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돼~ 내 꺼야~ " " 이건 날카로와서 위험해! 이번만 버리자.응 ? " 오늘도 형주와 바퀴빠진 자동차를 가지고 실랑입니다. 왠만해선 장난감을 잘 버리지 않는 저지만 이번 거는 좀 심하거든요. 바퀴는 바퀴대로 빠져있고, 문은 문대로 뜯어지고 건전지가 다 되서 가끔 쉬어빠진 소리로 신경을 거슬리게 해요. 게다가 뜯어진 문 사이로 프라스틱 날이 서 있는게 위험하기까지 하니까요.. 싸우는 우리 모자를 보고 결국 남편이 나섰습니다. 투명 테이프가 날카로운 모서리에 붙여지고 문제의 자동차는 장난감 바구니로 다시 들어갔죠. 싸움을 진정시키고 평화를 찾은 우리집은 거의 고물상입니다. 없는 얌전에 모처럼 집안 정리를 한다며 구석구석 뒤집어 놨더니 온 집안이 장난감 천지입니다. 사촌형네서 온 자동차며 로봇이 한 바구니. 언니네 조카들이 보던 철자법도 바뀐 구닥다리 전집이 2질. 그외에 블럭이며 헝겁책, 병풍책, 레고, 기타등등 기타등등.. 분명 우리 부부의 것은 하나도 없죠. 게다가 암담한 건 버릴것도 하나도 없다는 거죠. 자동차는 가지고 놀다가 부서지면 우리 형주가 분해를 해요. 바퀴는 바퀴대로 부품은 부품대로… 부품이래야 나사못 몇 개와 뜯어진 문짝… 그 바퀴도 모아놓고 쌓기도 하고 굴리기도 하며 논답니다. 버리면 난리가 나죠. 로봇도 마찬가지. 책은 제가 안버립니다. 철자가 틀려도 이제 통글씨를 깨치는 형주가 아는 단어가 나오면 색연필로 동그라미를 치며 좋아하거든요. 게다가 다 읽혀진 책은 가위로 오리고 붙이고 학습교재로 사용합니다. 일주일에 책 서너권은 뚝딱이죠.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니까요.ㅎㅎ 결국 오늘도 집안정리는 포기했어요. 가지고 나오느라 힘들었던 그 구닥다리들을 다시 대충대충 바구니에 집어 넣으며 툴툴거리는 제게 남편이 한 마디 하더군요. "우리~ 그냥 이렇게 살자. 장난감은 형주가 안버리고, 책은 네가 안버리고, 버릴건 나밖에 없네~ ㅎㅎ" 우리집은 고물상 입니다. 하지만 행복한 고물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