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할아버지 제사라고 제사를 지내러 시댁에 갔습니다
아!!! 올해 결혼 10년차입니다...
어린나이에 결혼을 했습니다... 신랑이 너무 좋아서
이것저것 잴것도 없이 막무가내로 결혼을 했습니다.
에효~ 할아버지 제사라고 시고모부터 시작해서 많은
손님들이 오시지요~ 사촌시주이 시동생들도 많구요~
열심히 음식을 했습니다. 정말 정성스럽게
손님들이 오시기 시작하자 계속 새상으로 새로이 음식을
차려 드렸습니다. 그러면서 저는 치우고 차리고 반복하죠
그러는중에 자기들은 오랜만에 만나 회포라도 푸는가봅니다
웃고 떠들고 희희낙낙
전...울고 싶데요~ 얼굴도 듣도 보도 못한 할아버지 제삿상 준비
한다고 난 이래 고생중인데... 정작 그 할아버지의 아들 딸 손자 손녀
들은 마냥 웃고 떠들고 그러다 주는 밥이나 먹고 상차려놓으면
절한번 하고 또 한참을 낄낄대다 한묶음씩 싸놓은 음식들을
손에 들고 수고했단 말한마디 던지고는 갑니다.
내가 왜 이러고 있어야 하나 싶데요~
눈물도 나오려는데 겨우 참았습니다.
결혼 10년차이지만 여태 그런 생각 한번 안하고 제사도 잘 지냈는데요
정말 갑작스럽게 울컥 하는게... 신랑도 꼴보기 싫어지고
그냥 딱 헤어지고 싶단 생각밖에 안들더라구요
그 시누이들 나랑 아래위로 겨우 한살정도 차이들 납니다.
머리서부터 발끝까지 어찌나 치장을 하고 왔는지...
뽀샤시 하데요~ 난... 하루종일 음식하느라 온몸에 기름냄새
쫙~ 베어있고 머리는 어느새 부시시해졌고
얼굴은 초췌해져있고 정말...ㅠ.ㅠ
신랑은 고생했다고 틈틈이 주물러주고 하데요~
그렇지만 신랑의 그 따뜻한 말도 손길도
확~ 맘상해져버린 내 맘을 위로할수 없더라구요~
한참을 어린 딸에게 제발 넌 시집도 가지마라~란 말이 절로 나오데요~
결혼전 친정 엄마가 맨날 하시던 말이 어디 고아를 만나서 결혼해라
하시더니... 무슨 뜻이었는지 이제 알듯도 합니다.
밥시중이나 드는 시녀같고 일만하는 가정부같고... 쳇~
차라리 가정부라도 하면 돈이라도 벌죠... 정말 우울합니다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쓰다가 보니 또 울컥 하네요
두서없는 긴 글을 읽어 주셔서 감사...꾸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