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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대체 무슨 마음일까요?


BY 혼란 2012-08-20

대학때부터 고향을 떠나 서울에 살게 된지 20여년이 넘었습니다.

 

고등학교때까지 고향에 있을 때는 서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었는데,

 

 

결혼을 하고 내 살림을 꾸리고 부터는

 

차라리 지방에서 생활하는게 낫겠다 싶더라구요.

 

집값도 비싸고 물가도 비싸고,

 

다 그런건 아니지만(지금 사는 동네 기준으로 볼 때) 삭막한 느낌도 들구요.

 

그래도 남편 직장이 서울이라서 어쩔 수 없이 서울에 있어왔습니다.

 

대학 생활하면서 지금까지 정말 이사를 많이 다녔습니다.

 

한 12~13번 정도 이사했나봐요.

 

지금 사는 동네는 서울와서 제일 오래 산 동네예요.

 

산지 6년 되었는데 전 이 동네로 이사오기가 싫었어요.

 

그런데 남편이 학군이 괜찮다는 이유로 이사를 자꾸 종용하더라구요.

 

제가 남편 기에 밀려서 이사를 왔는데,전 처음부터 이 동네가 너무 싫더라구요.

 

일단 경제적으로도 우리에게 안 맞고,

 

사람들도 지나치게 개인주의인 듯 하면서도

 

남 안 좋은 일에 대해 말도 많고,무엇보다도 아이가 적응을 못 하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울고불고 남편한테 이사 가자고 하고 남편은 싫다고 하고,

 

그렇게 지난 세월이 6년이네요.

 

지금은 이사를 가고 싶어도 아이들이 반대를 해요.

 

그렇다고 이젠 적응되어서 그런게 아니라,다른 곳에 가도 어찌될지 모르는데

 

그냥 익숙한데 있고 싶다고 아이들이 그래서 전 싫어도 꾹 참고 사는 중입니다.

 

이 동네 6년 살기 전에 2년동안 산 동네가 있었는데,

 

거기서는 사람도 많이 사귀고

 

지금도 그 곳에서 친했던 몇몇 사람과는 연락을 하고 삽니다.

 

그 사람들도 각각 다른 곳으로 이사들을 갔지만요.

 

그런데 6년 동안 산 이 동네엔 친한 사람도 마음을 나눌 사람도 없습니다.

 

저도 아이들도요.저로썬 참 정이 안 갑니다.

 

제가 성당을 다니는데 성당 사람들도 마찬가지예요.

 

전동네에서 성당 사람들과 정말 맘을 터놓고 지냈는데,

 

여기는 사람간에도 너무 형식적이고

 

종교에 관한 것도 너무 원론적이고 교리적인 얘기만 합니다.

 

이 성당이 가까워서 미사를 다니기는 하지만,

 

전 근처 동네 성당으로 미사를 자주 갑니다.

 

그래서 그런지 성당도 그다지 정이 안 들고 우리 성당이라는 느낌이 안 들어요.

 

그러다 얼마전에 지금 다니는 성당에서 성가 발표회가 있었는데,

 

예전 단원들까지 다 와서 하더라구요.

 

사실 저도 대학 다닐 때,제가 다닌 대학 근처 성당에 다녔고

 

거기서 성가대를 했었습니다.

 

그때 좋은 언니 오빠들 동생들 많이 알고 지냈었는데,

 

지금 제가 사는 곳과는 많이 떨어진 동네라

 

지금은 1년에 한번 정도 만나거든요.

 

1년에 한번씩 그 동네엘 갈 때면 맘이 그리 푸근할 수가 없습니다.

 

지금 사는 동네에서 그 동네로 항할 때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의 세계로 가는 듯 했어요.

 

아무튼 지금 다니는 성당에서 예전 단원과 현 단원이 같이 발표회 하는걸 보니

 

너무 부럽더라구요.

 

지금 다니는 성당은 부자들이나 인텔리들이 많은 성당이라 그런지

 

모든게 굉장히 체계적이고 어떤 행사할 때 재정적인 것도 궁하지 않더라구요.

 

제가 대학때 다니던 성당은 가난한 동네 성당이라서 그런건 없었지만,

 

참 푸근한 성당이었구요.

 

그런데,지금 성당의 성가 발표회를 보니,그냥 좋다,우리 성당 좋구나,하는 자부

심보다는,

 

그때 내가 대학때 다니던 그 성당이 마치 현재의 제 성당처럼 느껴지면서,

 

우리도 저러면 참 좋을텐데 하면서

 

마치 남의 성당을 부러워하는 것처럼 제가 느끼는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전 친구들이나 다른 동네에 사는 사람들에게 지금 제가 사는 동네를 말할 때,

 

한번도 '우리 동네'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이 없는거 같아요.

 

'00동'이라던가,이 동네 라던가 그런 용어를 사용했지,

 

우리 동네란 말을 쓴 적이 없어요.

 

저흰 지금 전세를 살고 있고

 

살면서 위기가 있을 때마다 또는 전세만기 2년이 돌아올때마다

 

이 동네를 떠나는걸 꿈꿔왔고,

 

지금은 떠나지 않더라도 아이들 고등학교 졸업하면

 

이 동네를 뜰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에서인지

 

전 이 동네가 저희 동네처럼 느껴지지가 않더라구요.

 

아무리 그래도

 

'우리도 이 성당처럼 이렇게 성가발표회할 때 기존단원과 구단원이 함께 할 수가 있었으면'

 

하고 생각이 드는건,지금 다니는 성당이 '우리 성당'이라는 느낌이 없어서겠죠.

 

혹시 저의 이런 생각과 비슷한 느낌을 받아보신 분 계신가요?

 

대체 이게 어떤 감정일지,

 

아직 작은 애가 초등학생인데,이런 식으로 내 인생을 이 동네에서 지내야할지,

 

요즘와서 더더욱 회의가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