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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는 무엇으로 사나요?


BY 여자 2009-12-01

여러 선배님, 후배님들께 자문을 구합니다.

부부는 무엇으로 사나요?

제 생각 먼저 말씀드리자면,

정신적 교감, 아이들, 돈, 정, 섹스, 주위의 여러 지인들.

 

저희 부부는, 아니 제 남편은 섹스가 부부생활의 전부였나 봅니다.

솔직히 결혼 16년차에 부부관계가 뭐 그리 재미있고 즐겁겠습니까. 특히 저로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별다른 의미가

없어졌다는 것이 솔직한 생각입니다.

부부가 살면서 아이문제, 시댁문제 등으로 많이도 싸우고 살지만, 그것도 큰 문제는 아닙니다.

중요한건 싸우고 나면 남편은 꼭 벼개를 들고 나가서 잠을 잡니다.

몇일 몇달 시간이 지나면 스스로 제 옆으로 들어와있지요. 웃기죠?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저는 일상의 지겨움보다, 남편의 태도에 점점 반감을 갖게되고 화가 쌓여서 미움으로 되고, 증오를 넘어선 무관심까지

도달하게 되었어요.

하지만 부부의 연을 맺었으니, 시댁, 친정, 아이들을 생각하면서 또 그간의 정으로 잘 버티고 있습니다.

( 사실, 친정부모님 가슴에 못박는 일이라, 이혼을 한다고 해도 부모님 가시고 나면 하자...라는 다소 어이없는 생각도 합니다. )

그러다보니, 부부관계는 내 쪽에서 많이 거부하게 되었지요. 그래도 남편이 원하면 들어주는 편이었어요.

그런데 어느날

남편도 구애를 하다가 지쳤나봅니다. 자존심이 많이 상한다면서

"다시는 너랑 잠자리 같이 하는 일은 없을꺼야 " 하고 또 벼개들고 거실에서 자더군요.

그러기를 지금 다섯달이 지났습니다.

부부관계가 빠지고 난 후, 남편은 저를 왠수보듯합니다. 주말에는 나름 힘들었는지 산을 벗 삼아 힘겹게 다니고 있어요. 물론 그 사이에 몇번을 내가 먼저 대화를 시도하고 풀려고 했으나, 이번엔 완강하더군요.

모든게 개인주의로 되어버렸어요.

어제는 제가 남편한테 물어봤어요. (대화 자체를 거부하는 남편에게 뒤통수에 대고)

"당신은 부부가 무엇으로 산다고 생각해? (묵묵부답)

 섹스를 빼고 나니까 빈 껍데기 같아?(반응없음)

 그럼 그동안 난 씨받이로만 살아온거야?(미동도 안함)

 당신의 그런 태도는 나보고 계속 살자는 거야 아님 말자는거야?"

 

전혀 반응 없이 떠들어라 하고 TV만 보고 있는 남편을 보며 순간 울컥했습니다.

남편 혼자 멋대로 단정짓고 살아가는 모습에 저로서는 힘이 많이 빠집니다.

이혼은 제 머릿속에서 여러가지 상황 중에 한 모습이지, 실제로의 이행은 생각없습니다.

내가 생각하는 부부와 남편이 생각하는 부부의 모습이 달라서 힘드네요.

부부관계가 없어도 서로 존중하고 각자의 위치에서 좋은 모습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