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를 쭈욱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어릴째는 이러저러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는 딴여자와
가정을 꾸려 나를 데려가려 했지만 할머니의 반대로 할머니 손에 크면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미움과 연민과 등등 애증의 관계로 살았고
그런 할머니는 95세 나이로 작년에 돌아가셨네요
할머니 장례식에서 술을 진탕마시고 한바탕 쑈를 했지만 이모들과 사촌들 앞에서.....
그리고 그 담은 남편 아들 셋을 낳고 이제껏 건설쪽에 있는 남편 따라다니면서 몇번의 이사와 함께 남편의 태생적 냉정함과 애정표현이 없는 그런
사이속에서 우울증 도지고 살던 집 팔고 나혼자 애들 데리고 서울 가서
자리잡고 살겠다고 떼쓰다 결국 내 고집에 못이겨 집 팔고
다시 남편따라 와서 전세살이 하다 분양받아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사촌이 옆에 사는데 제가 여기로 이사오는걸 은근 싫었나봅니다
옆에 있으면서 부담스러워하니 나도 서운하고 그러네요
또 남편이 예전 살던 곳으로 갔습니다. 난 쫓아가고 남편은 항상
떠나고 자유로운 영혼인가?
남편이 곁에 없으니 이제 입주해서 사는 집도. 아이들도, 직장도
걱정뿐입니다. 아침에 나가서 저녁에 들어오면 아이들끼리 엉망입니다
물론 남편이랑 같이 있었을때도 엉망이였겠지만 맘적으로
그래도 이렇게 불안하지는 않았던것 같아요
내가 직장을 그만 두고 아이들에게 온전히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이 집 안팔리면 전세주고 남편 있는 곳으로 다시 내려갈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아이들을 또 이사 시키고 적응시키고 거기는 대도시라 웬만히 공부해서
되지도 않을뿐더러 돈도 얼마 없어 쭐여 살아야하고
나도 2년 정도 지난 뒤라 또 가서 직장 구하고 적응해야하고
친정도 없고 형제도 없고 친구도 없고 남편도 없고
요즘은 애들은 셋이서 잘 어울리니 나 죽어도 될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남편이 2주에 한번씩 올라오는데 와도 반갑지도 않고 새삼스레 한상차려 내기도 싫고 다 귀찮고 게을러졌어요
오늘도 원래 일하는 날인데 밤에 잠깐 왔다가 일요일 새벽에 간다고 하는데
안왔으면 싶어요
그런 모습 보는것도 저도 힘들고요
어디 가도 환영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정말 ......
어쩌면 실패한 인생이 될것 같은 생각이 요즘 우울합니다.
오늘도 도서관 가서 책 빌려 와서 읽고 있으려니 내가 왜 이렇게 살고 있을까?
사는게 참 재미없다 하는 생각 드네요
아무도 정답을 내려주지 못하는 세상 제대로 된 멘토하나 만나지 못하고
참 외롭고 고독하게 살아온 나!
이럴때 붙잡고 투정하고 푸념할 친정 부모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친정 부모라 해도 그렇게 하지 못한다고 인생이란 누구나 외롭다고 하겠지만 애정이 없는 남편도 집에서 먹고 자고 다닐때는 불면증도 없었는데
항상 각오하고 있었지만 남편 없으니 갑자가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안정이 안되고 있어요
아이들과도 대충 차려서 먹고요
어릴때부터 자존감이 떨어져서 스스로 인생도 감당못하고 약하게 사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