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내리는 요즘 건강관리법]
배앓이 대부분 날음식 탓
끼는 옷 피하고 청결 유지
밝은 조명·음악 기분 전환
본격적인 장마철이다. 장마뿐 아니라 올여름엔 태풍과 국지성 폭우가 빈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체가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는 20도 안팎, 습도는 30~40%다. 반면 요즘 같은 고온다습한 날씨와 집중호우 속에서는 음식물이 상하기 쉬워 각종 수인성·식인성 전염병이 발병하기 쉽다. 또한 땀을 많이 흘리지만 증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땀띠, 농가진, 무좀, 완선 등 피부질환에 걸릴 위험도 있다. 건강하게 장마철을 나는 방법을 알아본다.
■ 수인성·식인성 전염병 장티푸스, 이질, 콜레라 등이 대표적인 수인성 전염병이다. 오염된 물과 변질된 음식을 통해 주로 발병하며, 설사가 주된 증상이다. 장티푸스는 고열과 두통, 설사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병이 심해지면 2~3주 뒤부터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열과 탈진 상태에 들어가며, 몸에 열꽃이 피고 피가 섞인 변이 나온다. 장출혈, 뇌막염 같은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질균은 구역질, 구토 등 초기 증세에 이어 3~6주 내내 하루에도 수차례씩 설사를 한다. 변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곱똥이라고 해서 끈적끈적하고 덩어리 진 점액이 떨어져 나오기도 한다. 콜레라 역시 많은 양의 설사와 탈수증상이 수반된다. 변은 쌀뜨물 같은 모양이고, 혈액이나 점액이 섞여 나오지는 않는다. 콜레라는 어린이나 노약자는 상당수가 숨지는 무서운 전염병이다. 설사 증상은 대체로 물을 충분히 마시면 회복되나, 노약자는 탈수 증상이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 포도상구균에 오염된 음식을 먹으면 식중독, 덜 익은 육류 등을 먹었을 때는 O-157, 어패류를 날로 먹었을 때는 비브리오 패혈증 같은 식인성 질환이 발병할 수 있다.
이러한 질환들은 대부분 철저한 손씻기, 물과 음식물 끓여 먹기, 행주나 도마 같은 조리기구의 청결과 소독, 음식물 오래 보관하지 않기 등만 잘 실천해도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김영식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배앓이, 설사, 식중독 등은 대부분 날음식을 먹고 생기는 질환이므로, 채소나 달걀을 날로 먹거나 과일 껍질을 벗기지 않고 먹는 일은 피해야 한다”며 “칼과 도마, 행주는 끓는 물에 소독한 뒤 가능하면 바짝 말려 사용하고 육류를 썰 때는 물이 잘 스며들지 않는 플라스틱 도마를, 과일이나 채소를 썰 때는 나무 도마를 쓰는 게 좋다”고 말했다.
■ 피부 및 알레르기 질환 장마철에는 머리, 턱수염, 손과 발, 사타구니 등에 곰팡이로 인한 무좀과 완선, 어루러기(전풍), 염증성 피부염, 칸디다증 등의 질환이 발병하기 쉽다. 평소 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최선이다. 땀을 흘린 뒤에는 반드시 샤워를 하고 물기가 남기 쉬운 발가락 사이, 사타구니, 겨드랑이 등은 꼼꼼히 말려준다. 꽉 죄는 옷이나 신발, 양말은 피한다. 신발을 두세켤레 번갈아 신도록 하고, 젖은 신발은 충분히 말린 뒤에 신는다.
고온다습한 장마철은 집먼지나 진드기가 기승을 부리기에 좋은 환경이다. 알레르기 질환인 천식, 알레르기성 비염뿐 아니라 아토피 등의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집 안 청결에 신경을 써야 한다. 수시로 환기를 하고, 반드시 진공청소기를 사용해 침대, 매트리스, 소파, 카페트까지 구석구석 꼼꼼히 청소한다. 이불은 볕이 좋은 날 수시로 널어 말려 사용한다.
■ 우울증·관절염 연일 비가 오고 흐린 날이 계속되는 장마철에는 햇빛 양이 줄어 신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쉽게 피로를 느끼며 수면 리듬을 관장하는 멜라토닌의 균형도 깨져 불면증이 나타나며, 무기력증과 우울증이 동반된다. 전홍진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장마철 우울증은 잠이 너무 와 하루 종일 무기력하게 누워 지내고 식욕이 왕성해지는 특징이 있다”며 “긍정적인 생각과 즐거운 마음, 규칙적이고 고른 영양 섭취를 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날이 좋을 때 반드시 외출을 하거나, 집 안이나 사무실에서도 가급적 해가 많이 드는 창가에 앉고 실내 조명을 환하게 밝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밝은색의 옷을 입고, 경쾌한 음악을 듣는 것도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장마철에는 기압 변화로 인한 관절통이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평소 골관절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나 관절이 약한 노인들은 무리한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실내에만 있는 것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을 해야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지나친 냉방은 관절통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냉방을 할 때는 실내 온도를 26~28도로 맞추고, 냉방기의 제습 기능을 충분히 활용해야 한다. 에어컨이나 선풍기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이 관절 부위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무릎덮개 등을 사용하면 좋다. 아침·저녁 온탕 목욕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도움말: 김영식 울산대 의대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강철인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 이주흥 삼성서울병원 피부과 교수,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 차훈석 삼성서울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장마철 어린이 건강관리 이렇게! 수인성 전염병은 철저한 손씻기와 양치질이 예방법 장마철은 계절이 바뀌는 시기이기도 하기 때문에 계절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이 때 건강에 적신호가 오기 쉽다. 더구나 햇빛을 별로 볼 수 없기 때문에 비타민 D가 부족해지기 쉽다. 특히 호흡기 질환이나 피부병, 감염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환절기에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백화점이나 시장같이 혼잡한 장소를 피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하게 한다. 어른도 외출 후 집에 돌아오면 손발을 씻고 양치질을 해서 부모로부터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옮지 않도록 한다. ▶수인성 전염병 장마철에는 습도가 연중 최고치인 60~70%까지 올라가고, 기온도 0도를 웃돌아 세균이 번식하기에 알맞다. 주변을 청결히 하지 않으면 콜레라, 장티푸스, 이질 등 각종 수인성 전염병이 유행할 우려가 있다. *배탈. 설사에는 충분한 수분 공급이 우선 만약 배탈이 나서 설사를 할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처치를 한다. *이질, 어린이 환자의 40%에서 신경계 이상 *장티푸스, 절반은 설사, 절반은 변비증상 보여 ▶ 기타 주의해야 할 질환 * 기관지천식 *장마철 감기 ▶ 장마철 어린이 건강관리 tip *목욕 뜨거운 물은 오히려 자극적이므로 따뜻한 정도의 물에 5-10분 정도의 목욕을 시킨다. 자극이 적은 비누를 사용한다. 습도가 높아 땀띠, 기저귀 발진 등의 피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피부를 잘 건조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목욕 후에는 물기를 깨끗이 제거한다. *옷과 잠자리 춥다고 옷을 너무 끼어 입으면 옷이 눅눅해지고 땀이 차서 피부에 염증이 생긴다. 면 소재의 옷을 입혀 땀을 흡수하게 하고, 땀에 젖으면 갈아입혀 주는 것이 좋다. 사타구니도 헐기 쉬우므로 기저귀 관리를 철저히 한다. 기저귀는 햇빛에 말릴 기회가 적으므로 반드시 삶아야 하고 충분하게 말려주어야 한다. 잠을 잘 때는 땀을 많이 흘리므로 목뒤나 머리, 등에 땀띠가 생기기 쉽다. 베개에 수건을 깔아두고 중간에 한번 갈아준다. 밤에는 기온이 상당히 내려가므로 이불을 잘 덮어서 재운다. 장마철에는 빨래가 잘 마르지 않고 마른 빨래도 어딘가 눅눅하다. 평소보다 자주 삶고, 다림질을 해 세균 감염을 막도록 한다. 도움말 :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은희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