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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 체험기 …재활용을 합시다 (이숙정의 뉴질랜드 체험기)


BY 수정 2000-08-05

예전에 신문을 보다가 스크랩 해 놓은 것인데요~~
우리도 뉴질랜드 사람들의 환경을 생각하는 생활을 배워보면 좋을 것 같아서요~~


지독히도 알뜰한 나라가 뉴질랜드이다. 물건이 귀하기도 하지만 물건을 매우 귀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 이다. 또한 남이 쓰던 물건이라도 가져다가 아껴서 쓰고 또 다시 필요한 사람에게 물려준다.

재활용품도 산업적으로 활성화 되어있어서 상점에서는 환경보호용 썩는비닐봉지를 사용하고 있고, 엽서나 포장지등도 재활용 용지를 사용하는데 이들은 일반제품보다 가격이 더 비싼데도 불구하고 꾸준히 이용하는 것을 보면 단지 절약의 의미를 넘어 환경보호 차원에서의 국민전체적인 노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물품의 재활용은 생활 곳곳에서 매우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종이나 플라스틱통들의 쓰레기 분리수거는 기본이고 그 이외에도 주로 다음과 과정에 의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게라지세일(Garage Sale)

뉴질랜드의 가정에서는 평소에 쓸 수 없거나 안쓰는 물건들을 차고에(Garage)에 정리해서 보관하고 있다가, 어느정도 모이게 되면, 지역신문에 매매광고를 내고 세일을 한다. 그래서 그것을 게라지 세일(Garage Sale)이라고 부른다. 주로 주말의 이른 아침에 판매를 하는데 그런 곳을 다녀보는 것도 이곳 생활의 즐거움이라 할 수 있다. 아침 일찍 일어난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는 속담이 적용되는 곳이다. 일찍 줄서는 사람부터 싸고 좋은 물건을 잡기 마련이다.

때로는 아주 쓸만한 물건인데도 아주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도 있다. 아이들을 키우는 집에서는 제법 쓸만한 옷가지나 장난감, 책등이 많이 나온다. 언제나 좋은 것만 있는것은 아니다. 어찌나 알뜰히 썼는지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물건들도 있다.

◇바자회(Bazar)

주로 지역사회의 모임, 교회 또는 학교에서 기금을 마련하기 위해서 바자회를 여는데 이곳에 가면 개인집에서 열리는 게라지 세일보다도 더욱 다양하고 저렴하게 물건을 구입할 수있다. 한국교민단체에서 시행하는 바자회에서는 한국용품이나 한복 또는 한국서적 의류등을 구입하거나 서로 물물 교환할 수있는 좋은 기회이다.

대부분의 바자회에서는 물건뿐만 아니라 음식도 파는데 이 때에는 각국 음식들이 소개되는 날이기도 하다. 주로 소세지 구이(Sausage Sizzler), 초밥, 김밥, 튀김, 피자 그리고 한국의 불고기꼬치와 잡채등이 주메뉴인데 그중에서 한국의 불고기 꼬치의 매상이 단연코 으뜸인지라. 그 날은 한국엄마들이 가장 신나는 날이기도 하다.

◇벼룩시장(Flea Market)

왜 벼룩시장이라고 불렀을까? (아시는 분 계시면 알려주세요.) 우리가 살고 있는 North Shore City에서는 일요일 아침이면 Takapuna의 공터에서 벼룩시장이 열린다. 이곳에서 물건을 팔고자 하는 사람들은 전날 밤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다 아침이 되면 자리를 잡는다.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가족 단위로 와서 구경도 하고 원하는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마치 우리나라의 시골에서 열리던 5일장을 연상케 한다. 물건의 수준도 그와 비슷하고 분위기도 아주 흡사하다.

기웃거리며 보는 손님들, 서로 자릿세하는 상인들, 소세지구이나 감자튀김냄새, 복잡한 거리... 조용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지만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쯤은 이러한 번잡스러움에 빠져보고 싶은 지도 모르겠다. 굳이 살 것이 없어도 가끔씩 이곳에 나와보면 생동감을 느낄 수 있어 즐겁다.

◇중고물품점

제법 사람이 많이 다니는 거리의 상가에는 중고옷가게나 중고 물품점이 있는데 들어가보면 누가 사입을까 싶은 낡은 옷들인데도 저렴하긴하지만 버젓이 가격표를 달고 있고 또 그것을 사러 들어오는 사람들을 볼 수있다. 중고 가구나 장식용품들은 고가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곳이된다.

◇저장통(Bin)

거리곳곳에는 우체통모양의 초록색의 커다란 통이 있는데, 가정에서 안입는 옷이나 신발, 기타 물품 등을 그 저장통에 모아두었다가 시에서 수거해 가져가서 적절히 재활용한다. 거기서 모이는 기금은 환자들을 위한 복지기금으로 쓰인다.

◇대형쓰레기 버리는 날

일년에 한두번쯤은 시(City)에서 비유기물이나 대형쓰레기를 버리는 날을 정해준다. 그러면 주민들은 차고에 넣어두었던, 안쓰는 가구며 고물 등을 며칠 미리 집앞에 꺼내놓는데 이웃주민들은 청소차가 실어가기 전에, 혹시라도 본인에게 필요한 것이 없을까 다시 한번 찾아보다가 적절한것이 있다면 실어다가 다시 손질해서 사용한다. 그러니 최종적으로 청소차에 실려가는것은 정말로 쓸 수 없는 고물들일 뿐이다.

이러한 것들은 영국인의 검소한 생활 습관이나 옛것을 좋아하는 전통에서 온것이 아닌가싶다. 물건이 풍요롭고 품질이 좋은 한국에서 살아온 우리로서는 처음에는 이러한 모습들이 낯설었는데 이제는 우리도 익숙해졌을 뿐만 아니라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우리집에서도 소용이 없다해서 물건들을 함부로 버리지 않으며 아이들은 옷이나 책, 장난감 등은 당연히 서로 서로 교환해서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래된 친구가 좋듯이 물건도 오랫동안 소중히 사용하다보면 정이 드는것 같다.

경향신문(`99.06.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