾸도 하지 않거나 완전히 퉁명 스러웠지요. 결혼 10년조금넘게 살며 정말 시댁쪽에 할만큼노력했고 그만큼 친정일은 뒤가 되면서 일찍 여읜 부모님 생각에 찬바람나며 부쩍 눈물지으며 죄송해하는 맘이 커지고 있어(그것도 싫어할까봐 몰래몰래 울지요) 늘 한쪽 가슴이 아린데 남편은 어쩌면 제 마음을 그리도 몰라줄까요? 아님 제가 예민하게 군걸까요? 남편생각대로 오버하는 이상한 여자일까요? 이것저것 결혼 십년 쓰려면 책한권은 나올텐데요. 그냥 이것저것 섭섭해서 농담같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풀자고 하려 했는데 저녁에 가게 일하며 하도 까칠하게굴길래 너무 속상하고 서러워서 집에 들어와 내내 울다가 밤에 가슴이 너무 답답해 이렇게 사람취급못받고 못살겠다 했지요. 가게일 지장있을까 아파도 내색않고 병원가서 진통제 맞아가며 일하고 없는 형편에도 시아버님 챙기고 싶어하면 두말않고 용돈이든 옷이든 다해드리게 했지요. 제가 정말 속좁고 무슨말을 못하는 여자인가요? 정말 이렇게 살려고 결혼하고 엄마,아버지 담에 돈벌면 효도해드리려고 미루며 살았던거 아닌데... 눈물밖에 나오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