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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슬슬 미워지네요...빌려간 돈을 안 돌려주는 형제들.


BY 바보 2010-03-24

저는 집안에서 2남3녀의 막내입니다.

오래 전에 막내누나와 형에게 돈을 빌려 주었는데 아직 받지 못해 무척 속이 상하네요.
막내누나는 저보다 3살 위, 형은 9살 위입니다.

그러니까 그게 벌써 15년도 넘었습니다.
돈 꿔달라는 이유가 하도 여러가지였기 때문에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어요.
누나와 형이 꾸어간 횟수만 대충 꼽아봐도 열 번은 넘습니다.
적게는 몇 백에서 많게는 몇 천까지...

두 사람에게 꾸어준 돈을 합하면 약 7천만원 됩니다.
이자같은 건 당연히 생각하지도 않고 빌려줬고요.
곧 갚을거라고 믿었고, 그 땐 제가 직장생활을 했었기 때문에 돈이 그리 급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 돈 갚아 달라고 말 한 적 한 번도 없었어요.
그런데 세월이 지나고 저도 1년 전부터 회사를 그만 두고 집에서 수입 없이 놀고 있으니 이젠 그 돈을 받아야
다는 생각이 듭니다.
얼마 되지 않은 퇴직금으로 생활하고, 아이 학비도 계속 들어가고 있으니까요.

동생 돈을 갖다 썼고, 그 동생이 이젠 퇴직해서 놀고 있다면 당연히 돌려주는 게 사람 도리 아닌가요?
그런데 누나와 형 생각은 제 맘같지 않은봐요.
-  나보다 형편이 나으니까 아직은 괜찮겠지.
-  퇴직금 받은 거 있으니까 한동안은 별 어려움 없겠지.
-  퇴직금 아마 몇 억은 받았을걸(~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두 집 모두 형편이 저보다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그 긴 세월 동안 틈틈이라도 갚아 왔다면 벌써 다 갚고도 남았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 몹시 서운해집
니다.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제가 그 돈 그냥 받기 포기하고 잊어버리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하나 서운한 건,
홀로 되신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동생에게 경제적으로 신경 쓰지 않도록 윗 사람으로서 조심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못해왔다는 점입니다.
어머니가 평균 잡아 3년에 두 번은 병원에 입원하셨었고, 몇 년 전에는 큰 수술까지 받으셨는데 그 때마다 병
비는 모두 제가 감당했습니다.
어머니 입원 때마다 큰 누나와 가운데 누나가 교대로 병실에서 잠 자며 간호했는데 잠자리가 걱정돼서 입원실
도 무조건 1인실로 했었습니다. 

이런 막내에게 이렇게 해도 되는걸까요?
어머니를 생각해서라도 이렇게 하면 안되는 거 아닌가요?
물론 이런 생각은 이제 처음 해보는 겁니다.
작년에 퇴직하고 놀면서도 서운하단 생각 한 번도 해본 적 없습니다.
그런데 이제 슬슬 서운해지기 시작하네요.

아... 맘이 아파와요.
저... 생전 처음으로 빚독촉이라는 걸 하게 될 것 같아요.
그런데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네요. 
너무 고민스러워 잠도 안와요.

세월이 너무 많이 흘렀기 때문에 이자까지 합하면 1억은 넘는 돈입니다.
지금 누나는 누나대로, 형은 형대로 자기 혼자만 빌려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돈 빌려 간 사람 입장 생각해서 그것마저 비밀에 부쳐가며 살아왔는데... 아무리 형제 사이라지만 이건 너무 한
것 같네요.
봉급쟁이가 그 큰 돈을 집사람한테까지 비밀로 하며 꿔주느라 의심어린 눈초리를 얼마나 받으며 살았는데...
그들 머릿속엔 동생 입장 같은 건 안중에도 없나봐요.

서글퍼지네요... 정말.
솔직히 저... 이런 생각이 듭니다.
-  남들 욕할 거 하나 없다.
-  내 형제가 저 모양인데 누굴 탓하겠나.

더 이상 그 쪽 형편 생각하지 않고 말할까 하는데 독촉을 어떻게 시작하는 게 좋을런지요?
제가 평소에 좀 말이 많지 않은 편이어서 참기는 잘 참는데, 참다 참다 안되면 좀 크게 터지는 편이라 이 일로
형제간 우애에도 문제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아 한 편으론 걱정도 됩니다.
어머니가 눈치라도 채시면 몸 져 누우실 게 틀림없거든요.

좋은 방법 생각나시는 거 있으면 좀 알려주시면 그대로 해보겠습니다.
부탁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