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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섭섭해하는게 오버일까요?


BY 누나 2011-09-08

저는 친정에서 위로 오빠가 하나 있고 밑으로 남동생이 하나 있습니다.

오빠는 이혼해서 부모님 집에 얹혀 살고요.동생은 일본에서 삽니다.

오빠가 돈 문제로 힘들게 해서 이혼을 한거구요.조카는 올케언니가 키우고 있습니다.

오빠는 예전 올케언니 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도 힘들게 해서  부모님 그 동안 모아놓은 돈과 퇴직금의 반을 탕진한 상태고요.다니던 직장 때려치고 지금 다시 취업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동생도 금전적인 문제를 일으켜서 오빠 만큼은 아니지만 꽤 큰 액수의 부모님 돈을 탕진했고요.

정상적으로 살았다면,저희 부모님 모아놓으신 돈과 퇴직금으로 지금쯤 넉넉하게 생활하시고,저희에게도 금전적으로 보탬을 주실 정도는 되셨을겁니다.

하지만,지금은 퇴직금의 반으로 겨우 하루 세끼 먹고 사실 정도,어떨 때는 그것도 안되어서 된장찌개만 주구장창 끓여드실 때도 있구요. 

아무튼 이런 상태인데요.

동생이 공부를 잘 해서 소위 명문대라는델 나왔습니다.

대기업에 취직을 했고,지금 일본 지사에서 일을 합니다.5년 정도 예상하고 갔고,지금 간지 2년 가까이 됩니다.

아내는 일본 사람이구요.조카는 한국에서 임신했지만,일본에서 낳아서 몸조리 하고(조카는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어요) 한국으로 돌아와서 1년 반 정도 키우다가 동생이 일본 지사 발령나서 가게 되었구요.

동생네가 한국에 사는 동안,올케는 한국을 참 불편해했습니다.

동생네와 저희는 서울 살고,부모님은 지방에 사셨기 때문에 명절 때 외에는 부모님과 마주칠 일도 없었고,전화도 거의 없었고,올케는 시댁 식구라는 개념이 없어서 별로 시댁식구들도 어려워하지 않고,시댁에 와서도 저희 엄마 며느리에게 부엌일 하나도 안 시켰구요.올케도 자신은 손님으로 왔으니 대접 받는게 당연하다는 식으로 생각했구요.

저나 엄마는 문화가 다르다는 쪽으로 이해했고요.

동생을 통해 이런저런 얘기를 듣지만,다른 한국 사람들이나 생활상의 불편을 호소하는 올케얘기는 들어도 저희 친정 식구에 대한 불만은 들어보지 못했고,실제로도 저에게 뭐든 스스럼 없이 대했고,저희 부모님에게도 저희 동생의 안 좋은 점이나 불만등을 스스럼 없이 얘기했습니다.

올케는 꽁하거나 뒤에 가서 뒷담화 하는 성격이 아니고 그냥 느끼는대로 말로 내뱉는 성격이어서 엄마랑 저랑은 차라리 쿨하고 좋다 생각했고요.

올케가 생활상 불편을 느꼈던건,올케가 결혼전엔 직장도 다니고 올케네 친정도 잘 살고 일본에서 생활하기에 전혀 불편이 없었는데,동생은 대기업 다니지만 월급장이니 월급도 뻔하고,한국 물가도 너무 비싸고,같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일본보다 적다보니,그것에 대해 항상 불만이었고 그것 때문에 올케가 짜증을 많이 내고 그랬나봐요.

그러다 일본 가니까 집도 회사에서 얻어주고 월급도 더 많이주고 할 수 있는 일은 더 많아지니,더구나 올케가 지내기 편한 일본 사람들과 지내고 친정도 주말마다 갈 수 있게 되니,올케도 불만이 없어지고 올케가 그러하니 동생도 맘이 편해졌나보더라구요.

가끔 한국에 동생이 출장을 오는데,조카(동생 딸)와 찍은 동영상을 보면 동생이 모두 일본말로 대화를 하고 아이도 일본말만 하지 한국말은 전혀 못 한다고 하더라구요.

동생이라도 한국말을 쓰면 두 언어 다 배우고 좋을텐데,동생도 일본말만 하더라구요.

그래도 나중에 한국에 들어오면 애들은 빨리 적응하니까 한국말 금방 배우겠지 했어요.

그런데,며칠전 동생이 출장와서 저희집을 들렀는데 하는 얘기가 일본에 아주 눌러 살거처럼 얘기하더라구요.

한국 와봤자 집값도 비싸서 집도 살 수 없고,000(올케)도 일본 생활을 더 편해하고 그래서,5년 다 끝나면(더 일본에 있을 수 없으니) 지금 다니는 회사 그만두고,일본 회사 중에 지금 회사와 연관된 회사가 있는데 거기랑 접촉해보고 거기에 들어갈까 생각중이라고 합니다.동생말로는 그리 어렵지 않을거라 합니다.

그 회사에 한국 사람 많냐고 하니까 일본 사람들과 제일교포들이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렇게 되면 얘 완전 일본 사람되겠구나 싶더라구요.조카도 한국말도 못하고 거기서 계속 살게 되니 완전 일본사람일테구요.

우리 아이들을 생각해보니,외사촌이 둘 있는데,어느 누구도 만나서 함께 할 수 있는 외사촌이 없구나 싶은 점도 좀 섭섭했구요.

제가 시시때때로 친정 부모님께 연락하고 챙겨드리려 하지만,아들 둘이라도 챙겨줄 아들 며느리 하나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울 부모님이 좀 안된 생각도 들구요.

동생이 이러다 일본 사람으로 귀화하겠다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요.

왜냐하면 동생이 올케랑 살면서 한국 사람에 대한 비판을 많이 하고 올케가 말하는 일본 사람의 장점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거든요.

단순히 동생과 다른 나라에 산다는게 섭섭한 것도 물론 있지만,다른 나라 사람 되겠구나 하는데서 오는 그런 이질감도 느껴지네요.

학창시절,여자 형제가 없는 저랑 여동생처럼 잘 지내던 동생인데,못 하는 얘기없이 그렇게 잘 지내던 동생인데,그냥 한국 여자 만나서 단순히 이민가서 사는거라면 그리 섭섭할 것도 없을거 같은데,완전 다른 나라 사람 되는구나 생각하니 거리감이 느껴집니다.

저희 친정 엄마에게 동생이 한 얘기를 하니(친정 엄마도 배울만큼 배우시고 직장생활 오래하셔서 개방적이고 쿨하신 편이지만),이제 걔 일본 사람 되는거구나 그러시더라구요.

물론 동생 삶이고 동생 결정에 전적으로 맡기겠지만,오빠도 저러고 있는 상태에서 동생마져 그러니 그 섭섭함이 더 하네요.

제 마음이 잘못된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