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남편 참 성실해요.
남들 힘들고 어려워 못견디는 직업도 잘 해내죠.
그런 남편덕에 결혼하고 13년 동안 적은 돈이었지만 밥걱정은 안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요즘엔 일이 하기 싫은지 조그맣게 분식가계를 하자고 하네요.
허기사 뷔폐에서 하루 열두시간 서서 근무하는 직업이 마흔중반을 바라보는 나이에 힘도 들고
주위에서 동료들이 하나둘 그만둔다고 하니 맘이 싱숭생숭 한가봐요.
여태 살면서 하기싫다 그만두고 싶다 소리는 최근 몇달 들어서 종종 들어보네요.
그전에 전혀 그런소리 없었거든요.
일에 비해서 월급이 작은편.. 연봉으로 치면 삼천이 채 안되거든요.
작지만 제가 알뜰해서 그래도 애둘 키워가며 이 돈에서 한달에 오십만원 정도 저축도 하고 살아요.
성실한 신랑이 오죽 힘들고 지치면 이제 저런 소리를 할까 싶어서 저도 별말은 안하는데
구체적으로 요즘엔 자주 앞일에 대한 생각을 혼자 하는것 같아요.
그래서 어제는 당장 그만두고 구멍가계 차리면 한달 이백만원 가져올수 있냐고
실직 염려없으니 그냥 일할수 있는데까지는 해보는게 좋지 않겠냐고 말은 했는데 모르겠어요.
집을 팔려고 내놨는데 집 팔리면 어떻게 될지..
남편에겐 집 팔고나서 천천히 생각해 보자고 했어요.
저도 언제까지 남편이 오래 회사생활 할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근무시간은 길어 힘들고 월급이 잘 안오르니 몇년내로 한계가 올거라고는 예상하죠.
사장이 장사가 잘 되어도 직원들 복지에 넘 인색해서 사원들이 힘들어 많이 그만두는 분위기에요.
그치만 마흔셋이면 아직 회사 그만두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고 지금 직장 그만두면
여기보다 조건 나은데 간다는 보장도 없어요. 아니 못가요. 갈데가 없거든요.
그나마 지금 회사가 지역업체에서는 제일 매출이 좋은 관계로 잘릴 염려없이 다니고 있는거죠.
창업이야 큰돈 드는것도 아니고 쉰에도 할수있는 일이라 가능하면 그때까지는 아이들 공부를 시키면서
시간도 벌고 돈도 좀 더 모와서 시작하고 싶은데..
신랑한테 어떻게 이야기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한편으론 신랑 고생이 보여 저도 같이 조그맣게 장사를 시작할까 싶으기도 하고
또 한편으론 아직은 아니니 좀더 버티다 나중에 해도 된다 싶으고..
올해 여기저기서 몇만명 구조조정이 예상된다는 어두운 소식만 전해지는 가운데
먹고 사는 일이 참 쉽지가 않네요.
그많은 가장들이 다 어디로 갈지..에휴..
큰애가 올해 중학교에 입학했어요.
울 부부에게 좋은 말씀 부탁드려요.
어디 마땅히 조언 들을만한 선후배나 친인척이 없으니 아컴만 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