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우리 시엄마는 좋은분이라 생각하며 살았어요.
직장일하는 제게 늘 고생한다고 등쓰다듬어 주시고 자주 연락 못드려도
바쁘니 그렇지 하며 이해해주시는 분이셔서 항상 고맙게 생각했지요.
이번 설연휴가 뒤로 긴 연휴이기때문에 명절 다음날 친정에 가기로 언니들과 상의를 했고(친정은 딸만셋) 친정부모님이 마음에 걸리긴했지만 하루자고 친정간다고 하기가 뭐해서 친정엔 미리 양해를 구해놨지요.
연휴첫날 아침먹고 일찌감치 시댁으로 향했어요.
시엄마 우리 와있는 내내 친정 언제가냐 소리 한번 안물으시대요.
뭐 어차피 명절 다음말 가기로 맘먹었으니 그러려니 했어요.
문제는 명절 다음날...설날 저녁에 놀러온 사촌도련님들이 자고가는 바람에 새벽까지 고스톱치고 다들 늦게 잠을 자서 늦은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부랴부랴 하고 친정에 갈생각을 하고있었는데
설거지 끝날무렵에 시고모들이 들이닥치시더라구요. 그시간이 열한시 반쯤..
둘째언니랑 시댁이 가까워서 열두시반쯤 우리시댁쪽에서 만나서 한차로 같이 내려가기로 약속이 되어있었거든요.
그래서 언니한테 전화를했지요..시고모님들이 갑자기 오셔서 과일좀 내드리고 천천히 만나자고..언니도 열두시반쯤 나오겠다고 하길래 그러자 하고 약속을 하고...
고모님들 드실 과일이랑 떡이랑 다과상을 차리고있는데 시어머님 대뜸 점심에 떡국끓여먹자더라구요.
신랑이 "우린 못먹어. (처가댁)건나가서 먹어야지~" 했더니
시엄마 왈 "무슨소리야! 떡국이랑 먹고가야지" 하시더라구요.
솔직히 그말씀 하시기 전까지는 고모들 오셨는데 그냥 점심먹고 세네시쯤 간다고 언니한테 먼저 가라고 전화를 할까말까 살짝 고민을 하고있었는데 시엄마 태도에 화가 치밀더군요.
그래도 혹시나 해서 살짝 친정언니한테 전화를했더니 언니가 벌써 출발을 했다길래 그럼 조금만 기다려달라 말해놓고 다과상 다 차려드린후에 시엄마께 말씀드렸지요.
"어머니 사실은 친정언니랑 열두시반쯤 만나기로했는데 조금 늦게 만나자고 지금 전화를 했더니 언니가 벌써 출발을 해서 거의 다 왔다네요..."
하고 조그맣게 귀에대고 말씀드렸더니 갑자기 버럭 성질을 내시면서
"너는 그럼 미리미리 전화를 해서 늦게간다고 했어야지!!" 하시더니 신랑에게 큰소리로
"OO야 너 어떡할거야? 지금 갈거야?" 하면서 고모들 앞에서 화난 목소리로 물으시는거예요.
순간 어찌나 민망한지...
신랑이 "응! 가야지~ 원래 우리 열두시에 만나기로했던거였어." 하고 말하니 시엄마 기분나쁜표정으로 괜히 그릇을을 쾅쾅 놓으면서 화난티를 내시더라구요.
고모들도 아무도 친정가보란 소리도 안하고..
명절다음날 자기들도 친정에 아침댓바람부터 와놓고는 조카며느리 친정간다니깐 누가 먼저 얼른가보라 소리 하는 사람도 없고 정말 여자의 적은 여자라더니 어찌나 짜증이나던지 그냥 저도 아무말안하고 있었더니 시엄마 그럼 가야지 하면서 음식챙겨주시더라구요.
조용히 짐챙겨서 나오는데 사실 죄송한맘 20% 시원한 맘 80%였네요.
정말 시엄마 그렇게 안봤는데 명절날 친정간다는것도 아니고 그다음날 열두시쯤 나간다는게 그렇게까지 기분나쁠일이었는지 생각할수록 화나고 짜증납니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