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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오빠 때문에 골치가 아파요.


BY 그냥 2010-03-31

저한테는 오빠가 하나 있습니다.참 설명하기 힘든 오빠인데요.
학교 다닐 때까지만해도 저희 오빠는 고지식하고 부모님 말씀 잘 듣고 공부도 잘 했던 오빠입니다.중학교때까지는 전교에서 1~2등 했고 고등학교도 1학년까지는 전교 1등은 못 했어도 1등급이었었구요.아이큐도 150이었고 부모님의 기대가 큰 오빠였습니다.그때까지만 해도 오빠가 서울대 갈거라는데 의심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요.주변의 기대와 시선을 한몸에 받았었지요.
그런 오빠가 고2부터 삐딱선을 타기 시작하고 공부는 뒷전으로 하고...그래도 기본 실력과 머리는 있어서 서울에 있는 중위권 대학은 갔습니다.그런데 오빠가 원하는 과 보다는 부모님이 원하는 과로 갔습니다.사실 오빠가 원하는 과는 취직이 잘 안되는 과였거든요.그래서 부모님이 원하시는 과로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대학 들어가서도 공부도 전혀 안 하고 다른데만 정신 팔고 학점은 바닥을 치고...그러다 졸업하고 오빠 적성과는 전혀 맞지 않는 곳에 취직을 했습니다.
취직후에 결혼하고 여기저기 빚지고 결국은 집 날리고 이혼하고 그 후에도 부모님 재산 거의 다 들어먹고(부모님 집도 팔고 고향 떠나 시골에서 전세사십니다),빚쟁이에 쫒겨다니느라 직장도 그만두고,지금은 공무원 시험 준비 한다고 3년을 찌그러져 있습니다.그것도 공부에만 전념하는 것도 아니고 이것저것 다른거에 신경쓰고 사니 공부가 옳게 될 일이 없구요.올해까지만 공부하고 다른 길을 찾던지 해본다던데 올해는 공부에만 전념하겠다고 하는데,모르겠습니다.어떻게 될지.지금 현재는 70넘은 저희 친정 부모님이 오빠 먹여살리고 계시구요.

그동안 저도 오빠한테 돈 많이 떼었습니다.크게 작게 몇년동안 가져간 돈이 천만원이 넘구요.이것 때문에 저 남편한테 완전 기죽어서 아무 소리도 못 하고 삽니다.

그런데,또 돈을 빌려 달랍니다.많은 돈은 아닙니다.5만원 빌려달라네요.핸드폰비 못 내서 끊기게 생겼는데,부모님한테 조카(예전 올케언니가 데리고 삽니다) 교육비를 대달라고 하는 상태인데 부모님은 그것 빼면 하루하루 먹고 살기도 힘든 상태여서 그것까지 달라고 하기가 미안하답니다.미안한건 둘째치고 주실 돈이 없으시답니다.지금까지 오빠 수법이 첨에는 몇만원씩 빌려가서 갚다가 나중에는 그게 몇십만원 몇백만원 단위로 바뀌면서 며칠 동안 나눠서 그것도 수차례 이 핑계 저 핑계 대며 날짜를 미뤄가며 거의 사정하다시피해서 좋은 소리도 못 듣고 받아내다가 나중에 금액이 커지면 잠적해버려서 아예 연락도 안되게 하고 그런 일이 반복되었었거든요.

한동안 뜸했는데,또 그런 일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싶어 거절할까 하다가도 또 거절하면 몇 만원 가지고 사람취급 안 한다는 둥 하면서 소리 지르고(가까이 살 때는 방에 감금하고 몇시간동안 안 내보내준 적도 있습니다),그래서 무서운 마음도 들고....부모님한테 말씀드리기엔 부모님도 몇년동안 오빠의 그런 짓을 보다보니 처음엔 죽일 놈 살릴 놈 하다가 이제는 부모님도 무기력해진 상태고 또 더 이상 상처 드리고 싶지도 않고,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아이큐가 150이라 머리는 상당히 좋은 편이라 어떻게해서든 다른 사람한테 돈을 꾸워냅니다.오죽하면 오빠한테 돈 꿔주고서 못 받은 사람한테도 돈을 다시 꿉니다(저는 형제라 그런다지만).그 사람들이 안 갚은 돈도 있는데 설마 요번까지 안 갚겠어? 하는 심정을 가질거란걸 알고 또 빌려냅니다.그전꺼까지 함께 갚겠다고 말하면 사람들이 대부분 빌려줍니다.오죽하면 어떤 사람은 다쳐서 보험금 받은 돈까지 빌려주더군요.아무튼 돈 꾸는 쪽,꾼돈 핑계대며 안 갚는 쪽으로만 머리가 굉장히 잘 돌아갑니다.그 꿔준 사람들이 어디가 모자란 사람들은 절대 아니거든요.

지금 제가 5만원을 꿔주면 그건 갚겠지요.하지만 그전같은 일이 반복된다면...

아무튼 저희 오빠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 아파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