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23년차..
부부간의 대화가 거의 없다.
어제 한 대화는
"다래마트 문닫는거 봤어?"(남편)
"응"(나)
이게 전부다.
처음부터 이랬을까?
우리도 깨볶는 신혼이 분명 있었다.
그리고 서로 배려하던 시절도 있었다.
우리는 중매로 단시간만에 결혼했다.
나는 29세, 남편은 32세였다.
연애를 오래 하지않아서였을까?라고 내 스스로 합리화시키지만
분명...결혼전에 이미 남편의 근성을 조금은 알긴 했었다.
그러나 내가 그렇듯, 남편도 결혼전엔 자신을 포장하고 좋은 점만 보이려했고
나는 또한, 좋은 면만 보려고 했지..
포장지로 꽁꽁 싸맨 내용물이 허물을 벗고, 구더기끓는 내용물이 파헤쳐지는걸
확인해나가는게 결혼일까?
남편은 너무나 하등한 영혼이다.
스스로 열등감에 똘똘쌓여있으면서도, 그걸 들키지않고싶어서
몸부림치는게 더 투명하게 보일 뿐이다.
잘 나가는 사람 앞에선 굽신대면서도 뒤돌아서면 욕을하고,
자기보다 못났다고 생각드는 사람앞에선 무례하게 군다.
시집식구들 모두가 그렇더라.
물론 사람의 본성은 기본이 그렇다는건 안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그러면 안 된다는걸..그리고 그런건 못난거란걸...
그리고 이중잣대..
나는 시집식구들 모두 약간은 정신지체가 있는건 아닌지 의문스럽다.
언젠가 남편누나가 아홉살 된 자기아들을 데리고 애들 큰아빠네에 왔다.
큰아빠넨 일곱살딸과 열다섯살아들이 있다.
셋이 잘 놀다가 옥신각신 하게되니, 남편누나가 달겨들더니,
일곱살조카에겐 "넌!!!동생이 왜 오빠한테 대드니?"
그러더니 또 열다섯살 조카에겐 "넌!!!형이 되갖고 동생을 이겨먹니??"
코미디같았다.
셋을 세워놓고, 하는 말이 너무나 이상하지않나? 본인은??
그리고 큰아빠넨 시어머니도 같이 사는데, 시어머니가 바로
그런 이상한 성격의 DNA를 퍼뜨린 근원이었다.
내 윗동서!!!내가 세상살며 제일 착하고 미련한 여자!!
이상스런 시집식구들 틈에서 안 미치고 살아있는 부처!!!
시어머니는 말투가 참 얄밉다.(그걸 내 남편이 젤많이 닮음)
내 동서는 시어머니를 극진히 모신다.
다섯가지 넘는 김치는 늘 담궈놓고, 쌍화차따위도 늘 약탕기에
제대로 해서 대령하고, 티비연속극에서조차도 못 본
며느리캐릭터이다.
그런데!!!
이 집 속성은 잘 해줄수록 사람 무시하고 밟는게 특기이다.
시어머니는 성당을 다니고 친구교류도 많다.
그렇다면 응당, 수 많은 며느리캐릭터에 대해 알텐데
자기며느리가 얼마나 자기와 식구를 위해 고군분투하는지
너무나 잘 알텐데 고마워하기는 커녕
입만 열면 며느리 깎아내리는 말을 한다.
그것도 잘못한일에대한 언급이 아니라
남과 비교를 하는 못된 행동을!!!
"어머니, 백김치 담궜는데 간 좀 보셔요~"(동서)
(재수없는표정으로 맛을 본 시모) "음~~쩝쩝..끙~~
성당에 그 누구냐, 저기 빨간지붕집 자매님 그 자매님
며느리는 김치도 잘 담군다는데..."(시모)
뭐냐!??!!!!나는 멘붕이던데?
근데 이제 알겠더라
신혼때 본 저 장면이..헐..내 남편한테서 익숙하게 보인다는걸!!
나는 명문여대 미술전공을 했고
남편은 고졸이다
남편이 부자도 아니었고, 능력이 있는것도 아니었고,
얼굴이 장동건도 아니었고, 재벌2세도 아니었고,
미래가 있어보인것도 아니었고,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었고
그야말로 보!잘!것!없고 키작고 외소하고 열등감덩어리 못난이었다.
나는 미친 자신감? 아니..재능기부? 아니 뭐랄까..
홧김에 결혼을 했다.
내 대학동기들이...남자하나 잘 물어서 호강하려고 혈안이
된 꼴들이 역겨웠다.
기생충들 같았다.
좀 괜찮다싶은 남자들 앞에선 혀를 또르르말아서 이상한 말투에
코맹맹이 소리에, 백치같이 구는 꼴들이...꼭...
청량리뒷골목 홍등가의 창녀들 같아보였다.
'나좀...간택해줘요~~'구걸하는 창녀들...
어떻게든 대학간판하나 코에 걸고, 목숨건 성형수술로
얼굴고치고 나가앉아...나 좀 사세요..나 좀 ..
진짜 역겨웠다.
나는 안 그러기로 결심했다.
차라리 못난남자 만나서 잘 키워봐야지..
이런 말도 안되는 자신감을 왜 갖게된건지, 원..ㅠㅠ
아무나 바보 온달인가?
유전자가 다른것이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나니 나는 살이 십키로가 쪄버렸다.
그리고 홈스쿨로 미술렛슨하던 수입도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때부턴가 이 못난 남편이 나를 무시하기시작했다.
나는...이 남자의 열등감을 알기에
지금껏 학벌로 기를 죽인적이 없었다.
차라리 고졸여자랑 박사남편의 부부싸움은
"네가 박사면 다냐? 머리에 든건 지식뿐이구나!!!"
라고 악쓰며 싸운다는데
나는 그걸 건드리고싶진않았다.
적어도 내겐 페어플레이 라는게 있었다.
근데 이 못난 남편은
살찐 내게 인신공격을 하기시작했다.
살쪘다...턱이 없냐?..화장하고있어라..등등
남편은 가내공업같은 공장에서 허드렛일을 했다.
그래도 난 내가 번 돈으로 멋지게 꾸며줬다.
난 만원짜리 옷을 사 입어도, 이 남자에겐 아낌없이 돈을썼다
그 별나고 못된 시모조차도 내게
"옷을 잘 입혀보내서 고맙다"
라고 할 정도였다.
아이가 커가는데, 이 남편은 아이아빠라는걸 잊기라도 하듯
외박을 일삼기시작했다.
아이와의 추억은 없다 그 아이가 지금 23살이다ㅜㅜ
아이가 너무 예쁘게 커가며 재롱떨때 아이아빤 늘 집에 없었다
늘 외박에 늘 노름질이었다
시집에서 집한채를 해서 결혼시킨 이 못난아들이..결국
그 집을 팔아서 다 탕진했고, 우리는 전세에서 월세로,월세에서
결국 원룸으로 가야만 했다.
지금 우리직구는 친정에 더부살이중이다
이 못난 남편은 뭐가 잘못된건지, 지가 뭘 잘못하고 산건지,
이 집에 살고있는게 떳떳하기만 하다
밉싼스러움의 최고봉이 아닐수없다
그런데..시모의 DNA가 나이들수록 발현되고있다.
뭔 말을 하면 시비쪼로 받거나, 대화를 할때도 단답식으로 한다
"덕송리, 절, 응???"이렇게 뜬금없이 내게 묻는다
어쩌라고?
지금같으면 대꾸 안 한다!!
저게 질문인가??
십년전까지만해도 저 질문에 대답하느라 쩔쩔매던 나였지
"덕송리?절?덕송리에 절이 있어?!"(나)
"친구!!"(남편)
"덕송리에 친구가 절에 가냐구??"(나)
"쌍둥이엄마!!!"(남편)
"내친구 쌍둥이엄마???왜???"(나)
"덕송리 절!!"(남편)
........,...............
이 장애인스러운 대화를 계속 이어간 결과,
"당신 친구 쌍둥이엄마가 덕송리에 있는 절에 다닌다며
오늘 석가탄신일인데 갔겠네?"
라는 질문하나 제대로 못해서, 저렇게 사람골탕먹이는짓을
수도 없이 하면서 산 꼴이다
내게는 인색하다하다 못해서, 말 한마디도 인색하고싶은거다
프랑스에 사는 언니가 일년에 한번씩 다니러온다
내게 향수등 선물을 준다
남편은 내가 받은 향수까지 빳아 남 갖다주려고한다.
다른선물을 보면서는 "이거 팔면 비쌀까?"라고한다
자기가 내게 선물같은거 안 주는건 그렇다치자
그런데 내가 받은 선물들 까지 뺏어가려고 하는거다
말 한마디도 너무나 하등해서 대꾸조차 하기싫다
툭~~하고 질문이라고 던지는게 낱말이다
불교의 선문선답도 아니고..
"계란~~"하고 툭 던지면
계란 뭐? 떨어졌다구? 왜!...하던 시절이 있었디만
이젠 안 그런다
아예 못들은척을 하거나
"뭐!!!!계란이 어쨌다고!!!알아듣게 말하지않을거면 말하지마!!!"
라고 쏴붙인다
나는 이렇게 살려고 결혼한게 아니다
못나보여도...순수한면이 있었고, 따뜻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건 내가 명문여대출신의 미술선생일때 얘기였다
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