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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껏 속 썩인적 없던 남편이 이럴줄은 몰랐어요....ㅠㅜ


BY 도로롱 2017-08-26

 

남편 자는데 혼자 술한잔 했어요

주변에 말할데도 없구.. 시댁에도 말못하겠고.친정에는 더더못하겠고..

혼자 골머리 썩히는것보다 다른분들의 지혜를 빌려보자 싶어서 여기서라도 끄적여 봐요.

 

 

신랑이 지금껏 속썩인적 없거든요. 근데 어제 갑자기 퇴직이야기를 꺼내더라구요. 공부를 더 해보고싶다구요.

십대때부터 연애 7년했고 그동안 참 책임감 있고 믿음직하고 어른스럼 모습에 결혼했구요.

그건 결혼후 지금까지도 변함없었어요.

 

 

이사람 원래부터 배움에 대한 의지가 강한편이고 여러방면으로 끼도 많은편인데요

취미로 하는 분야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1년반~2년정도  전문적으로 배워보고싶다고...

저한테 정말 미안해 하면서 조심조심 이야기를 꺼내더라구요.

그렇게 배워서 퇴직걱정없이 그일로 평생 벌며 살고싶다네요. 나름대로의 디테일한 계획도 짜놨더라구요.

 

 

남편 공부 뒷바라지 할려면 돈이 있어야 하잖아요... 땅파먹고 사는것도 아니고.

저는 현재 혼자서 사진 아뜰리에 식으로 작게 운영하고 있구요.

스튜디오라고 하기도 뭐한 그냥 작업공간 작게 있고 직원없이 혼자 일해요.

이 일은 돈보다는 좋아하서 하는일이기에, 수입은 결코 많지 않아요.

 

지금까진 남편벌이가 괜찮아서 생활엔 지장없었지만.. 아이 계획도 있기때문에 몇달전부터 부업을 시작했거든요.

처음엔 마트나 빵집 이런곳 찾다가, 시간상 제가 하는 일이랑 병행할수가 없어서

집에서 하는 간단한 부업 구해서 하고있구요.

일이 쉬운터라 손에 금방 익어서 일자체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는편이라 굉장히 만족하고 있었는데..

 

 

문제는 이 부업때문에 생겼네요...ㅠㅠ 생각보다 일이 저와 잘맞아서 몇달 안됐지만 벌이가 괜찮은 편이에요.

제가 사진작업만 할때는 수입이 별로 없으니 퇴직은 꿈도 꾸질 않았는데

부업만으로 남편 월급과 맞먹을 정도로 벌게 되니

남편의 부담감이 줄어들면서 배움에 대한 욕구가 불타오르게된것같아요ㅠ

 

 

 

당신이 가장이고, 나는 당신 엄마가 아니다. 1년이상을 어떻게 나혼자만 벌며 일하냐고 좀 단호하게 얘기했는데

당장은 그렇지만 멀리 보면 그렇지 않다고 전문적으로 배워놓으면 평생할수있는 일이라고

혼자 계획한것들 정리해서놓은거 보여주며 침착하게 설명하더라구요.

일하면서 배우는건 안되느냐 했더니 그렇게는 불가능 하다네요.

 

 

 

말 꺼내면서도, 말하고나서도 제눈치보며 엄청 미안해 하는데.. 그모습보니 또 안쓰럽더라구요.

그동안 제 벌이가 적어서 본인이 결혼전보다 몇배로 애쓴건 사실이거든요..

충동적인 사람이 아니라 말하기까지 얼마나 고민 많이 했을까.. 싶구요.

일하기 싫어서 이럴사람이 아니다라는걸 아니까 더 고민되네요. 

 

 

 

저는 솔직히 모르겠어요ㅠ 이글을 끝까지 보실분이 계실지 안계실지 모르지만...

어덯게 하는게 지혜로운 선택인지 도무지 모르겠네요.. 그냥 혼자 머리가 넘 복잡해서

의식의 흐름대로 컴터에 끄적끄적...

 

멀리보고 공부시켜주는게 맞는지... 현재에 충실한게 맞는건지..ㅠㅠ

(이쪽 분야가 워낙 바닥이 좁은편이라 콕집어 말씀못드리는점 양해부탁드려요)

마음같아선 시켜주고싶긴한데 제가 혼자서 잘 할수있을까...걱정이 앞서기도 하고

안된다고 하면 평생 '왜 그때 반대했어'하고 원망듣게되면 어쩌지?싶기도 하고..

 

 

만약 제 상황이시라면 어떻게 하실건가요ㅠㅠ

28 동갑이구요. 아이 없고 계획은 가지고 있었는데...

공부하게 되면 넉넉잡아 임신은 3년정도 늦춰야 할것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