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며느리인데 딸만 둘이죠
둘쨰까지 딸을 낳고 큰집에 가니
이제 4살인 큰 아이에게 터를 잘못팔았다느니, 남편에게 첩을 들이라느니...
농담반 진담반이었겠지만.... 기분나쁘더라구요
큰 집이 워낙 남아선호사상이 강해서
아직도 남자들이 식사를 다 마치면 여자들이 우루루 들어가 밥을 먹는 그런 곳입니다.
4형제중 막내아들이신 우리 아버님... 한없이 좋으시지만
아들낳기에 대해서는 세상이 다 알정도로 노래를 부르시지요.
딸 둘낳고
직장다니면서 세째를 낳는것이 엄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렇게 세월이 흐르고
아들낳으라는 말은 귀에 인이박히도록 들었습니다.
명절에 친척 형님들까지 저 떄문에 아드랗으라는 소리를 덤으로 듣고
칠순잔치에서도 "며느리들 모드 아들 하나씩 더 낳으라고" 만세를 부르시는 아버님이셨습니다,
그 소원을 못들어주신 제가 나쁜 사람인가봐요....
내리 딸 둘을 낳은 동서가 드디어 아들을 낳았습니다.
다행이다 싶지만서도......
아들이 예쁘다 싶으면서도....
이제까지 큰 며느리로서 그렇게 노력을 했는데..
집안일이며 명절이며... 그런공이 다 동서에게로 넘어가니
마음은 참 섭섭하더이다.
그놈의 아들이 뭐길래 말이죠
아기 한번 안아보던 남편도 아기를 앉고 한 30분은 앉아주더군요
포기했으면서도 포기하지 못하는 저를 알 수가 없습니다.
시부모님께 사랑받고 싶은건지..
아니면 나보다 더 사랑받는것을 보지 못하는 것인지...
정신적으로 힘이 드나이더,,,
아기 앉고 그림같이 앉아있는 동서
그 동서가 청순하고 안되보여서 보살펴주고 싶다는 남편이나
생각같아서는 확 갈라서버리고 싶은 심정입니다.
아 우울합니다.
속으로 섭섭해도 겉으로는 웃으면서
막 즐거워하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는거 전 정말 잘 안되는데...
이젠 노력좀 해야겠어요
즐거워 즐거워
너라도 아들낳았으니 집안의 경사다.
아버님이 동서가 아기 가졌다고 저에게 전화하셔서
"니 동서가 아기를 가졌단단 집안의 경사다!!!" 전화하시던 일이 생각나네요
잘 됬어 잘 된거야
그렇게 원하시는데 잘 된거지
시간이 좀 걸릴거 같긴하네요
내 여동생이 아들 낳은 것 처럼 기뻐해주고싶은데
그게 자연스러워지려면 말이죠.
아.....
괴,롭,다.
축하해주고 같이 기뻐해주고 싶은데...
철부지 아이처럼 엇나가는 내 마음이 괴롭고
동서가 아들낳았는데 니 심정은 어떠냐
너는 괜챦냐고 물어보는
친적들의 안부도 괴롭고
이번 추석 명절에는 당직이나 할까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