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183

살짝 기분이 안좋네요.


BY 딸내미 2015-09-03

저에게는 항상 친정이 돌덩이입니다. 누군가는 친정이 위로가 되고 쉼터가 되겠지만 저는 가능한 친정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죠.

어릴때 하도 못살았고 부모님도 별로 뭐 해주신 것도 없고 그렇습니다.

결혼 15년내내 용돈을 매달 20만원씩 드렸고 (시댁은 10만원 )

친정이 훨씬 못살고 또 제가 알바해서 드렸어요.

그런데 오빠도 아프고 너무 못사니 제가 잘사는 이모에게 도와달란적이 있어요. 작년에 남편이 사업으로 큰돈을 대출내서 말아먹고 너무 힘들어서

이모에게 도움을 요청했죠. 이모는 지금 오피스텔 건물도 있고 집세도 받으시고 아무튼 정말 잘살거든요.

저는 여태껏 이모에게 덕본 거 하나 없지만 정말 세상에 나혼자라 의논할 사람없어서 용기내어 전화를 했었어요.

그래서 이모도 저랑 똑같이 한달에 20만원 엄마 (즉 이모에겐 언니)에게

드린지 1년이 조금 못되었어요.

저는 15년 이모는 1년

자식이 부모를 봉양해야하는데 이모, 이모부에겐 너무 감사했죠.

그래서 엄만 아픈 오빠랑 저와 이모가 주는돈 40만원과 노인연금 20만원

나라에서 병원비는 감해주고 총 60만원으로 한달 사세요.

솔직히 저도 지치고 제일 지치는건 앞으로 친정에서 돈쓸일 있으면 제가 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담하니 정말 지칩니다.

남편은 시댁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처가엔 신경쓰기 싫어하는 사람같구요.

엄마 휴대폰비를 남편이 부담해왔는데

어제 대뜸 이모가 전화하셔서 엄마휴대폰을

새로 사서 개통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전 처음엔 그저 고마웠죠.

엄마휴대폰에 사진이 잘 전송이 안되거든요.

그런데 대뜸 3개월까지 요금을 내줄테니 3개월 지나면 네가 부담하라는 식으로 말씀하시더라구요. 이모부가...

살짝 기분이 나쁘더라구요.

뭐 휴대폰비만 따지면 만원 2만원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전 정말 지칩니다. 돈을 벌어도 남편이 사업하느라 진 빚갚고

애들 교육도 제대로 못시키고 제가 다 가르치고

솔직히 속옷도 10년된 거 빨아서 입고 저는 돈이 아까워 지지리 궁상이고

솔직히 친정이고 남편도 죄다 밉습니다.

돈먹는 하마들 같아요. 저는 정말 돈 만원에 벌벌 떨고 내자신을 위해 하나도 못사지만 이웃에게는 밥도 잘살고 먹는 것도 이웃과 잘 나눠먹어요.

이혼 생각도 해봤습니다.

그냥 조용히 땅으로 꺼지고 싶은 생각도 있었어요.

그런 와중에도 저는 집도 사고 차도 할부로 샀습니다.

정말 억척스럽게 살았어요. 억울해도 막상 나가면 날 위해서는 아무것도 못사요. 솔직히 대출이자, 차 할부금 빼면 남편월급 저에게 쥐어지는 돈 얼마 안됩니다.

그런데 부모 휴대폰비가 아까워서가 아니라 휴대폰을 선물할라치면 요금도 당연 내주던가 그것도 아니면서 마음대로 사서 요금은 너희가 내라

이건 좀 아니지 않나요? 제가 너무 고마움도 모르고

이런 소리 하는걸까요?

전 어쩄든 엄마에게 요금 못낸다 했어요.

지금 요금 내주는 것도 있으니까요. 그건 또 오빠줄거라고 하더라구요.ㅠㅠ

이모가 그러셨대요. 언니 사는게 힘들어도 용기 잃지 말라고...

얼마나 고마운 말입니까? 그런데 꼴랑 20만원 주면서 생색은 있는대로 낸다는 말에 참 기가 막히더라구요.

받는 사람 20만원 얼마 안될지 몰라도 주는 사람은 피같은 돈이거든요.

이제 엄마가 아닌 그냥 아집만 있는 노인같은 생각에 어젠 왠지 씁쓸하더라구요. 좋은 마음으로 어제도 같이 점심먹고 장보러 엄마동네 갔다가

역시나 그렇지.. 하면서 왔어요.

항상 식당에서 먹으면 맛이 어떻고 저떻고 반찬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