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기를 쓰자면 길어질거 같기도 한데...
저희 친정 아버지가 교사를 하셨었어요.엄마 역시 맞벌이를 하셨구요.
저희 할머니가 한 집에 같이 사셨는데,너희가 밖에서 잘못하면 너희 아버지가 욕 먹는다는 말씀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하셨어요.
전 정말 시키는대로 바른 생활 학생으로 살았습니다.
농담 한번 장난 한번 제대로 못 치고 살았어요.
초등학교때는 이런 아이들 선생님이 좋아하시쟎아요.
선생님이 좋아해주시니 애들도 좋아해줬구요.인기도 많고 저를 좋아해주는 친구들이 많았습니다.친한 친구도 꽤 있었구요.
그게 중1까지는 간거 같아요.
중2 때부터는 저를 좋아해주는 친구는 몇 있었지만,친하게 지내는 친구는 없었어요.
더 정확히 말하면,같은 반이었던 그 해에는 친했는데,해가 바뀌고 다른 반이 되어 버리니 또 그 해에 같은 반 된 아이들하고 친해지더라구요.
그리고나서 고등학교 1학년때까지 그랬던거 같아요.
고2 고3때도 저를 좋아하는 친구는 있었지만,딱히 친한 친구없이 지낸거 같아요.
서울로 대학을 오면서 전 모든 것이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었고,과에 단짝 친구 하나 있었지만,그 친구 유학 가는 바람에 또 혼자가 되었어요.
대학와서 어찌어찌 연락이 닿았던 초중고등학교 친구들이 있었는데,저희 집에 우환이 겹치고 집안 경제 사정이 안 좋아지면서 전 친구들과 연락도 안 하고 움추려들게 되었어요.
그때부터 사람들을 잘 안 만났던거 같아요.
대부분 연락이 끊기고 지금 연락 되는 사람은 초등학교 친구 1명,고등학교 친구 3명이예요.그것도 저만 서울 살고 다들 지방에 살아서 전화 연락만 하고 살아요.그 친구들에게는 다 젤 친한 친구들이 있고,그 친구들한테 전 그냥 아는 친구인거죠.
아이가 유치원 들어가면서 이사를 했어요.전에 살던 동네에선 운 좋게도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 아이도 저도 잘 지냈어요(그 친구 지금 외국에 살지만 자주 연락하고 삽니다).
그런데,아이가 초등학교 들어오면서부터 친구들이랑 못 섞여요.애가 자신감도 없고 말도 얼버무리고요.
그래서 제가 용기를 내서 학부모회도 들고 그랬는데,저희 아이가 그렇다보니 사람들 입방아에 오르더라구요.
그게 저한테는 너무나도 큰 상처였어요.자꾸 그 스트레스를 아이에게 풀게 되더라구요.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차라리 내가 귀를 막자 싶어 사람들을 그때부터 다시 안 만나기 시작했어요.그러면서 아이와 저는 전보다는 좀 편해졌어요.
몇년을 살던 집을 떠나 얼마전 다른 아파트로 이사를 왔어요.동네는 같은 동네면서 다른 아파트로요.
하지만,지금도 사람을 안 만나고 이 아파트에 아는 엄마도 있는데 저 이사온거 아는데,놀러오라 소리 못 했어요.
아직도 사람이 전 힘들어요.
그래서 차라리 저 혼자 있는게 훨씬 편하더라구요.
하지만,문제는 저희 아이 역시 그렇다는거예요.
혼자 있는걸 편하게 생각하고 별로 사람들이랑 어울리려고는 안 해요.
방학때 관련된 캠프를 보내려고 해도 차라리 공부하는게 편하다고 집에서 공부나 하겠데요.
사실 저희 아이도 그 동안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 들으며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저한테도 그랬고요.
남편 역시 사회성이 좋은 편은 아니예요.지금 다닌 회사 20년 가까이를 다녔는데,딱히 친하다는 사람 얘기를 못 들어봤어요.성실해서 일은 잘 하지만요.
남편은 어릴 적 얘기를 잘 안 하는데,어쩌다 하면 어려서 아버지한테 맞은 얘기만 해요.시아버지가 어려운 환경 때문에 못 배운 한에다가 교육열이 높아서 초등학교때부터 밤 늦게까지 공부 시키고,공부하다 졸거나 학교 끝나고 바로 집에 오지 않으면 아버지한테 맞았데요.그래서 친구들이랑 놀 시간도 없었데요.
지금 가끔 만나는 친구도 대학 친구 뿐이예요.대학은 지방 사시는 아버지 벗어나 서울에서 다녔으니까요.
대학때는 서로 어땠는지 모르지만,지금은 그다지 별로 연락이 없는거 같아요.몇년에 한번 얼굴 정도 보는 대학 친구 모임이 있는데,남편 말로도 그다지 친한거 같지 않고,제가 부부 동반으로 해서 모임 가보면 다른 친구들은 또 다른 친구 가족들과 함께 놀러도 가고 친구끼리도 친하고 그 부인들끼리도 친한거 같은데,저희와는 그렇지 않아요.
남편 같은 경우는 사람을 좀 찾아요.인터넷 까페 같은데 들어서 그런 사람들과 어울리는데(벌써 6년째 되요),제가 같이 만나본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혼자서만 착하게 굴고 남한테 친절하게 하는데 실제로 아주 친한 사람들은 없는거 같아요.그 까페 사람들 친한 사람들끼리는 매우 친해서 같이 여행도 가고 그러는거 같던데요.저희 남편도 모임엔 안 빠지고 가거든요.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하려고 노력하는데도 저희 남편은 비주류에 무존재감인거 같아요.
저희 부부가 그렇다보니 저희 아이가 그런거 같아요.
남편은 남편이 사람들이랑 잘 만나지만,그런 상태라는걸 제가 모르는 줄 알아요.
남편 자신도 알고 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은지 아이가 애들 사이에 못 섞이는걸 보면 굉장히 예민해하면서 화를 내고 엄마인 절 닮아서 그렇다고 해요.
하지만,남편도 사람들에게 그렇게 정성을 다하고 잘 하는데(집 식구에게 보다 더 잘해줘요),마음대로 안되는 것에 상처가 많을거예요.
그래서 전 반박 안 하고 그냥 제가 그래서 그런걸로 합니다.
저희 부부 상태가 이런데,아이는 어떻게 사회성 좋게 안될까요?
저는,사람을 만나고 얘기다운 얘기를 나눈지가 오래되어서(학교때 친구랑 전화하는 정도와 1년에 1~2번 만나는게 전부예요.학교 엄마들 안 만난지는 너무 오래 되었구요) 저도 뭘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어요(솔직히 아이만 아니라면 전 지금이 편합니다).
제가 방법을 알면 아이에게도 이렇게 해봐라 저렇게 해봐라 할텐데 저도 모르겠어요.
이젠 고학년이기 때문에 엄마가 개입하기도 힘들거 같고 코칭을 해주는 수 밖에 없는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사회성 프로그램 같은데도 데리고 가봤는데,거기에 온 아이들하고 그거 하는 동안만 잘 지내고 실전에 와서는 그게 안돼요.
저희 아이 어떻게 하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