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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아들이 딴세상으로..ㅜㅜ


BY 슬퍼 2010-03-16

친구가 많이 없는 저에게 이 친구는 남편만큼이나 의지하고 좋아하는 진짜 친구입니다.

스무살때 만났으니 벌써 이십년지가 되었네요.

그녀와 저는 일주일 시간을 차이로 결혼했고

첫아이 출산도 한달 차이로 비슷했어요.

각자 그러한 사정 때문에 서로의 결혼식에 출산을 해도

서로 가보는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여느 여자들처럼

서운해하거나 삐져서 연락 안하고 그러지를 않았네요.

그만큼 서로 이해하고 대화가 잘 통했기에 지금껏 단한번도

서운해하거나 얼굴 붉히는 일 없이 잘 지내오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각자 큰애가 올해 중학생이 될 예정이었는데  

동갑인 친구 아이는 교복만 맞춰놓고 입학도 못해보고 교통사고로

예고도 없이 친구 곁을 홀연히 떠났다고 합니다.

사실 친구와 차로 한시간 넘는 거리에 사는데다

친구는 게속 일을 하고 저도 최근엔 아파서 입원을 하고

아이 둘다 입학을 하는바람에 제가 좀 바빠서 최근 한달정도 연락을 못했는데

오늘 친구가 전화가 와서는 울며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런데 친구 울음소리가 농담이 아닌걸 느끼니

저도 모르게 소리 지르며 통곡을 했네요.

친구 아이가 보고 싶고 울 친구가 너무 가여워서..

사실 친구는 아들이 둘 있지만 죽은 큰 아이 말고

작은 아이는 발달 장애가 있습니다.

이런 친구의 불행이 너무도 기가 막혀서 목이 안메일수가 없더군요.

벌써 사고난지가 한달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제서야 정신이 좀 들어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갑작스런 소식 믿기지도 않지만 거짓은 아닌것 같고 가슴은 답답한데 한숨도 안나오고

뭐라고 말을 해줘야 할지 아무 생각도 안나더이다.

당장 달려가고 싶지만 시간상 타지라 돌아올 차편이 없어 조만간 보자며

기운 내라는 말만 했는데 다음주에 가볼 생각인데 만나서 어떻게 위로를 해줘야 할지 모르겠어요.

그 어떤 말로도 행동으로도 그녀의 슬픔이 위로가 안될터인데..

명절에 손님이 마흔명 가까이 오는것도 큰며리로서 군말없이 잘해내는 착하디 착한 친구에게

왜 이런 큰 슬픔을 주는지 정말 신이 있다면 제가 다 원망스러울 정도입니다.

저 병원서 간수치 높다고 술 먹음 안된다고 하던데 정말 오늘은 너무 화가 나고 속이 상해서 

술이라도 진하게 한잔 마시고 싶어요.

이렇게 슬픈 소식을 접하려고 어젯밤 평소엔 거의 모르던 악몽에 시달렸는지..

허전하다는 친구의 말이 아직도 귀전에 맴도는데 우리 친구에게 들려줄 좋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려요.

태어나서 오늘같이 충격적이고 슬픈날이 또 있었나 싶고 그저 가슴이 먹먹할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