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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누구?


BY 못된 딸 2013-09-23

저의 아버지는 주사가 심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엄마는 눈물바람이셨고 우리 삼남매는 불안의 나날이었죠

주사란게 참 어린 저로서는 감당하기 힘들었습니다

방바닥에 토하는건 예사고 밤새 고함이나 욕지거리때문에 잠을 설쳐야 했죠

엄마가 일가시면 고스란히 그 뒤치닥거리는 맏이인 제 몫이었습니다

늘 엄마가 집나갈까봐 불안하고 아버지가 때릴까봐 불안했습니다

그런 환경이면 뻔하죠 지지리 가난했습니다

덕분에 저는 야간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공장에다녔습니다

어떻게든 열심히 일하고 공부해서 가난에서 벗어나고싶었구요

그래서 야근도 휴일근무도 자청해서 햇지요

일주일에 두세번은 야근을 했습니다

밤에 학교 마치면 다시 공장으로 와서 다음날 4시까지 작업하고 저녁에 다시 학교로 가는거죠

그땐 아버지의 주사와 야근과 저녁공부때문에 턱없이 모자란 잠 말고는 큰 불만도 가지지않았습니다

월급날이면 엄마는 항상 공장앞에서 기다리셨죠

야근을 많이 한 날이면 월급봉투가 도톰했는데

엄만 그기에 입맞춤을 하며 좋아하셨어요

그게 참 행복했습니다

결혼할때까지 버는 족족 엄마에게 드렸죠

엄마 좋아하는 모습이 제겐 전부였습니다

결혼을 하고보니 정작 제 손엔 만원든 통장하나 없었습니다

엄마는 결혼비용으로 다들어 갔다고 하는데

결혼첫날부터 남편눈치를 봐야 했습니다

막내가 여동생인데요 참 하고싶은데로 하며 살았습니다

집엔 생활비 일전 안보태구요 모아둔 돈도 없었습니다

근데 결혼할땐 가전제품이며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보내더군요

막내라 짠하다나요

그때 까진 언니로서 책임감도 있고막내 동생이라 제 팔찌팔아 결혼자금에 보탯죠

근대 알고보니 동생은사채빚이 엉망이고 신불까지 된걸 엄마가 은행대출을받아 이리저리 막아줫더군요

아직까지 엄마가 갚고 있고요

참 배신감 들더군요

예뻣던 시절을 가난에 다 뺏긴 억울함이 치밀어 오르니 온갖것이 다 불만으로 터져나왓습니다

그 시절 엄마의 외제 화장품과 야근을 하고 잠에 취해 퇴근하니 쌍거풀 수술을하고 누워있었던 막내동생, 결혼때 녹음기하나만 사달랬더니 돈없다고 거절하던 엄마...근데도 다른집 딸은 뭘 해줫대더라 비교까지.. 다 참았습니다 근데요..

엄마가 조그만 장사를 했었는데 바빠서 장사를 도와주다가 화장실을  다녀왔더니

우리엄마 제 주머니를 손으로 콱 움켜 쥐며 무언가 확인을 하더군요

돈이 들었나 싶었던거죠

이를 악물고 참으며 조근조근 말했죠

의심하냐고요 . 우리엄마 대답을 회피하더군요

엄마에대한 신뢰 사랑이 깨지는것같았습니다

아직까지 눈 마주치는 것도 껄끄럽구요

다정한 말도 나오지도 않을 뿐더러 하기도 싫습니다

세월이 많이 흘럿는데도요

전화도 받기 싫을때가 있습니다 이유없이요

나쁜딸이라는 죄책감이 들어 속에든 이 뭔가를 빨리 뽑아 내버리고 싶은데

몇년의 세월이 흐르도록 이러고 있습니다

나쁜딸에게 충고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