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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당한 것보다 나도 했다는 게 더 괴로워요~


BY 미개인 2018-03-13

안녕하세요. 고민으로 잠 못 이루다 우연히 게시글을 읽고 용기내어 메일 보내 봅니다.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이런 얘기를 상담 받아 본 적이 없어서 어렵네요.. 우선 제가 하려는 이야기는 성추행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릴 때 친구(남자아이)와 집에서 놀다가 잠이 들었는데 친구가 내 팬티에 손을 넣는 기척에 잠에서 깼습니다. 

기분이 살짝 묘하긴 했지만, 움직이진 못했습니다. 

행동은 곧 끝났고 그 친구는 다시 곁에 누웠습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내가 다시 잠에서 깼는데 

이번에는 그 친구가 자고 있길래 내가 그 친구 손을 가져다가 내 몸 위에 비볐습니다. 

물론 팬티는 입은 채였습니다. 이러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뭔가 기분이 좋았었습니다 .

그리고 나서는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잘 생활하고 지나갔습니다. 근데 이 기억이.. 기억이 한번씩.. 생각납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이 기억이 떠오르면 너무 괴로워서 최면으로 없앨 수 없을까? 라며 검색도 많이 해 보고 

괴로워서 뜬눈으로 밤도 지새웠습니다. 

이게 무엇 때문에 괴로운지도 모르겠고요.. 

그러다가 조금씩 희미해져 가긴 했는데, 근데 이게 이십 대가 된 지금도 가끔 한 번씩 생각나네요.. 

오늘밤도 그런 날인가 봅니다.

가끔 그 친구를 원망도 하지만 결국 나도 같은 걸 했다는 괴로움이 더 싫습니다. 

그리고 그 친구는 지금도 가끔 만나는데 진실한 ‘남자사람 친구’로 사이도 좋습니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 괴로운지 모르겠지만, 그저 이 이야길 치아님께 들려드리며 상담 받아 위로받고 싶어 써 봅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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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경험을, 

‘악몽’으로 규정하면서 오랜 기간 상처받아오신 모습이 무척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습니다. ㅠㅠ

아직 성적인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던 어린 시절에 경험한 ‘성적인’ 경험은 

때로 그것이 그저 ‘쾌감’에 관한 것이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언제나 성적인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배워왔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거나 받아들이는 일을 ‘비정상’으로 취급했으며, 

적어도 성적인 것에 대해서는 사실 제대로 무언가를 배워 볼 기회도 없었으니까요.

경험의 시작과 친구의 행동은 분명히 ‘성추행’이 맞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분명히 친구의 ‘잘못된 행동’이며 벌 받아 마땅합니다. 

이유는, 상대의 ‘동의와 허락’ 없이 자신의 호기심만으로 행동했기 때문입니다. 

어렸기에 사소하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어렸기에 더 큰 상처로 남을 수 있습니다. 

사연 주신 분이 괴로운 이유는, 내가 친한 친구와 무언가 비정상적인 행동을 한 것 같다는 죄책감 때문입니다. 

하지만, 더는 그 일로 자신을 자책하는 일은 없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잘못한 것은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더군다나 ‘결국, 나도 같은 행동을 했다.’라는 판단은 사연 주신 분의 죄책감을 더 크게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조금 바꾸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언가를 해서 그것이 즐겁다면, 그리고 그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그 행동은 분명히 나에게 ‘해도 좋은’ 아니 오히려 ‘해야 하는’ 일입니다. 

하면 즐거운 건 결코 죄가 아니니까요. 

‘쾌락’이라는 이유로 그것에 대해 ‘나쁜 일’이라는 오해를 덧씌우는 것은 

대한민국 사회가 지닌 성에 대한 잘못된 사회적 편견입니다. 

그 대상이 친한 친구건, 그 행위 자체가 평범하지 않건 간에, 

중요한 것은 그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었느냐와 그것을 함으로써 내가 행복했느냐입니다. 

이 조건만 건강하게 충족된다면 그저 조금 이른 나이에 찾아온 성적인 경험 정도로, 

이제는 그 일을 인정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사연 주신 분에게 꼭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지금 자신에게 “나는 과연 내 욕망에 솔직한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셨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나는 과연 성적인 것에 대한 편견이 없는가? 

나는 과연 내 몸의 쾌락을 있는 그대로 즐길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가? 

만약 내 안의 무언가가 ‘쾌락=죄악’이라는 공식을 만들고 있다면 

그것은 무엇이고 왜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는가 하는 것들 말입니다.

만약 친구의 성추행만 있었고, 그것을 지금껏 괴로워하고 계신다면 

저는, 답장에서 친구를 대신 욕해주고, 이 더러운 기억을 어떻게 내 몸에서 떼어내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드렸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 행동을 똑같이 따라 해 봤었습니다.”라고 말씀하신 부분에서 안도했습니다. 

그것은 사연 주신 분이 적어도 내 몸의 쾌감을 즐길 수 있는 천부적인 감각을 타고나신 분이며 

단지 그것을 표현하는 것에 대해 사회적 편견으로 억압되어 있으신 것뿐이니까요.

이제는 성추행에 대한 고민은 조금씩 줄이시고, 오히려 ‘내 몸의 즐거움’에 대해 마음을 열어가셨으면 좋겠습니다. 

내 몸은 이미 충분히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데 뇌는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내 몸의 불행은 나의 뇌가 만들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책 ‘관계수업’ 23페이지 이후를 읽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구매하지 않으시더라도 대형서점에 가시면 그 부분만 읽어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상담사 치아 드림.

 

 

 

~귀엽네요~(죄송!)

 

저의 어린 시절 추억이 떠오르네요.

바로 옆집에 같은 나이의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당시 저희들은 술래잡기를 하거나 근처의 산에서 전쟁놀이를 하고 놀았습니다.

그러면 그 여자아이를 따라 한 곳에 숨거나 ,어떻게든 같은 편이 돼서 예비군 훈련용 방공호에 숨어 놀면서,마냥 두근거렸던 기억이 납니다.

미친 척 꼬옥 한 번 끌어안아 봤으면 소원이 없겠단 생각을 했지만 한 번도 실행에 옮기진 못했는데,

님의 친구녀석은 고약하게도 용기가 있었네요.;;

 

네.맞습니다.

치아님 말마따나 잘못은 친구녀석이 한 것이고,거기서 묘한 감정을 느꼈거나 ,

친구의 손을 끌어다 비벼 본 것은 일종의 첫 자위행위였을 수 있고,친구에겐 보시였던 셈일 수 있거든요.

그 친구에게 피해를 끼친 건 아니잖아요.

만약 그 친구가 깨어있었다면 ,속으로 고마워 하고 흐뭇해 하지 않았겠어요?

글쎄요~치아님 말대로 '내 몸의 쾌락을 즐길 천부적인 감각'을 타고났다고 까진 말하기 뭣한 게,

아기들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고추를 만지거나 부비면서 좋아하는 걸 난감하게 지켜보고,말리곤 하잖아요.

 

저도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자위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저 고추를 조물락거리면서 좋아하고 사정을 했던 것 같아요.

글쎄,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좋은 추억거릴 하나 가진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어떨까요?

그 친구를 지금도 만나고 있지만,좋은 사람친구로 잘 지내고 계시잖아요.

그 친구도 그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어떤 성적 정체성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한 호기심이나 야릇한 쾌감에 잠시 몸을 맡겼을 뿐,

서로에게 피해를 줬거나 한 건 아니니까요.

물론 남자친구의 도발은 고약한 것이지만,어떤 폭행을 가한 것은 아닌 데다 너무 어렸던 것도 있으니 용서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사연자님이 그것 때문에 괴로워 한다는 건,잘못된 성적 편견 때문인데,

이제부터라도 떨쳐내시고 적극적으로 쾌락을 추구하시면서 가볍게 넘어가시면 좋겠어요.

사랑도 하시고,자위도 당당하게 하시면서 스스로가 원하는 바를 성취해갔으면 좋겠어요.

그때의 일로 20대인 지금도 괴로워 하고 사랑도 못한다면 너무 억울하지 않을까요?

많은 시간이 흐르면,님도 저처럼 그때의 님의 모습을 피식 웃으면서 떠올리게 될지도 몰라요.

예쁜 그대여,건강하시고 행복하소서!

 

          --미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