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5월은 뭐가 그리 많은 날인가요
이렇게 많은 날들속에 우리큰딸 생일에
우리결혼기념일 (이건 뭐 항상 남편에게 패스지만)
게다가 우리친정엄마 칠순생신이구요
솔직히 부유하지도 않은데
너무 골치가 아픈달이지요
사실 5월이 없어졌으면 하는 생각도 있었답니다
결혼전에요? 당연히 따뜻한 5월을 좋아했지요
사실 어버이날도 그래요
어버이날은 평소에 찾아뵙지 못하는 자식들이
좀 신경써라 하는 뜻에서 만든 날 아닐까요?
그런데 사실 우리부부는
주말마다 시댁에 가고 그렇거든요
그래서 어린이날 하도 전화를 시부모님이 주시니
어린이날 어버이날 같이 하려는 마음에
시장에서 (남편은 언제나 그렇듯 차속에 편히 기다리고)
딸아이랑 저랑 2킬로 딸기랑 참외랑
떡 만원어치 사서 가니 시부모님 좋아하시고
외식시켜드리고
공원에서 애들 자전거를 또 혼자서 ?
태우느라 어꺠가 빠져나가는줄 알았어요
시아버님은 식사하시고 들어가시고 (야구보신다고)
남편도 시어머니랑 덕담하고 들어가버리고
저혼자 애들 자전거 태우느라 혼났지요
(우리남편과 아버님은 가족들이 함께 보내는 걸 모르는
사람들같아요 )
그리고 저녁은 어머님과 제가 준비해서 먹었구요
어머님 아버님이 좋아해주시고
맛나게 떡과 과일 드시니 저도 또한 좋았지요
그런데
토요일에
엄마퇴근시간에 맞춰서 (청소다니신지 한달쨰)
제가 붐비는 토요일이지만 애들을 데리고
전철을 타고 좋은 마음으로
엄말 기다렸어요
엄마집도 시장근처기에 같이 장이나 보고
맛난거 사드리려구요
그런데 엄만
얼굴표정이 안좋아보이시더군요
꼭 삐친얼굴이었어요
그래도 어버이날이라고 찾아온 딸과 손녀들인데...
웃으면서 대해주진 못해도
화난 얼굴로 대할필요는 없지않나요?
어쩄든 엄마가 꽃은 싫어하셔서 카네이션은 뺐었고
엄마, 갈치 살까했더니
(됐다 !) 그러시대요
무안해진 저는 시장길로 가는데
(그럼 회를 사갈까 ) 했더니
말씀을 안하시대요 그건 좋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삼만원어치 회를 떴지요
엄마가 떡을 좋아하는 걸 알기에 떡도 사고
딸기 토마토를 들고
집으로 갔지요
엄마는 가시자마자 잔뜩 부으신 얼굴로
누워버리시는거에요
마치 그얼굴은 내가 너희들때문에 이렇게 칠순에도
일다닌다 그런 원망의 얼굴이더군요
순간 괜히 갔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엄마는 사람들이 집에 오는걸 무척 싫어하세요
그래도 저는 딸아닙니까
그런데 이불냄새때문에 코를 들고 있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저는 주방으로 가서
말없이 싱크대 음식물쓰레기 망이며 가스렌지며
곰팡이에 냄새에 기름때에 다 닦고
냄비냄비마다 먹지도 않고 남긴 국에 핀 곰팡이며
다 버리고 닦았지요
아 정말 우리엄마 왜그러실까요?
옛날부터 그랬어요 국을 안먹으면 빨리빨리 버리지
냄비마다 그 곰팡이 너무 끔찍했지요
그래서 음식망도 내가 이러면 하수구 막힌다고
갈때마다 닦고 화장실바닥도 다 닦고 하니
어깨가 천근이더군요
엄마가 15년만에 일다니셔서 저도
얼마나 가슴이 아프게 울었는지 몰라요
제가 당연히 일해서 도와드리는게 순리지만
처녀적부터 항상 저도 희생하며 생활비를 댔고
결혼해서도 대드렸고
지금은 하고싶어도 건강이 많이 안좋아요 제가...
엄마도 사실 걱정하실까봐 반밖에는 말을 안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꼭 어버이날이라 좋은 마음으로 온 딸에게 그러고
싶으실까싶고
사위도 사실 일년에 세네번 밖에 안오는데
항상 그러세요 반찬이 없는데....
사실 마음만 있으면 저렴해도 맛있는 음식
얼마든지 준비할 수 있지 않나요?
생각해보면
저희 외할머니도 한번도 새뱃돈도 주신 적도 없고
저희가 외가에 가도
항상 외숙모님이 밥을 차려주셨지
외할머니가 따뜻하게 우리를 차려주신 적은
없구나 싶네요
아무튼 점심은 그렇게 밥하고
회하고만 먹고 ....
그럼 젊은 네가 좀 음식 만들어서 가면 될거 아니냐는
분 계시겠지만
저희엄마 비위가 약하셔서요
우리집에오셔도 식사는 잘안하시구요
남의집가서 밥 못먹는다고 하시는데
(참나 딸집이 남입니까?)
제가 해드려도 다 버리실게 뻔해요
그래서 안해갑니다
우리집 오셔도 근처식당가서 돈들어도 사먹습니다ㅜㅜ
아무튼
저녁은 남편이 와서 또 외식....
잘먹었다 소리 안하시더군요 ㅜㅜ
한편으로 바보취급받으며 잔소리매일 듣는 오빠가
참 불쌍하더군요
그러면서 당장 청소일을 때려쳐야겠다고
힘들어 죽겠다고 난리....
아니 그것도 그래요
좀더 저렴한 집으로 이사하셔서 남은 돈으로
생활하시라고 그래도
들은 척도 안하십니다
제가 다해주길 (생활비를 용돈을 줄였거든요)
바라셨겠지요
정말 자식노릇 쉽지않고 부모비위맞추기 힘드네요
자식들이 그렇게 아롱이 다롱이인에
왜 저희에게만 기대는지 정말 어깨가 아프다못해
부셔질려고 하네요
뉴스를 보니
폐지줍는 할머니가 그러시대요
자식원망 안하신대요
자식들도 살기힘들어 생활비 못주는걸 왜 원망하냐구요
저희 시어머닌 수전증이 있으신대도
달달 떨면서도 자식들 먹이겠다고
몇시간이고 부엌에서 음식만드시는데
전 정말 남편이 부럽습니다
저희엄마는 주변사람들 원망하다가
세월 다 갈 것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