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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못낳은 자격지심


BY 잘난여자 2011-05-09

 

맏며느리인데 딸만 둘이죠

둘쨰까지 딸을 낳고 큰집에 가니

이제 4살인 큰 아이에게 터를 잘못팔았다느니, 남편에게 첩을 들이라느니...

농담반 진담반이었겠지만.... 기분나쁘더라구요

큰 집이 워낙 남아선호사상이 강해서

아직도 남자들이 식사를 다 마치면 여자들이 우루루 들어가 밥을 먹는 그런 곳입니다.

 

4형제중 막내아들이신 우리 아버님... 한없이 좋으시지만

아들낳기에 대해서는 세상이 다 알정도로 노래를 부르시지요.

 

딸 둘낳고

직장다니면서 세째를 낳는것이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아들낳으라는 말은 귀에 인이박히도록 들었습니다.

명절에 친척 형님들까지 저 떄문에 아드랗으라는 소리를 덤으로 듣고

칠순잔치에서도 "며느리들 모드 아들 하나씩 더 낳으라고" 만세를 부르시는 아버님이셨습니다,

 

그 소원을 못들어주신 제가 나쁜 사람인가봐요....

 

내리 딸 둘을 낳은 동서가 드디어 아들을 낳았습니다.

 

다행이다 싶지만서도......

아들이 예쁘다 싶으면서도....

 

이제까지 큰 며느리로서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집안일이며 명절이며... 그런공이 다 동서에게로 넘어가니

마음은 참 섭섭하더이다.

그놈의 아들이 뭐길래 말이죠

 

아기 한번 안아보던 남편도 아기를 앉고 한 30분은 앉아주더군요

 

 

포기했으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시부모님께 사랑받고 싶은건지..

아니면 나보다 더 사랑받는것을 보지 못하는 것인지...

 

정신적으로 힘이 드나이더,,,

 

아기 앉고 그림같이 앉아있는 동서

그 동서가 청순하고 안되보여서 보살펴주고 싶다는 남편이나

 

생각같아서는 확 갈라서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 우울합니다.

 

속으로 섭섭해도 겉으로는 웃으면서

막 즐거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거 전 정말 잘 안되는데...

 

이젠 노력좀 해야겠어요

 

즐거워 즐거워

너라도 아들낳았으니 집안의 경사다.

 

아버님이 동서가 아기 가졌다고 저에게 전화하셔서

"니 동서가 아기를 가졌단단 집안의 경사다!!!" 전화하시던 일이 생각나네요

 

잘 됬어 잘 된거야

그렇게 원하시는데 잘 된거지

 

시간이 좀 걸릴거 같긴하네요

 

내 여동생이 아들 낳은 것 처럼 기뻐해주고싶은데

그게 자연스러워지려면 말이죠.

 

아.....

 

괴,롭,다.

 

축하해주고 같이 기뻐해주고 싶은데...

 

철부지 아이처럼 엇나가는 내 마음이 괴롭고

동서가 아들낳았는데 니 심정은 어떠냐

너는 괜챦냐고 물어보는

친적들의 안부도 괴롭고

 

이번 추석 명절에는 당직이나 할까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