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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얘기 쉽게 하는 사람들


BY 슬픈사람 2011-02-06

아픈부모 모시고 산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을 실감, 절감하며 산다.

 

나도 어렸을땐,,엄마가 죽으면 따라죽어야지라고 생각한적이

 

있었고, 엄마가 아프면 겁이 덜컥 났더랬다.

 

결혼하고서도 아들자식들은 냉랭하기 그지없고, 마누라들

 

눈치보느라고, 집에 와서도 부모와 눈도 안마주치고,

 

부모가 아프던 말던, "늙으면 빨리빨리 죽어야돼"를

 

외치질 않나... 이 말을 수도 없이 내뱉곤하던 큰오빠도

 

빨리빨리 죽어야하는 아픈 60살이 되었다.

 

아픈부모.. 솔직히 힘들다.

 

내나이 오십에 자유도 없고, 내 자식에게도 미안하고,

 

내 인생을 생각하면 가엾기도 하다.

 

그런데.....그래도 .. 버텨야지 별수 있나?

 

하지만, 이런 내게 김빠지게 하는 인간들이 있다.

 

내가,,,그렇다고해서, 상을 받겠다고? 복을 받겠다고?

 

아픈부모봉양하는건 아니다.

 

솔직히.. 속으로 띠벌띠벌..을 수도없이 외치기도 하고

 

아픈부모 지겨워서 뒤돌아서서 눈도 많이 흘기기도 한다.

 

어떨땐 "이런 맘 먹으면 죄받는거 아냐? 할것 다 해가면서

 

이렇게 굼시렁굼시렁 하니말야... 부모안보겠다고 아픈부모

 

보러오지도 않는 자식들은, 그저 부모버린 죄 하나밖에

 

없지만, 난... 내 공을 내입으로, 내 행동으로 깨먹고 있으니

 

말야...쯧쯧.."

 

이러면서도, 세월은 착실하게도 잘 흘러간다.

 

근데 말이지.

 

부모일찍 돌아가신 사람들은 말을 참 쉽게 내뱉는다.

 

20대나 30대초반에 부모를 잃은,, 그러니까,,부모님이

 

병치레없이 그저 돌아가신 사람들은 이 세상의 둘도 없는

 

효자효녀로 빙의 되어, 하나마나한 말을 쏟아낸다.

 

살아계실때 효도해야한다??  이 말은 표어처럼 전국민이

 

모르는 사람이 없을것이다.

 

내 아는 모임에서, 내 아는 여자가 꼭 그렇다.

 

이세상효녀는 자기 혼자인것처럼, 돌아가신 엄마를

 

가슴에 안고,  현재진행형인 사람들에대해 연민도 없다.

 

자신이 경험못한것에 대한 생각은 생각으로만 해야한다.

 

나역시 엄마가 일찍죽으면 따라죽어야지하던 시절이 있었던

 

것처럼, 진짜로 엄마가 일찍돌아가셨다면, 가슴 한켠 영원히

 

그리움과 죄책감으로 찢어지겠지....

 

그렇지만, 내 아는 그 여자에게 물어보고싶다.

 

네 엄마가 그 때 돌아가시지 않고, 그 뒤로도 30년 사시면서

 

온갖병으로 신음하고, 아무 형제도 들여다보지도 않는 외로움과

 

싸워가며,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병간호를 네 혼자 감내하고

 

있다면, 고통에 일그러져 차라리 죽음이 더 행복하신건 아닐까

 

하며 그 엄마를 내려다보며, 또, 내 손이 필요한 내 자식들 건사

 

까지 소홀이 하며,, 내 삶 역시 온전치 않음을 항상 느끼면서도

 

그런 맘을 가질수 있겠느냐고........

 

아마도 백프로 아니!!라고 말할것이다.

 

30년전 젊은 모습, 적당히 건강한 모습의 부모의 모습만 간직한

 

사람들은, 시간이 멈춰있는것이다.

 

자신은 늙어가지만, 기억속의 부모모습으로, 그 모습으로

 

백세까지 건강하게 살아계셔주시기만 하신다면,,,,,,,이라는

 

조건으로 그렇게 말을 하는것이다.

 

힘들지만..

 

그래도

 

나 없으면 늙고 병든 부모 쳐다볼 사람없어,,띠벌띠벌하면서라도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있는 사람한테,

 

"무조건, 무조건, 효도해야돼, 살아계심을 감사해야돼,

 

무조건,무조건말이지......"

 

 

난 그렇다.

 

긴병에 효자없다는 말이 그저 생긴말도 아닐것이고

 

단 몇사람(쳐죽일)에 국한된 말이 아닐것이라본다.

 

 

내 모임의 내 아는여자처럼

 

"부모님이 살아만계신다면 온갖 효도를 다 할것이다"

 

라고 떠드는 사람들이 싫다.

 

이건,,,,,,

 

"내가 말야 대학만 갔어도 교수?, 의사? 다 할수있었어..

 

왜이래~~!" 하는말과도 같으며,

 

"내가 말야 친정만 부자였어도, ........어쩌구저쩌구!"

 

"내가 말야 남편만 잘만났어도,,어쩌구저쩌구!"

 

이런것과 같이들린다.

 

 

일찍돌아가신 부모님 머리에 이고 앉아

 

이세상 효도를 못하고 있음을 한탄하지말지어다.

 

그것도,, 아픈부모모시며 힘든내색 안하려 애쓰는

 

사람 앞에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