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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시되는 시댁행사 참석


BY 맏며늘 2010-02-11

맏며늘 8년차입니다.

직장다니고 아이 둘있어요.

시댁이 큰집은 아닌데 현재 생존해계신 형제분들 중엔 젤 위이고, 큰집 장손이 장가를 안간탓에 우리신랑이 거의 장손노릇합니다.

제사는 시어머니께서 기독교이신지라 절대 안가져오신다 버티셔서 큰집서 지내시구요..

결혼해서 이제껏 시댁 경조사 다 따라다녔습니다.

사촌들 결혼식이나 돌잔치는 말할것도 없구, 아버님 사촌고모 딸래미 결혼식, 아버님 작은어머님 장례식 등등

직장다니면서도 열일 제치고 다했어요. 그래서 어른들 다들 절 예뻐해주시지요.

문제는 지난달 아버님 바로 밑 동생, 신랑 작은아버님께서 돌아가셨어요.

남자형제라곤 작은아버님만 남으셨고, 작은엄마랑 오래전에 헤어지고 아들은 멀리 떨어져 살아서 혼자 기초수급자로 힘들게 살아오시던 분이라 아버님이 늘 애틋하게 생각하셨죠.

갑자기 새벽에 돌아가셔서 긴 3일장을 치르게되었죠.

회사에선 시숙부님이라 경조휴가 하루가 허락되었고, 돌아가신 첫날 퇴근하고 바로 장례식장 달려가서 늦게까지 있다가 집에와서 자고, 다음날 아침먹고 친정아버지랑 같이 장례식에 갔어요.

친정아버지는 문상하시고 식사하시고 바로 내려가셨고, 전 하루종일 장례식장에 있었죠.

혼자 오래사신분이라 문상객도 없고 너무나 조촐했어요.

일할것도 없고 오신 손님이라곤 친척들하고 우리아버님 친목회분들 몇분...

다음날 장지가 오후 2시로 잡힌 상황이라 제가 딱히 거기서 밤을 새야할 이유가 없었죠.

저도 밤샐 차비를 하지 않고 갔던터라 밤열시쯤엔 집에 가려고 생각하고있었죠.

한 아홉시쯤됐을까..다들 우두커니 앉아있을때 신랑이 시어머님께 저는 집에 보내자고 얘길했죠.

그랬더니 어머님 대답을 안하시더라구요.

가지말라는 뜻이었지요.

그래서 그냥 좋게 마음먹고 거기서 날을 새고 다음날 화장하고 납골당 모실때까지 쭉 동행했죠.

집에오니 아홉시가 넘었더라구요...

그때까지도 시엄니 저한테 고생했다 어쨌다 말한마디 안하시대요...조금 서운했습니다.

저도 작은아버님 너무 안쓰러운 마음에 계속 있었던거지만 다른 친척들 모두 제게 고생많다 착하다 칭찬들 일색이신데

어머님은 당연하단듯 저에게 아무말씀 안하시더라구요.

뭐 칭찬들으려고 한것은 아니지만 사실 작은아버님 장례에 조카며느리가 삼일동안 지키고 있어야 했나 싶은 생각이 들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마음으로 끝까지 함께 했습니다.

다른 친척분들은 모두 자기 자식들 고생할까봐 밥만먹여 집에보내느라 바쁜데, (문상을 아예 안온 조카들도 몇 있었어요.) 우리 시어머님만 유독 저와 신랑, 도련님을 거기에 앉혀놓으려 하대요.

이래저래 장례가 끝나고 그일은 잊고있었어요.

그런데 이번 설날, 큰일 치르고 난뒤라고 제사를 안지낸다더군요.

그리곤 설날 당일 저녁에 식당하시는 고모댁에서 모두 모이기로했다고....

설날 저녁엔 저도 친정에 가야하니깐 신랑이 그럼 우린 안가도 되겠네 한마디 했더니 시엄니 노발대발...

저녁 5시에 모여서 식사하고 뭐하고 난 친정에 언제가라고...제사안지낸대서 좋아라할게 아니더라구요.

제사 안지낸다해서 시댁에 안가는것도 아니고 분명 설날 전날부터 식구들 먹일 전이라도 부치자고 난리법석이실텐데 설날 당일 저녁까지 사람을 그렇게 붙잡아놓고 싶으실까요..

신랑은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는데 솔직히 생각만 해도 속에서 천불이 나네요.

저희 친정은 딸만 셋이라 설날 저녁이나 되어야 명절 분위기 나거든요..딸셋 모이기전엔 부모님 두분만 계시니.ㅠㅠ

일단 명절이니 가긴 가야겠지만 가서 밥만먹고 인상쓰며 시계만 쳐다보고있을까 못된맘 먹고있네요.

이젠 시댁경조사 적당히 챙기고 빠질건 빠지고 요령좀 피울라구요..

말씀으론 직장다니랴 힘들지 하면서 생각해주시는척하면서 경조사는 꼭 데리고 다니면서 남들에게 보이고 싶어하는 시엄니 피곤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