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아담은 신이 자신의 형상을 빌어 흙으로 빚었다고 했다.
다윈은 원숭이가 자꾸자꾸 영리해져서 인간이 되었다고 했다.
나는 내가 흙으로 만들어졌는지, 아니면 원숭이의 후손인지 알지 못한다.
내가 알고 있는 일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깊이 사랑하여 날 낳았다는 것이고, 나 역시 그렇게 우리 형주를 낳았다는 것이다.
열 달 동안 내 어머니는 나를 몸속 깊은곳에서 길러주셨고, 나 역시 내 아이를 그렇게 품고 있다.
어미된 것들은 어미들만의 감정을 알고 있다.
설사 소중한 사랑의 행위로 인해 출산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어미들은 그 자체를 사랑하고 행복해 한다.
지난 2월 18일.
영국의 선데이 타임즈에 보도된 인간복제에 관한 기사는 너무도 큰 충격이었다.
복제양이 생긴다.
인간 게놈지도가 완성되었다.
동물의 장기를 이식시켰다.....
기타등등 기타등등...
그 많은 기사를 접하면서도 설마 하였던 일이 드디어 벌어진 것이다.
생후 10개월만에 병원에서 사망한 아들을 재생시키기를 바라는 부부의 희망으로 한 비밀 상업조직 "클로네이드"에 의해 우리돈으로 6억원의 대가를 받고 진행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이탈리아 그 밖의 여러 나라에서도 1~2년 내에 복제인간을 탄생시키겠노라고 앞다투어 발표가 이어졌다.
인간 복제.
우리나라의 설화에 나오는 <옹고집>과 같은 내용이다.
즉, 유전형질 뿐 아니라 외모, 성격, 감정, 취미, 기억까지 똑같은 인간.
과거의 옹고집은 짚으로 만든 인형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시도하고 있는 새로운 인간은 우리와 똑같은 인간인 것이다.
물론, 인간복제가 가져다 줄 청사진도 있다.
불임부부에게 희망을 줄수도 있다.
또한 장기복제(organ cloning)과 같은 경우는 한 개의 세포를 이용하여 그 세포가 원래 속해있던 전체 장기를 복제할 수 있다.
물론, 아직 성공하지 못한 꿈과 같은 내용이지만 근육이나 연골, 피부와같은 조직들은 이미 시험단계에 있다고 한다.
하지만, 하늘을 나는데 너무 열중하여 태양가까이 가지말라던 충고를 잊었던 "이카루스"와 같이 너무나 신에 가까워지는 인간의 추락이 걱정스럽다.
체세포핵 이식수술이란 걸 시행하게 되면 정자 없이도 수정이 가능하고 이렇게 된다면 처녀도 애를 낳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어쩌면 수백 수만의 동정녀 마리아가 태어날 수도 있다.
나는 특정 종교의 열렬한 신도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신론자도 아니다.
인간이 범접할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있을 수 있다는 단순무지한 생각만 가지고 있는 평범한 아줌마이다.
다만 우리 아이들이 탄생의 성스러움을 가벼이 여기는 차거운 피를 가진 인간으로 자라기를 원하지 않는다.
돈만주면 어떤 아이라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 형주를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제발 더 이상의 오만함을 버리길 간절히 기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