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99

아이 마음을 잘 모르겠어요.


BY 그냥 엄마 2012-01-29

작은 아이 얘기예요.

초등 저학년이고,내성적이고 생각이 많고 낯도 많이 가리는 아입니다.

밖에서는 별로 말이 없는 편이지만 집에서는 엄마에게 이런 얘기 저런 얘기 많이하는 편이고요.

 

 

 

학원은 영어와 피아노만 다니는데,다 아이가 보내달라고 해서 보내준거예요.

위에 큰 애가 있어서 그런지 어려서부터 뭘 배우고 익히는거에 대한 욕심이 많더라구요.

언니가 보는 영어문법책도 재밌다고 보고 과학 잡지도 몇번씩 반복해서 보곤 합니다.

아이가 일본 에니메이션(원어로 된거)을 인터넷 동영상으로 보고 재미들리더니

무료로 하는 일본어 동영상 강좌를 찾아서 보더라구요.

그리고 학교 앞에서 선전하느라 나눠주는 일본어 학습지 샘플로 일본 글자도 다 익히고

이젠 읽고 쓸 줄도 알고 요즘은 에니메이션을 무자막으로 보기도 하는데

무슨 말인지 알고 보는거냐고 하니 알고 보는거라 합니다.

가끔 거기서 나온 일본말로 단어나 문장을  엄마한테 얘기하며 이게 우리말로 무슨 말인지 아느냐고  문제를 내기도 해요.

 

 

 

하지만,작년부턴가 영어학원 다니기 싫다는 말을 가끔 하곤 했어요.

아이 성격이 워낙 자기 일을 야무지게 하는 편이고

학교 선생님 말씀도 하느님 말씀처럼 여기는 아입니다.

그래서 엄마나 선생님이 시키는걸 좀 하기 싫어도 참아내고 하는 아입니다.

단,자기가 생각할 때 이유가 타당치 않다 생각되는건 절대 안 하는 고집이 한편으론 있는 아입니다.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떠들거나 복도 뛰어다니는 애들을 이해 못 하는 아입니다

(집에와서 아무개는 수업시간에 장난치다 혼났다고 애들이 쉬는 시간에 복도에서 뛰어다닌다고 흉을 보듯 말하곤 합니다).

 

 

 

성격이 약간 완벽주의인 것도 있어요.

자기가 완벽하게 해내지 못할 거 같거나 처음 시도하는 것에는 자기는 못 한다고 안 하려고 해요.

그래서 그 정도면 잘 한거라고 칭찬도 해줍니다.

학교 시험을 좀 틀려와도 제가 그 정도면 잘 한거라 항상 말해줍니다.

실제로 초등 저학년 학교 성적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기도 하고요.

큰 애는 성격이 좀 반대라 제대로 하는거 없이 덜렁대고 큰 소리만 치는 편이라

제가 큰 애한테는 좀 뭐라하지만요.

 

 

 

학교에서도 선생님이 작은 애는 손댈게 없다고 하십니다.

다만,아이가 학교에서 별로 다른 애들과 교류가 없다고 하십니다.

수업시간에 모둠활동 하거나 할때는 필요에 의해서 말을 주고 받지만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랑 놀거나 얘기하거나 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답니다.

아이들이 왕따를 시킨다거나 하는건 아닌데

저희 아이 스스로 입을 다물고 있다보니 보기에 쌩하고 차가워보여서

다른 아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것도 있는거 같다 하십니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그림을 그리고 때로는 영어책을 보기도 한답니다.

 

 

 

아이에게 쉬는 시간에 친구들이랑 좀 놀지,그러면

친구들이랑 노는게 재미없고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 복도를 뛰어다니며 노는데

복도에서 뛰어다니는건 안 좋은 일이고 선생님께 혼나기 때문에 놀지 않는답니다.

그렇다고 수업 시간에 떠들 수는 없지 않느냐고 반문합니다.

 

 

 

제가 제일 걱정되는건,

학교 생활이 재밌느냐 물으면,재미가 없답니다.

학교가면 친구들이랑 놀 수도 있는데 왜 재미가 없어? 하고 물으면

학교는 공부하는 곳이니까 재미없지 이럽니다.

학교는 친구들과 노는 곳이기도 하다고 해도 잘 수긍이 안되는지

낼부터는 친구들이랑 얘기하고 놀자~하면 알았다고 하면서도

또 며칠 뒤에 물어보면 그냥 책보고 그림 그렸다고 하고

좀 놀지 그랬어 하면 친구들이랑 노는게 재미없다고 그럽니다.

 

 

 

제가 아이에게 공부하라고 푸쉬하는 편도 아니거든요.

아이 스스로가 찾아서 해왔고 학원 보내달라해서 보내줬고

요즘 영어학원 가는걸 좀 싫어라 하지만(학원 가는건 좋은데 숙제하기가 좀 싫다고 해요),

이제 곧 중간 학년으로 올라가게 되어서 다닐 필요가 있는거 같다하니

수긍하고 잘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왜 학교는 공부만 하는 곳이라는 인식이 아이에게 자리잡혔을까요?

전 초등학교때 친구들이랑 놀던 좋은 기억이 지금도 있어서

초등학교는 공부보다는 친구들과의 추억이 쌓인 곳이라는 생각이 더 드는데요.

그리고,공부하는 곳이라 재미없다는건 공부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얘긴데

그럼 지금까지 엄마 닥달없이 아이가 알아서 공부하고 찾아서 공부한건 대체 뭘까요?

 

 

주변 분위기를 아이가 느끼는걸까요?

사실 저희가 사는 곳이 학구열이 좀 높은 동네라 다들 열심히 하는 분위기이긴 하거든요.

 

 

 

대체 아이가 어떤 마음인지 잘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