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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한 아빠가 그리워


BY 가을아 가지마 2011-11-21

우리아버지 살아생전 권위적인 아버지

아버지가 무섭고 싫었어요

중학교 1학년때 돌아가시고 가정의 평화가 왔지요

 

남편은 막내고 우리아빠랑 다를줄 알았어요

연애때 장난도 잘치고

그랬는데

 

결혼해보니 무뚝뚝 그자체

 

애기가 태어나서 목청이 찢어져라 울어도

보듬어주지도 않고

애둘을 거의 저혼자 길렀어요

 

집에오면 티비나 컴터만 했드랬죠

 

애들이 아직 유치원생이라 아빠랑 휴일되면

놀고싶어하는데

 

동화책 한줄 안읽어주고

그저 티비랑 컴터만 해요

자기는 그냥 쉬고싶다 그건데

 

저는 애들보랴 집안일 하랴 공부시키랴

미술시키랴 동동거리는데

자기는 천하태평이에요

 

애들이 싸우고 울건말건 신경을 안써요(저혼자 훈육)

만일 아빠가 나서면 무조건 윽박질러서

애둘이 눈물쏙빼요

 

꼭 우리셋은 한공간에 있고 자기는

다른행성에 있는 느낌이지요

 

그저 하는 일이라고는 (야, 티비안보인다 비켜)

 

도대체 애들이 뭘 배울까요?

 

내눈엔 너무 귀엽고 이쁜데 놀아주질 않네요

 

하는짓이 시아버지 판박이에요

 

우리시아버지 혼자서 놀러다니세요

 

인간극장에 나온 자상한 할아버지랑 거리가 멀어요

 

저도 웃겨서 그할머니처럼 여보야 나도 손시려워 호해줘(티비흉내내며)

 

했더니 제손을 탁 치는거에요 무뚝뚝하게...

 

그랬더니 애들이 저를 호해주대요

 

 

자기가 사업한답시고 가져오는 얼마안되는돈으로

 

돈아까워서 남들 다시키는 학습지 안시키고

 

뒷골당기고 혈압올라도 열심히 가르치는데

(제가 학원선생님이었죠)

 

도대체 고마운줄 모르고 우리어릴때 생각해서

애들은 거저 크고 공부도 지가 스스로 하는줄 알아요

 

애들다 스스로 하면 다 영재게요

 

그래도 부모가 무언가를 깔아줘야죠

 

그리고 다섯살 7살더러 그래요

 

니들 공부못하면 대학 안보낼테니까 그런줄 알어 !!!!

애들은

 

@@@

 

일년을 가도 책한권을 안보고

 

도대체 무슨 열정 정열도 안보이고

 

우리큰애가 지아빠를 빼다 박았어요

 

소심하고 공부를 잘하는데도 자신감이 없어요

 

그림그리기를 너무 좋아하고 잘그린다고 사람, 동물 새

 

골고루 그리라는데도 허구헌날 일본만화만 그려대요

 

얼마전에 나란히 동생하고 상도 타왔어요

 

영어도 반에서 일등하는데 (듣기말하기 읽고 쓰기 통합)

 

식구들 모이면 발표한번을 안해요 쑥스러워서...

 

저닮은 둘째가 언니가 답답해서

 

자기가 해버리면

 

사람들은 둘째가 더 잘하는줄 아는데

 

사실 그게 아니거든요

 

둘째는 말만 박사지 (영어든 한글이든)

 

학습은 허당이고 아직 제가 시키지도 않구요

 

책은 매일 읽어줘도 아직은 많이 놀게해요

 

영어회화는 잘하구요

 

아빠랑 큰애는 매일 하는 일이 물건 찾기에요

 

아빠는 매일 핸폰찾고 큰애는 자기가 벗어놓은

 

옷찾고 연필 지우개도 좀 필통에 딱딱 넣어놓으래도

 

허구헌날 찾고 ...

 

답답하네요

 

아무튼 제가 바라는건 그저 휴일에

 

애들하고 좀 놀아주고 책도 읽어주는 아빠랍니다

 

일요일도 본가에 가기 바빠요

 

결혼 10년내내 갔어요 제가 안가면 자기혼자 아니

 

애둘중 하나라도 데리고 가요

 

아주 효자도 저런효자 없고 자기부모 자기형제

 

자기 조카는 정성이 뻗쳤어요

 

남편이 정말 남같아요

 

반의 반반이라도 우리에게 신경을 썼으면 하죠

 

어제도 피곤할텐데 조카 대학교 논술시험치러가는데

 

기사해주고 밥도 사주고

 

오남매중 혼자 저러고다녀요 

 

착한아들 착한 동생이고 좋은 작은아빠이지만

 

글쎼요 우리가족에서는 몇점 아빠일까요?

 

딱하나 애들은 매일 안아줘요

 

그런데 안아주고 땡이랍니다

 

기분도 꿀꿀한데 이놈의 지겨운모기는

 

가을이 다 가는데도 없어질줄 모르고

 

웽웽거리네요

 

내년에 큰아이가 학교들어가는데

 

내나이는 마흔이고 혹시 늙은엄마는 아닐까 걱정도

 

되고 요밑에도 별 이상한 교사도 있고

 

여러가지로 걱정되네요

 

기분이 설레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그러네요

 

제기억엔 선생님들을 너무 좋아했고 저는

 

훌륭한 선생님들도 많이 만났고

 

좋은 교수님도 만나봤기에 운이 좋았나봐요

그리고 우리 어릴때는

 

선생님존경도 많이 했고

 

선생님 그림자도 밟지말라 수준은 아니었어도

 

이렇게 교권이 하락하지도 않던 때였죠

 

요새 하도 별 이상한 교사들이 있어서

 

걱정되긴 하네요

 

그런데 이상한 학생들도 너무 많답니다

 

애들 가르칠떄도 보면

 

주로 5학년 중학교 2학년이 말을 안듣더군요

 

어떤 문제아반에 들어가기전엔

 

심호흡을 하고 가르치는게 문제가 아니라 한시간동안

 

그아이가 공부에 집중이라도 할 수 있을까 그게

 

더 신경이 쓰였답니다

 

우리애가 학교에 가게되니

 

내 학창시절도 떠오르고

 

내가 가르치던 애들은 지금쯤 무엇을 할까

 

별 생각도 다 떠오르네요

 

아마도 가을이 가는게 30대가 가는게 너무나

 

아쉬운가봅니다

 

 

제가 돈욕심은 별로 없는데 재능 , 공부 이런건

 

욕심이 많았어요 

 

제자식가르치기는 정말 너무 힘든것같아요

 

역시 공부는 선생님에게 맡기는게 낫겠다싶기도 하고

 

참 이래저래 생각이 많아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