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꼭 맞는 체험학습 어떻게 고를까?
새 학년의 흥분이 아직 가슴 한 켠에 있는데, 어느새 겨울방학이다. 방학 땐 아무래도 학기 중 소홀했던 체험학습에 비중을 두게 된다. 하지만 아이의 성향과 관심을 배려하지 않는 체험은 교육 효과는커녕 ‘고난과 짜증 버무리’로 인식되기 일쑤다. 4년째 전국의 박물관·체험장을 찾아 두 아들에게 다양한 체험 기회를 제공하며 맘스쿨(www.momschool.co.kr)에서 체험칼럼을 연재하고 있는 ‘디노맘’ 김언진(37·강남구 서초동)씨, 그리고 체험학습 전문기업 모든학교(www.schoolall.com)의 김정주 체험학습연구소장에게서 내 아이를 위한 체험학습 커리큘럼 짤 때 고려할 점을 들어봤다.
아이의 성향·관심사 파악이 체험학습 준비의 첫걸음!
아이가 관심 있는 주제와 관련한 장소를 찾는다면 아이의 지적 호기심과 감성을 최대한 확장시켜 줄 수 있다. 아이부터 깊이 들여다 보자. 과학, 역사, 문화 어떤 것에 흥미를 느끼는가? 아이의 독서성향은 체험학습 테마 결정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아이들마다 자기가 좋아하거나 즐겨 읽는 책이 있기 마련. 그 책의 내용이나 사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비교적 쉽게 체험학습에 입문할 수 있다. 경복궁·자연사박물관, 어린이뮤지컬 공연장 등을 찾아 부담 없이 즐기며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정도면 좋다.
체험학습장도 성격이 있다!
박물관, 전시관, 체험전시장, 공연장, 미술관… 아이의 생각을 열어줄 체험학습장은 무궁무진하다. 내 아이의 수준과 기호에 맞는 체험학습장 선택이 그만큼 쉽지 않은 이유다. 이럴 땐 공간별 특성을 따져보면 도움된다. 일례로 국립중앙박물관은 우리나라 전체 역사를, 각 지역 국립박물관은 그 지역 역사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볼 수 있는 종합박물관이다. 이에 반해 선사박물관·전쟁박물관·농업박물관·지도박물관 등은 해당 분야 정보에 대한 전문전시관. 경복궁·몽촌토성·고려 대가야박물관 등은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과 유적지가 대체로 많이 전시돼 있어 교과와 연계한 역사 체험학습에 유용하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디자인센터·만화박물관 등의 체험전시관, 기본적인 작품전시와 특별기획전으로 운영되는 전시관·미술관은 만들고 그리는 등의 창작활동을 통해 문화에 대한 감수성을 키울 수 있는 공간으로 유용하다.
한 걸음에 다 보여주려는 욕심은 금물!
박물관·과학관 등은 한번 가고 마는 곳이 아니다. 한걸음에 아이에게 모든 걸 보여 주겠다는 욕심은 금물. 아이에게 즐거운 놀이터가 될 수 있도록 자주 방문하되, 하루 한가지씩만 배운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둘러본다. 몸은 힘들지만 아이에겐 그 이상 멋진 경험이 없다. 현장에선 문화유산 해설사, 도슨트 등을 적극 활용한다. 대체로 시간이 정해져 있으므로 홈페이지를 통해 시간을 확인할 것. 설명 프로그램이 따로 없다면 엄마가 사전에 충분히 자료를 준비하도록 한다.
초등학생 아이가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40여 분. 이보다 어리다면 집중시간은 더 짧아지기 마련. 무리 없는 범위 내에서 체험이 끝나야 한다. 아이가 배고프진 않는지,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현장에서 뭐가 필요할지를 꼼꼼히 따져 엄마가 미리 챙겨두도록 한다. 기껏 맘먹고 간 나들이가 아이의 컨디션 조절 실패로 허무하게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체험 전후 활동은 현장체험보다 중요하다!
아이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정보를 찾아 대화 나누기, 관련 도서 읽기, 홈페이지 찾아 정보 확인하기 같은 체험 전 준비는 현장에서 아이의 집중도를 높이고 효과를 배가시킨다. 그런 만큼 빠뜨리지 말 것. 돌아와서는 체험 보고서나 체험일기 쓰기, 인상에 남았던 일 그림으로 표현하기, 마인드맵을 활용한 이야기 나누기 등의 활동을 하도록 한다. 이런 작업을 통해 아이의 기억창고 속엔 더욱 선명한 경험이 쌓이게 된다. 또 아이의 관심을 확장시켜 자연스레 다음 체험과 연결되기도 한다. 단, 어떤 활동도 엄마의 강요로 이뤄져선 안 된다. 즐거워야 할 체험이 자칫 아이에게 꼭 해야 하는 숙제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행복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