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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 유방암, 실직... 그리고 투쟁


BY 어이쿠 2018-01-10

싱글맘으로 살아온 지 14년. 새삼 돌이키려니 가슴이 쓰리네요. 아이 때문에요.

씩씩하게, 앞만 보고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만 아이를 생각하면 언제나 저는 죄인이에요.

 

<세 갈래 길>이라는 책 속에서 저 같은 싱글맘을 만났어요. 40대 싱글맘 사라.

캐나다 몬트리올에 사는 잘나가는 여성 변호사. 두 번 이혼하고 세 아이를 키우는,

때로, 아니 일상 대부분이 가족보다는 일 중심으로 돌아가는, 약간은 이기적인 여자.

 

그런 여자가 덜컥 유방암에 걸려요.

그러자 자기를 중심으로 돌아가던 세계에서, 사라는 한순간 주변인이 되어 저만치 나가떨어져요.

사람들은 그녀를 환자 취급하지요. 떨어져 나가야 할 병균 대하듯.

 

그녀, 이제 어떡해야 할까요? 이쯤 되면 세상을 보는 잣대를 180도 회전시켜야 해요.

강자만이 살아남는 정글 같은 세상에서 한순간에 약자로 전락한 그녀는 전사가 되기로 결심합니다.

약자를 일으켜 세우기는커녕 내리눌러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게 하는 세상과 싸우기로.

 

정글 같은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워온 지난날들이 자신을 위한 싸움이었다면

앞으로의 싸움은 자신의 세 아이, 그리고 같은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또 질병과 실직으로 고통받는 모든 사람들을 위한 싸움이라는 것이 달라졌을 뿐,

사라는 지금껏 싸워왔던 것들이 헛되지 않기 위해서라도 계속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합니다.

 

방사선 치료로 인해 듬성듬성 빠져버린 머릿카락. 사라는 가발을 맞춥니다.

그리고 자신이 지녀왔던 힘, 긍지, 의지를 되찾지요. 그녀의 몸 안에는 귤만 한 암덩어리가 자라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사라의 용기와 인내, 결단, 명석함이 사라진 건 아니지요.

 

사라에게서 서서히 날개를 팔랑거리며 날아오르는 나비...

 

책 읽는 내내 왜 그리도 서럽던지요.. 결말까지 다 읽고 나서는 펑펑 울었습니다.

 

사라처럼, 나도 싸우겠다고 결심해 봅니다. 한부모 밑에서 서러운 세월을 살아온 내 아이를 위해서라도

나의 무지, 나의 게으름, 나의 낭비벽, 나의 안일함... 나의 모든 부조리와 싸우겠다고요. 고마워요, 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