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남편이랑 추석때 내려갈 애기를 하다 기분이 우울해져서 잠이 오질 않네요. 아기 잘때 조금이라도 자둬야 할텐데.... 아~ 명절은 왜이라 자주자주 돌아오는지..
친정에서 죽어도 하지말라는 결혼 죽어도 해야겠다 우겨서 3년전에 결혼, 막 돌지난 아기를 키우고 있는 주부에요. 아기 낳기전까지 직장다니다 출산하고 아기만 키우고 있죠.
저희 어머니는 어찌 보면 좋은 분이십니다. 주위에서 좋다고 하는 사람들도(요런애기 하시는 분들이 시댁어른들이라는 게 좀 그렇지만)있고요. 여기 선영님들이 올리신 글을 보면 헉소리나는 시댁들 많던데 저희 어머님은 그런 비상식적인 분은 아니세요.그런데도 전 잔소리쟁이 어머님이 싫어요 너무너무....
결혼초엔 안부전화도 자주 드릴려고 했으나 몇달안가 거의 전화 안드려요. 어머님이 남편에게 전화해서 한마디씩 하시곤하는데 저는 걍 그러려니 하고 넘기고 속터진 남편 몇번 화도 내봤지만 이젠 약간 포기모드인것 같네요
어디서 부터 틀어진건지 되집어 봐도 잘 모르겠지만 제가 소심하고 꽁한 탓인것 같아 어머님께 죄송할때도 있지만 마음이 닿지않는 분과 잘 지내고싶지도 않고 그렇게 돼지도 않네요
결혼준비하면서 남편 자기집 어려운 사정말해주었고 직장생활 한지 얼마안돼 모아놓은 돈 얼마 없는 상황에서 대출받아 전셋집을 구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 생각하면서 도움받은것 없으니 간섭받을것 없어 자유롭고 좋겠거니 그렇게 좋게 좋게 생각했죠. 그런데 생각했던것과 조금씩 다른 현실이 펼쳐지더군요
어려운건 알고 있었지만 결혼준비하면서 금가락지 한개 안 해주더군요 친정에서 큰소리나서 부랴부랴 종로가서 제돈으로 인조다이아반지 한개 사갔고와서 그래도 다이아반지는 하나 해주더라 거짓말하는데 내가 왜이래야 하나 싶고 여웃돈 없으니 니네 알아서 준비하라는 시댁, 착하지만 둔한 남편 덕에 귀걸이 한짝 받은거 없이 우리한복부터 모든 비용을 제가 번돈으로 처리했네요. 그렇게 결혼하고 신혼여행갔다가 인사갔더니 절받고 시어머님 하시는 말씀이 집사온다는 아가씨 있었는데 저녀석이 고집을 부려 혼사가 물건너 갔다고 아쉬워 하시더이다. 허 기막혀서 웃어드렸네요
학벌, 직업, 연봉, 외모, 키 모든게 저희 신랑 저보다 못한데 왠?
시댁에서 하룻밤자고 빈손으로 올라온(시댁이 경상도라서)저희 보고 친정엄마가 그냥 빈손으로 보냈다 서운하시다 할땐 그러려니 했는데 명절때 마다 저희가 드리는 금 일봉과 선물들은 고맙단 말한디 없이 받으시면서 전 한장 안주시고 꼭꼭 빈손으로 올려보내시는 시어머님이 언제부터인가 속좁은 며느리는 서운해지기 시작하더군요. 명절날 친정에도 가고싶다고 했더니 친정은 가까우니 담에 가라 시댁은 멀다고 자주 못오니 오래있어야 한다면 명절하루전 내려와서 연휴끝날 보내주시는것도 싫고, 간장 한수저 주신적 없으시면서 직장다니는 며느리에게 김치,고추장,된장,간장 다 만들어먹어라 우리 아들 인스턴트 못먹는다하시는 입도 싫어지고....
임신해서 입덧하는 며느리에게 전화하셔서 입덧한다고 밥못하겠느냐 혹 아침에 밥못해서 당신아들 빵먹이나 점검하시고 (결혼한뒤로 아침에 뜨거운밥에 국차려서 먹이라 수없이 당부하셨죠) 꼭 더운 밥 먹이라고 입덧하며 직장다니는 며느리에게 잔소리하시는것도 싫고 임신6개월 설에 내려가서 차례상 드는거 남편에게 시켰다가 한소리 듣고 결국 내가 상 들고 나르고.. 설 당일 아침먹고 난뒤 온집안 어르신들 찾아다니며 큰절하는데 그땐 너무 서러워서 울어버렸네요
아직 입덧이 끝나지 않은 상태인데가 임신하고 배가 불러서 인지 큰절 몇번하고 나니 현기증이 나고 식은땀 나는게 배도 뭉치고.. 점심도 못먹고 시댁친가 ,외가 이름도 못외는 어르신들 찾아뵙고 절하고 차타고 내려서 또 절하고 저녁에 들어오는데 배가 아픈게 참 서러운 기분이 들더군요. 좋은 혼처 다 물리치고 내가 한 결혼 힘들다 말은 못하겠고 속으로 삭이자니 나도 참 귀한딸이거늘...
출산하고 집도 없는 것들이 비싼 조리원 들어간다 한소리 듣고 (집안세간살이 하나하나 다 내 돈으로 장만한것이고 그동안 어머님 용돈,선물, 시댁 경조사비용 다 내 월급에서 나간것이고 출산준비비용도 다 내가 부담했거늘...) 아들손주 아니라고 서운하다 하시고 당신은 아기 낳고 다음날 일나갔는데 육아휴직쓰고 쉰다니 참 팔자 좋다 하시는데 왜 안해도 돼는 말을 자꾸 하시는지....
딱히 나쁜분은 아니신데 쓸데없는 말씀들(전 잔소리로 들리네요)을 하셔서 전 맘상하고 그래서 연락안하고 시댁 안 갈 궁리만 하게 돼네요.
요번 추석에 가서 또 어떤 잔소리를 들을까 생각하면 머리가 지끈거리네요. 저희어머님 자식걱정이 많아서 인지 눈떠 있는동안에 계속 말씀하세요. 뭐 하지마라 뭐하지마라 뭐해라...말 안 듣는 며느리가 속터지셔서 더 말씀이 많아지시는것 같기도 하고 시댁 내려가서 잘려고 누우면 귀에서 환청이 들려요. 어머님 신나게 달리시면 저 속으로 애국가 부를때도 있어요 "젠장 4절까지 불러도 잔소리 안끝나기만 해봐라 들이받을테니"요러면서요 ㅋㅋ
어머님이 저한테 빚을 떠안기시지도 막말을 퍼붓지도 않으시고 돈달라 성화를 하시는것도 아니니 아주 양호하신 분이란건 알겠는데 자꾸 어머님이 못견디게 싫어지네요 .눈도 마주치기 싫을만큼 .. 나쁜 며느리인건 알겠고 그래서 가끔은 어머님께 죄송할 때도 있지만 전 그리 성격좋은 여자는 아닌가 봐요
결혼전에 나도 꽤 좋은 성격이지라고 착각했었는데 결혼해 보니 한성격하는 여자인걸 알게 됐네요
그냥 추석에 내려갈 생각에 한달전부터 소화가 안돼는 까칠며느리의 넋두리 여기다 풀어놓네요 . 님들은 시어머님과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