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어머니에 외아들..
여동생만 둘..
한없이 효자인 남편은 자기 엄마가 끝없이 가련하고 애잔합니다.
제가 보기엔 그토록 효자인 아들과, 너무나 효녀인 딸들에 둘러싸여, 젊어서
하신 고생 말년에 보상받는 복받은 분이구요.
그에 비해 나이 70이 넘어서 화물차 운전하시는 우리 친정아빠. 그토록 만류
하던 사업을 벌여 이제 자식들 공부시키는거 끝내고 생활비 벌이나 해야겠
다(후후, 결코 용돈벌이가 아니라, 자식들이 다 고만고만하니, 생활비 벌이 입니다)던 우리 부모님에게 빚을 떠안긴 아들과 걍 월급쟁이에 자기 먹고 사는거, 자기 새끼 거둬먹이는거에만 급급한 딸만 가진 우리 부모님 생각하면 전 억울하고 분합니다.
시어머니가 운동삼이 걸으러 나가셨다가 다리를 삐끗하셨습니다. 뼈가 다친건 아니고 인대가 늘어났다는것 같아요. 아침에 괜찮으신지 전화드렸지요. 지난번에 자기 엄마 아픈데 전화 안한다고 쌩 *랄을 하더라구요. 도덕적으로 예의적으로도 틀린 요구를 하는 건 아니기에 뭐라 하는 내가 악처요, 못되먹은 며느리인건 아는데, 전 매번 울컥합니다.
오늘은 퇴근하면서 집에 가보라더군요. (아들, 딸이 모두 걸어 5분 거리입니다). 아침에 전화드렸다더니 그래도 가보라네요.
후훗.. 이 역시 참 바른 자식의 도리이지요. 그런데 전 못참겠습니다. 아침에
걸어서 병원도 다녀오셨다던데, 제가 보기엔 지난 번에 넘어져서 한동안 길거리에 엎어져있었던 우리 엄마보다 별로 심한것도 아닌데..저 효자 아들은 불쌍한 우리 엄마, 가엾은 우리 엄마, 싸가지 없는 며느리 만난(제대로 싸울때마다 빠지지 않고 저한테 하는 소리입니다. 싸가지 없다고. 후후후. 솔직히 맞아요. 전 싸가지 없습니다. 싫은 내색 안하고 뭐 한적 절대 없거든요. ) 애달프디 애달픈 우리 엄마입니다.
다 그만두고 싶습니다. 그냥 아이랑 나랑 늙어서까지 돈벌이 나가시는 우리 부모님 모시고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자식도리라는 이름으로 내키지 않는 위선적인 행동을 강요하는 가족문화가 정말 싫습니다. 그래서 싸가지 없다는 비난을 받고, 그 비난을 받는걸 감수해야 한다고 스스로도 생각하는, 내가 봐도 난 싸가지 없다고 스스로 생각하게되는 이 지랄같은 결혼생활이 염증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