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센터에서 일년째 상담원으로 일하고 있는 40초반 아짐입니다.
기수로 어울려 다니게 되는데 첨에는 동기들과 참 재밌고 친하게
잘 지냈어요. 물론 그 중에도 좀더 가까워지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이 취향이 다 다르다보니 난 사실 좀 퍼주는 스탈도 아니고
술자리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퇴근후 어울리는거 좋아하는 스탈도
아닙니다.
근데 동기중 친했던 두셋이 가정보다는 본인들 술자리를 더 좋아하고
셋중 둘은 이혼녀이다 보니 그 셋이 어울려 다닙니다.
나는 자연스럽게 나랑 코드가 맞는 한사람과 어울려 다녔는데
그 사람이 그만두게 되었어요.
그 뒤 몇달은 그래도 잘 지냈는데 갈수록 그들과 공감대 형성도 안되고
늘 술자리, 남자 얘기만 하는 그들의 모습이 싫어지고
어울릴 기회도 없다보니 자연스럽게 멀어져서 지금은 정말
전혀 말도 섞지 않을 정도지요.
그중에 한명이 좀 뭐라할까 사람을 무시하는 성향이 있고
강해서 본인이 맘에 들면 무지 잘하고 좀 우습다 싶으면 은근슬쩍
따를 시키거나 사람말을 무안하게 무시하는 성향이죠.
제일 언니인 관계로 이혼한 두 동생을 몰고 다니며 분위기를 장악하죠
셋중엔 언니이고 나보다는 어리고,,,
근데 아주 모른체 하고 살수는 없는게 식사타임도 같고
식사도 어쩔수 없이 같이 먹습니다.
그 사람들이야 나 안먹어도 상관없겠지만 일단 혼자인 내가 아쉬운거죠.
그래서 한주에 세번 정도는 도시락 싸서 같이 먹지만
두번 정도는 그냥 혼자 나가서 사먹습니다.
알지도 못하는 대화 속에 껴서 밥먹는것도 재미 없고
괜히 자꾸 위축이 되다보니 원래 서로 농담도 하고 그랬는데
말수도 줄어들게 되네요.
웃긴게 걔들도 전에는 언니,언니 하며 잘 따르더니
셋중에 제일 나이 많은애를 따라가는지
내가 뭣좀 물어보면 대꾸도 않던가
무안을 주던가 해서 사실 뭔가 말을 한다는게 두려워지네요.
참 우습게도요...
학생들 왕따 얘기가 바로 내 얘기네요.
근데 눈에 확 띄게 따돌리는건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내가 그 느낌을 먼저 눈치채고
나부터 빌붙고 싶지 않단 자존심에
내 스스로 떨어져 나가는거 같아요. 그게 더 웃기죠
점심이야 어쩔수 없이 같이 먹는거고,,,
직장이라 정보공유도 서로 해야하고 업무적인 일로도
말섞어야 할일도 있어서 싸운것처럼 전혀 모른체 할수도 없으니
내가 직장을 그만두기 전에는 불편함을 감수해야겠죠.
주위 시선도 의식이 되구요.
다른 기수 후배들도 무언가 좀 저 언니가 혼자 겉도는구나 하고
눈치챘을거에요.
무서운게 그런걸 느끼면 그 애들조차 나를 우습게 볼거 같단 거죠.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입 꽉 다물고 어울려 말할 사람 없이
일만 하다 오니 참 우울하네요.
뭐 원래 내가 몰려 다니며 노는거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근데 내가 문제가 있는것도 같은게
사람들이 내게 잘 붙질 않아요. 먼저 접근도 안하고,,,
학교 친구,동네 친구도 거의 없긴해요.
좀 차가워 보이고 사실 이기적이기도 해요.
내가 먼저 명랑하게 말도 잘하긴 하는데
왠지 마음 열기엔 아닌가봐요.
참 외롭고 쓸쓸한 요즘입니다.
일은 할만하고 적성에도 맞아 오래하고 싶은데
대인관계 때문에 그만두기엔 좀 그렇고,,,
자꾸 위축되고 내게 모두 벽을 두는거 같아
말 거는거에도 자신감이 안생깁니다.
남들 서로 옆자리와 말 하는데
난 혼자 외롭게 한쪽귀엔 상담용 헤드셋,한쪽귀엔 이어폰 꽂고
음악들어요.
왜냐면 제 양옆으로 그 셋중에 둘이 앉아서
서로 나를 건너띄고 얘기를 나누니
귀가 있으니 안들을수도 없고
내가 껴서 어울릴수도 없고
괴로워서 그냥 무심해지고자 일부러 음악 듣습니다.
물론 음악을 좋아도 하지만,,,
왠지 이렇게 사는 내 모습이 불쌍하지 않나요?
그런데 그런 이유로 내가 아직은 하고 싶은 이일을 그만두긴 싫네요.
아~ 강인하고 무신경한 사람이고 싶습니다.
사람한테 연연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