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르르르...
> 이그.. 엄맘맘마... ~@@##$$
형주는 한동안 팽개쳐져 있던 블록을 요즘와서 잘 가지고 논다.
애들이란 자주 싫증내고, 또 금새 찾고 도데체가 종잡을 수가 없다.
제법 높이 쌓은 블록이 넘어질라치면 아쉬워서 야단이다.
백일 무렵 방문판매하는 아주머니에게 꽤 고가의 놀잇감을 세트로 샀었다.
> 새댁! 아기 놀잇감은 비싼걸로 사야해요.
아기가 물고 빨고 할건데 시중 물건은 질이 안좋아.
> 대체나 내 귀한 아가가 쓸건데,...
겁도 없이 수십만원 어치 교구를 구입해 놓고, 행여 잘 가지고 놀지 않으면 아까워 어떡하나 싶은 마음에 아이보다 내가 더 열심히 공부(?)하지 않았나 싶다.
애석하게 우리 형주는 그 비싼 장난감은 거들떠 보지도 않고, 냄비뚜껑에 국자를 가지고 놀았으니....
기십만원짜리 책을 들여온 날도 형주는 책을 담아왔던 BOX에 더 눈독을 들였다.
> 형주야. 책 읽어줄게...
아장아장 들고온 책은 내 요리책....
열심히 동화책을 읽어주고 있노라면, 저는 옆에서 열심히 전단지를 웅얼거린다.
우리형주는 왜 신문사이 끼어온 전단지를 좋아하는 걸까?
요즘도 남편은 내게 가끔 극성 엄마라고 핀잔을 준다.
물론 아직도 난 세트로 구입한 교구를 잘 못 샀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색이나 면치상태가 고르고 아이에게 안전하다 싶다.
하지만, 지나친 고가의 상품만이 아이에게 안전하다 믿게 되는 우리나라의 장난감 시장에 너무나 큰 배신감을 느낀다
아이 교구의 면치(면의 고른 상태)나 덧칠하는 염료는 아이의 건강과 안전에 큰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시중에 다니는 카피본 장난감에는 비슷한 모양과 색에만 신경을 썼지, 염료의 흡착상태나 교구의 모서리 상태에는 별로 신경쓴거 같지가 않다.
아이디어나 그 만의 노하우(NO HOW)가 있을 때 고가의 가격에 불만이 없다.
하지만, 다른 것도 아닌 아이들의 안전을 볼모로 가격을 매기는 것은 안전후진국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아이 장난감의 안전은 가격으로 흥정하는 대상이 아니라 기본으로 갖추어져야할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
가정마다 얼마 쓰지 않아서 칠이 벗겨진 목각 장난감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제조회사에서는 염료에 납을 비롯한 여러 가지 첨가제가 들어있다는 것을 아시고 계실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