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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분이 운영하시는 카페인데 어떻게 이런 글이 올라온지 모르겠어요


BY 아줌마 2012-10-06

아는 분이 운영하시는 카페가 있는데 어느날 제목이

"편의점에서ㅡ 아줌마, 그경망스러움에 대하여" 인 글이 올라왔어요.

무슨 내용인가해서 봤더니 어떤 아줌마께서 모르는 남자가 술취해서 쫓아와서 편의점에 들어가 도움을 청했나봐요.

근데 글 올리신 분은 아줌마께서 단지 살 쪘다는 이유로 싸워도 이길 것 같은 분이 왜 그런지 모르겠다는 투로 올리고 같은 남자는 원래 술 자주 마시는 아는 분이라고 절대 강간을 할 리 없는 생사람한테서 왜 도망치려 했는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써놨더라구요.

글 쓰신 분(카페 주인) 나이도 드실만큼 드신 분인데 이런 생각을 갖고 계신 걸 알고 화도나고 실망도 많이 했네요.. 너무 화 나서 견딜수가 없는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래는 카페에 올린 글 내용이에요.

 

 

 

 

요며칠 지인의 부탁으로 야간에 편의점에서 알바라는 것을 해보았다.

지인의 가까운 친척이 알바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24시 열어야하는 편의점 문을 닫게 되었다는 딱한 소식이 들려왔다.값싼 시급에 힘든 밤샘일이라 학생은 물론 일반인들도 외면하는 일이다. 어려울 때에 내게 특별히 도움을 준 분이라 사람을 구할 동안만이라도 내가 봐주마하고 선뜻 나선 것이다. 대학시절을 내내 알바를 밥먹듯 하던 우리 아들들도 안하던 편의점 알바를 내가 다 해본다. 우리 아이들은 편의점 알바가 가장 쉬운 일이고 시급이 싸서 한번도 안해보았다고 하였다.

 

 

지난 주중 어느날이다.

편의점 일도 어느덧 익숙해져가고 있었지만 역시 지속적으로 밤샘을 하니 사람잡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새는 일이라면 익숙한게 낚시꾼이지만 일이 힘든 것이 아니라 매일밤을 꼬박 지세운다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었다. 새벽 네시쯤이면 몰려오는 잠은 정말 이겨내기 힘든 강적이었다. 세상에서 제일 무거운 것이 졸린 눈꺼플이라고 하지않던가....  요즘은 새벽 5시만 되면 여명으로 동녁부터 훤히 밝아 온다. 이날은 밤새 비가 오락가락하는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되어 아침이 다되도록 밝아오지 않았다. 그나마 가로등 불빛에 환하던 거리가 새벽 5시 20분이면 자동 소등되어 오히려 거리는 더욱 칠흙같은 밤이 되었다.

그때 새벽가게안으로 왠 환갑을 바라보는 아줌마가 황급히 뛰어들었다.

"아저씨 나좀 도와주세요?"

"무슨 일입니까? "

나는 그녀의 두려움이 가득한 눈을 보고 본능적으로 문밖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가게 문밖을 연신 내다보며 ,

"제발 저를 여기에 있게 해주세요. 사람들이 다닐 때까지만이라도..."

"네에? 무슨 일인데요?"

그녀는 계속 문밖을 의식하며 말하였다.

"어떤 이상한 사람이 날 계속 쫓아와요"

"네에?"

편의점이 시내 한적한 공원에 있기에 이른 새벽에는 사람 그림자도 없는 제법 을씨년한 곳이다.

곧이어 왠 사내가 뭐라고 중얼거리며 문을 박차고 들어온다.

그는 가게에 들어서자마자 다짜고짜 욕부터 내뱉는다.

술냄새가 역하게 났다.

"미친년 아냐? 내가 좀 이렇게 했다고 기겁을 하고 도망을 가데?"

그는 내게 두팔로 머리위에서 하트모양을 만들어 보이고는 히죽 웃어보였다. 그것은 Nat Gio 프로그램에서본듯한 우랑우탄의 애교부리는 모습이었다. 나는 실웃음이 났다. 아는 사람이었다. 그는 이내 냉동케이스로 가서 시원한 켄맥주를 하나 꺼내 들고 카운터에 다시 와서 계산을 하면서도 또 욕을 내뱉는다.

"ㅆㅍ, 내가 뭐 잘못했습니까?

공원길에서 지나다가 만나니 이렇게 해줬는데... "

그는 다시 내게 머리에 하트모양을 하며 광대짓을 하더니

한쪽 구석에서 눈치를 보며 여전히 떨고 있는 아줌마를 안경너머로 한참을 노려보고는 밖으로 나갔다.

 

"갔어요?'"

"아니요, 바깥에 있는 파라솔 의자에서 술마시고 있어요.

금새 갈 것 같지 않은데요..."

"어쩌나, 지금 나가면 뒤좇아와 행패를 부릴텐데...."

"예에?'

나는 그녀가 무얼 걱정하는지 알것 같았다.

세상이 하도 어수선하니 이 아줌마의 걱정 아닌 걱정이 충분히 이해는 되나

그녀의 연세를 생각한다면 그리 놀랠 일도 아니고 연륜이 있으니 조금더 의연할 순 없을까하였다. 힘도 저 거사보다 두세배는 셀 것으로 보였다.

내가 네눈거사라 호칭하는 이친구는 검은 뿔테 안경을 쓰고 잘하면 사십대 후반이나 오십 갓되었을 나이인데 한마디로 생각을 반은 놓아버린 사람이다. 가끔 묻지도 않는데 내게 인생과 인간사가 어쩌구 저쩌구하며 하루에도 세상을 서너번씩 들었다 놨다 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

마음과 영이 너무 여려서 스스로 상처를 받고 상처를 주며 그영혼에 알코올을 붓지않고는 하루도 견딜 수 없는 그런 방콕거사였다.

지난번 태풍에 날아가지 않고 용케 돌아다니는 것이 신기할 정도로 작고 빈약한 몸매의 스미골이었다.

"아주머니, 저렇게 조그맣고 비쪅마른 사람이 아줌마를 어떻게 할 것같이 보이나요?

그럼 걱정마세요. 싸워도 아줌마가 이기겠어요."

"아세요? 저사람을 ..."

"아니요, 안다기 보다도 이 가게에 하루에 한번씩 들리는 손님인데 생각이 많은 사람이에요. 무슨 말인지 아시겠죠? 그리고 이 주변에 사는데  만나는 사람마다 아까처럼 사랑한다는 표시를 해요. 지나가는 여학생들은 저사람이 그렇게하면 그냥 꺄르르르 웃으며 지나가요"

"그래요? 난 이곳 아파트에 살지만 처음보는 사람인데요.

그리고 새벽 어두운 곳에서 처음보는 사람이 이상한 짓을 하면 얼마나 무서운줄 알아요.그리고 무슨 짓을 할지도..."

여전히 그를 의심하며 기여코 남편이 잠을 자고 있지만 깨워야겠다며 핸드폰을 든다.

그녀는 전화기에 대고 닦달 하듯 졸라대더니 남편이 올것이라고 말하곤 여전히 밖을 살폈다.

나이도 지긋한 여편네가 지 분수도 모르고 방정은 ....ㅉㅉ

더군다나 인근에 산다며 자기 이웃도 모르다니....

세상이 점점 험해지고 야박해져 간다.

이웃도 못나면 강도와 치한으로 오인되는 세상이다.

잘생기고 쪽 빼입은 젊은 청춘이 그랬다면 이아줌마 입이 헤벌어 졌을 것이다.

그게 진짜 강간범인줄 모르고....

[출처] 편의점에서ㅡ 아줌마, 그경망스러움에 대하여 (어부요한의 바다낚시이야기) |작성자 어부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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