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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엄만 어떤 사람인가요?


BY 소심맘 2011-09-04

    저는 맞벌이라 알고 지내는 엄마가 몇 안됩니다.

아이 농구하는 팀의 엄마 두 분, 아파트에서 인사하는, 아이 같은반이나 같은 학년 엄마, 그리고 제가 젤로 맘통하고 좋아하는 젤 친한 엄마.

맘통하는 엄마는 맞벌이라 주로 주말에 만나고 다른 분들은 1년에 농구 대회 있을 때나 얘기나눠요.

제가 만나는 엄마가 별로 없네요. 그러고 보니...

그런데 대부분 좋더라고요. 애자랑 먼저 하거나 오바하지 않고, 그냥 살아가는 얘기...

문제는, 제가 다양한 사람을 못만나서 그런건지. 내가 너무 그릇이 작아서 그런건지 ...

어제 만난 엄마땜에 좀 맘이 상해지더라고요.

아이가 외동인데 제가 정보도 많지 않고 그냥 내 스타일로 살아서 그런건가

너무 전투적이거나 경쟁심 비치는 듯한 엄마들은 잘 어울려지지 않아요.

그릇이 작은 사람인가봐요. 포용력이 없는거죠.제가..

    어제 도서관에서 우연히 예전 이웃을 만났죠. 어릴때 아이들 같이 어울려 지내고 엄마끼린 지나면서 웃을 정도만. 그냥 기억에 좀 고집스러웠던거 있었던 거 같은데..오랜만에 만나서 반가워서 웃었는데 커피한잔 하자 그래서 매점에서 30분 얘기나눴나 봐요. 근데 역시나 내 머리속의 기억이 남았는지

..나랑은 안맞나...내가 넘 속이 작나..그래질 정도로 얼굴이 빨개지더라고요.

대화 내용>>

 

그 엄마:영어는 어느 정도면 잘하는 거예요? 학원 안다녀서 잘 모르겠네요.

    다른 과목은 100점 맞고 그래서 알겠는데...좀 읽긴 하던데..

나: 그럼 인증시험 함 봐보세요. 일단 데이타가 나오니까 좀 헤아릴 수 있을거에요. 저도 예전에 치게 했는데 시험 잘봤다고 영어 잘한다고 맘놓아도 안되고 책 읽다보면 늦게 시작해도 잘하는 애 있고 그래요. 지금은 안보고요

맞벌이라 학원 보내다 보니 그냥 믿고 시험 안봐요.

그 엄마: EBS도 테스트 하던데 근데 난 애 한자 시키느라 시간 없어요.

나: 그래요? 한자는 뭐해요?

그 엄마:제가 책 사다 해요. 3급 볼 때 되서 봤는데 떨어지네요. 4급은 2학년때 땄고...

나: 와! 그래요? 나 00한자 하는데 이제야 준 4급인데 그것도 쉽지 않던데..

저도 한자 좋아했는데도 꽤 헷갈려지더라고요. 대단하네요!! 저도 열심히 해서 6학년때 3급따려고요(지금 4학년). 지금은 복습 들어갔답니다.

그 엄마: 00한자는 00회 시험이랑 다르죠. 00회 시험은 공인 인증 받지만

  00한자는 좀 쉬워요.

나: 그래도 00한자로 천천히 하려고요. 너무 밀고 나가니 잊어버리고 복습도 필요해서요. 그냥 쉽게 천천히 하고 00한자도 높은 단계는 인정 받을 수 있나보던데요.

그 엄마: 그 00한자 시험은 객관식이 많지만 00회 시험은 모두 주관식이에요. 차원이 다르죠.

나: 아~네..........;;;;;

 

그 엄마: 울 애 이번에 전학했어요. 학교 새로 생기고 분양받은 아파트에서 바로 가까우니까요. 우리반 죄 잘하는 애들 셋다 이사와서 샘이 속상해 하더라고요..우리반  **이.00이....

나:아 그래요? **이 보니까 울 애 같은 피아노 다니는데 음악회때보니까 얌전하긴 해도 피아노 카리스마 있게 치는게 멋지더라고요. 그때 보니 겉으로는 얌전해도 그 안에 잠재력과 큰 힘이 있을 수 있다는걸 다시 확인했어요.

영어도 그래서 잘하나봐요. 늦게 영어시작했다는데도 이번에 영어말하기 대회 학년 1등 했잖아요.

그 엄마: 그거요? 영어 그리 잘 못해도 보드판에 잘 붙여서 준비만 하면

  뽑아주는거 같던데요?

나: 에이 그래도 잘하니까 샘이 하라고 했겠죠. 그리고 저희 반은 애들더러

  누가 잘했나 뽑으라고 손들라해서 반대표 내보냈다던데요? 원어민 샘 다 있고 담임샘도 자기반 지면 싫은법인데 꾸미기만 잘했다고 뽑긴 좀 그런거 같은데요..

 

 

저는 이런 대화 나누는게 싫었어요. 제가 이상한 건가요?

그래서 엄마들 못 사귀는건가...

 

그냥 잘하는 애 칭찬해 주면 되고 울 애가 잘하면 먼저 얘기안해도 남들이 알아줄테니 나서지 말고....뭐 그래야지 생각해 온터라...

 

그릇이 작은건지 그 엄마 맞장구를 더이상 쳐줄 기분이 아니더라고요.

울 애는 아들이고 똑똑한 여자들 틈에 치이는 거 같고 시험 잘 쳐오긴 하지만 중학교 가봐야 안다는 말 하도 들어서..그냥 책이나 열심히 읽으면

그 때 제 빛이 나겠지 하고...언젠가부턴 "내 페이스이에 맞추는게 최고"다 생각해서 귀를 좀 닫게 된건지...

좀 얼굴이 빨개지는것 같아서 울애 올때 됬나봐요 하고 애 있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답니다.

 

집에 오고 나서 좀 여러가지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이상한건가?

 

소심한 아줌마 소심한 거 털어버리려고 글 써봤습니다.

그리고 내 주변엔 남 깎아내리고 자식 자랑하는 친구가 별로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