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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에 있는 친정에 혼자 버스 타고 다녀오는 게 당연한건가요?


BY 답답해요 2010-08-19

저는 결혼한 지 2년차 되는 새댁입니다. 저희 친정은 여기서 버스 타고 2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있는데요.

작년까지만 해도 친정에 갈 때는 남편과 함께 남편 차를 운전해서 다녀왔는데 올해들어서 무슨 일 때문이었는지 제가 혼자 친정에 다녀오게 되었어요. 시외버스를 타고요.

그런데 친정에 일이 있어 집에 다녀와야 할 때마다 남편의 일이 바빠서 제가 혼자 다녀오는 일이 많아졌어요. 그러다보니 남편은 저 혼자 버스 타고 친정에 다녀오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물론 일이 바쁘면 혼자 갈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서운한 것은 남편이 한번도 "이번에 내가 바빠서 같이 못가서 미안해. 다음번엔 꼭 같이 가자."라는 말을 해 준적도 없거니와 다녀오라고 버스비 몇만원 준 적도 없다는 겁니다. 저희는 사정이 있어서 남편이 경제권을 가지고 있거든요. 물론 버스비 그거 얼마나 한다고 저도 그정도 돈은 있죠. 하지만 저는 남편이 먼저 미안하단 말 한마디 해주고, 버스비하라고 몇만원이라도 주기를 바랬거든요. 제가 너무 큰 욕심을 부리는 건가요?

저희 아버지가 지금 뇌졸증을 앓고 계셔서 통원치료 중인데 내일이 정기검진 일이에요. 2달전에 고지혈증 검사한 결과도 나온다고 하고 또 여러가지로 궁금한 것도 의사선생님께 여쭈어 볼 겸, 겸사겸사 볼 일이 있어 오늘 친정에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에도 아무말도 없는 신랑... 너무 서운해서 버스비하게 3만원 달라고 했어요. 그랬더니 돈이 없다고 화를 마구 내면서 그 정도는 저보고 알아서 하라네요. 제가 솔직하게 말했어요, "내가 꼭 돈 받으려고 얘기하는 거 아니다. 오빠가 언제 미안하단 말 한마디 나한테 한 적 있냐?" 그랬더니 이미 지나 간 일은 지나간 일이다라면서 미안하단 말을 절대 안하는 거에요. 저는 너무 서운해서 눈물이 나는데 남편은 자기도 지금 돈이 없으니 친정에 가지 말라고 하더라구요. 어차피 병원 가는 건 전화로 결과 들어도 된다면서요. 그러면서 화를 내고 출근했어요.

결국에 집에 전화해서 바쁜 일이 생겨서 못 가겠다고 말했어요. 남편은 제가 못간다고 다 말해놓고 나서야 문자해서 자기가 돈 줄테니 다녀오라네요. 이미 다 못간다고 말했는데 어떻게 가냐고 하고 말았습니다.

저희 남편이 우리 친정을 얼마나 우습게 보면 저럴까 싶기도 하고, 제가 버릇을 잘못 들였다는 생각도 들고, 역으로 나중에 시댁에 갈때 제가 일이 있다고 남편을 혼자 보내면서 미안하단 말 한마디 안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저희 남편과 시부모님 성격으로 봐서는 제가 안 가는 걸 용납하지도 않겠지만요.

예전에는 몰라서 그랬다고 쳐도 제가 저렇게까지 얘기할 때에는 "그래, 내가 미안해. 내가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어. 앞으로는 안 그럴게"라는 말 한마디 하면 싸움으로 번질 이유도 없는데 남편은 성격상 잘못을 인정안하려고 하는건지 항상 싸움을 길게 끌어가요. 제가 듣고싶은 말은 "미안하다"는 말 뿐인데...

왜 제 맘을 몰라줄까요...? 너무 속상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