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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파란 이유~


BY 통통감자 2000-11-04

> 형주야 ~
하늘이 어디있지?

> 어! (손을 높이 머리 위로 올린다)

> 그래그래. 잘했네~
저기 비행기가 가네~

> 우아~
(형주는 신기한 걸 보았을때 늘 이런 소리를 낸다)

벌써 11월 이다.
마치 하늘이 비라도 올듯 뿌옇게 찌뿌리고 있다.
제법 쌀쌀한 날씨에 좀 이르다 싶게 모직옷을 꺼내입고, 모처럼 형주와 함께 집앞을 걸었다.

가을하늘.
항상 가을이 되면 난 파란 하늘을 떠올리며 기뻐하였다.
구름한 점 없는 파란하늘.
그 하늘을 보며 한참을 걷노라면 어질어질 비틀거리기 일쑤다.
하지만, 늘 난 그렇게 걸었다.

오늘 형주에게 그 하늘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러나, 지금의 하늘은 내 어릴적 그 하늘이 아니다.
고개를 들고 아장아장 걷고 있던 형주가 그만 넘어졌다.
ㅋㅋ.
녀석도 엄마를 닮았나보다.

하늘이 파란 이유가 빛의 산란때문이라 배운 그 순간부터 가을하늘의 신비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난 하늘신이 파란 물감을 뿌린 그 하늘을 그리워한다.

진짜 하늘이 파란 이유는 이렇다.
태양에서 들어오는 빛은 파란색은 파장이 짧고 붉은 색은 파장이 길다.
짧은 파장은 대기중에 공기입자들과 부딪쳐 사방으로 흩어지는 반면에 긴 파장은 대기를 쉽게 통과할 수 있다.

그래서 낮에는 태양광선이 대기중을 통과하면서 짧은 파장이 공기입자들과 부딪쳐 천지에 하늘을 파랗게 물들인다.
반면, 해질무렵이 되면 상대적으로 태양이 우리가 서 있는 곳에서 멀어지기 때문에 파장이 긴 붉은 광선만 눈에 보이는 것이다.

대기가 없는 달은 늘 검은 하늘이다.
부딪쳐서 빛이 산란할 대기가 없기 때문이다.
밤이나 낮이나 별을 볼 수 있는 달의 하늘도 아름답지만 어찌 지구만 하겠는가.

지금 내 머리위의 회색하늘은 그래서 날 슬프게 한다.
매연이며 대기오염입자들이 빛의 산란현상마져 빼앗아 버렸나보다.
고개를 치켜들고 걷는 저 아이의 머릿속에 회색빛 가을하늘이 남는 것은 아닐까.

> 형주아~
엄마가 나중에 시골에 가면 파란 하늘을 보여줄께.
수염할아버지가 커다란 붓으로 하늘을 파랗게 물들인단다.
하늘처럼 맑고 착한 아이가 되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