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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맞은 첫 번째 가을의 마지막 소풍


BY 미개인 2020-11-11



그를 만난 지 얼마 안 돼서 바로 잡은 그와의 약속...

처음에는 당일로 다녀오려고 했었는데 멀어져가는 가을을 만끽하고 싶어 1박2일을 청해본다..

서로에게 무리이지만 흔쾌히 받아줘서 그가 있는 곳으로 향해 열차에 올라탔는데

들뜬 마음에 좌석을 확인하지 못해 남의 좌석에 떡하니 앉아 좌석 주인을 당황케 만들고

창밖으로 보이는 추수를 끝낸 들판을 바라보며 빠른 속도로 그의 세상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열차 시간만 알려줘서 어디에서 나올지 몰라

플랫폼으로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 그와의 만남.

장난스러운 농담으로 티격태격하고 트럭에 몸을 싣고 출발~~ ...

( 멋진 모자를 쓰고 있길래 화가야? 하니 자기는 하가가 아니고 하씨란다 으이구~~)

만남 있기 며칠 전 데이트 날 그가 존경하는 선생님 추모제가 있는데 갈래? 하길래 그러자 했기에

추모제가 있는 공원묘지를 향해 출발하는데 길도 밀리고

매번 가는 코스가 아닌 곳으로 가서 그런지 돌아돌아 행사 시작한 후에 도착해 같이 참석하자 했지만

안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차 주변을 배회하다 차 안에서 그의 모습을 바라보며 기다리는데

역시 목소리가 크다...

행사 중 구호를 외치는데 쩌렁쩌렁! 오면서 간식을 먹어서 그런지 호랑이 기운이 살아났다...


한 시간 반 정도의 행사를 마치고 시골길을 돌아돌아

그가 이번 데이트 코스 보면 넘어갈 거라 하던 곳으로 가면서도

그의 입은 입에 넣어주는 간식 받아 먹느라 구석구석 설명해주느라 쉴 수가 없다..

얼마만에 오는 길이던가... 독립기념관!! 전혀 예상밖의 코스다.

아이들 초등학교 때 와 보고 오지 않았었는데, 아이 학교 때문에 목천 이정표만 보고 그냥 지나쳐 갔던 곳...

주차장에 차를 세운 후 근처 잔디밭에서 준비해 온 도시락을 먹고 서둘러 들어가본다...

그가 안내한 곳은 단풍나무숲길!!!

그 길로 가기 전 조선총독부 건물 잔해를 전시해 놓은 공간을 지나치는데

자세히 안내판을 보지 않으면 그리스와 로마시대 신전 비슷하다고 느낄 것 같다.

가슴 아픈 역사의 흔적을 뒤로 하고 본격적으로 단풍나무숲길로 접어드는데 아름답다...

전혀 생각지 못한 곳에서의 만남이다..

바스락바스락 걸을 때마다 들리는 소리.. 그걸 느끼게 해주고 싶었단다..

빨강,초록,노랑 물감으로 색을 입힌 나뭇잎을 바라보며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사진 찍고 감상하느라 발걸음이 더디다..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쓰레기를 줍고 나는 여기도 저기도 있네 하고 손짓만 하고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기분 좋게 폴짝폴짝 뛰면서 그와의 첫 가을을 만끽하고 있다..

춤을 추듯 걸으면서 행복해 하는 나를 보며 그 또한 행복하리라...

내려오면서 감나무가 보이길래 따 달랬더니 자기보고 범죄자 만든다고 나쁜 도동년한다.. ㅋㅋ


쉼 없이 웃고 떠들면서 내려와 트럭에 올라 시동을 거는데 말썽이다.. 자꾸 꺼진다..

여러번 시도 끝에 걸려서 달리기는 했지만 왠지 불안하다. 빨리 손 보셔용..

(렉카차 뒤에 끌려가는 차 안에서 데이트하는 상상을 잠시나마 했었는데 다행스러우면서도 아쉽다...)

예약한 놀이터에 도착, 키를 받고 입장했는데 깔끔하고 넓고 좋다.. 그가 사랑하는 비데가 없어서 좀 그렇지만...ㅋㅋ

들어와 아침부터 강행군으로 인해 피곤도 하고 잠깐 쉬다가 나가기로 하고 간단한 샤워 후 바로 취침 모드로 ....

잠깐 쉴 동안 사랑을 나눴는지 안 나눴는지도 가물가물...

두 시간 정도 쉬다가 나와 그가 준비한 또 다른 코스로 커플 신발을 신고 팔에 매달려 출발~~


횡단보도 신호 바뀌기 전에 건너느라 달은 없지만 달밤에 뜀박질도 하고

내가 달리기를 쫌~~ 아니 잘 뛰어서 그렇지 아니었음 중도 포기 했을 것이다..

도솔공원이라는 곳 .. 공원 조성이 아직 잘 되어있지는 않은 것 같다..

공원을 지나쳐 하천길을 끼고 정감 있는 골목길을 가면서 대학생들이 벽화를 그렸다는 곳에서 사진도 찍으며

난 사진이 안 받는다고 하니 이제 알았냐 한다.. 그래 자긴 좋겠다. 잘 나와서...

흘깃~~ 눈 깔아라!(까는 법 몰라 못 깐다..)

전에 애마를 타고 잠깐만 보았던 천호지 둘레길을 손을 잡고 걸으며

운동 기구 앞에서는 코치가 돼서 지도도 해주고 춥지 않은 날씨 덕분에 행복한 산책길이었다.

중간에 예쁜 카페가 있었는데 천안이 거리 두기 1.5단계로 사람 많은 곳은 좋지 않을 것 같아 패스하고

숙소를 향해 가다가 걸려온 전화로 20여 분의 불편한 시간이 있었고

그로 인해 데이트를 망칠 수는 없으니 풀고 약간의 간식을 사 가지고 재 입장..


사발면과 캔맥주였지만 행복하다... 음식을 먹는 동안 물을 받아 놓은 탕안에 들어가 낮동안의 피로를 풀어본다..

건조한 탓에 갈라진 그의 발... 각질을 손으로 밀어 벗겨내면서 발가락 사이사이 마사지하고 ..

그 또한 내 발을 마사지하면서 창피하게 때를 밀고 있다..^^;;

머리를 감겨서 말려주고 손과 발에 보습을 해주고 나더니 훅~~ 들어온다...

준비가 되지 않아 아픈데, 좋다... 근데 탕 안에서 피로를 풀고 마사지를 해서 그런지 피곤하다..

잠에 취해 사랑을 나누고 있다니 그의 움직임이 요람에 누운 아기를 재우듯 꿈 속으로 빠져들게 하고 있다..

입에서는 졸려졸려 하면서..감미로운 사랑을 나눈 후 그대로 기절!


기운 충전하고 일어나 그의 바지와 점퍼를 입고 여자 미개인의 모습으로

생수와 음양탕과 커피를 로비에서 챙겨와 거사를 치르는 그의 앞에 대령

(사실 심부름 게임 내가 이겼지만 볼 일 보라고 내가 내려간 것이다.. 아주 착하게).

볼 일 보고 나와 어흥~~거리며 다가오고 있다.. 아이고 무서워 이불을 푹 뒤집어 쓰고 ㅎㅎ

본격적인 섹스 시작... 진짜 미치고 있나?

쉼 없이 웃음이 나오고 들어와 주고 만져 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1부 때와 마찬가지로 그가 부드럽게 움직여 줄 때마다 졸음도 밀려오고 있다.. 너무 나른하고 평온하다..

그러다가 갑자기 훅하면 잠이 깨고...

불면증 있을 때 특효약인 듯 잔잔한 파도가 밀려오다가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오고 재미있는 놀이...


1박2일 놀이공원을 통째로 빌려 놀다가 샌드위치를 사들고 트럭에 올랐는데 전 날과 마찬가지로 시동이 말썽이다...

몇 번 시동 끝에 부릉~~ 출발. 공원에서 식사를 하려던 계획은 패스하고 그의 아지트로 ...

공사 중이라 집 앞에 사람들이 많다... 많은 눈들을 뒤로 하고 입장.

오랜만에 와 보는 것 같다.. 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고 그의 무릎에 기대는데 자꾸 밀어버린다.

으이구 장난꾸러기... 몇 번 그렇게 장난치다가 그대로 잠들었다..

삼십 분쯤 자고 일어나니 그가 내가 가지고 갈 것을 가방에 담아놨다..

나중에 와서 가져간다고 했는데 그래서 우리 이제 그만 보니? 하고 찌릿해주고

의자에 앉아 있는 그에게 다가가 펠라치오를 하면서 한 손으로는 옷을 벗기 바쁘다..

우아한 백조의, 물속에서의 움직임처럼...

그런데 이번에는 요 녀석이 자꾸 망설인다.. 들어오면 자꾸 잠을 자려고 하고 있다.. 그래도 좋다...

그가 누워서 자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정액 맛도 보여준다..

아낌없이 받아 먹고.. 처음 보는 모습이다... 신기하다..

음악 감상을 하려다 같이 걷고 싶어 호수공원 둘레길과 그의 새로운 산책길을 거닐면서 낄낄거리고

장난치다 콩하고 쥐어박히면서 1박2일의 마무리에 들어갔다...


나 가고 나면 식사 차려 먹을 시간도 없는데 간단한 간식으로 때울까 봐 밥 사 달라 해 식사를 하는데

매운 것 못 먹는 그의 머리가 땀으로 흥건하다.. 그리 맵지도 않았는데ㅠㅠ..

나를 위해 먹어준 거란다.. 고마워용 내사랑

식사 후 아지트에 돌아오는 길에 단골집(?)에 들러 맥주병을 수레에 싣고 나는 한 박스를 들고 기분좋게 집으로..

커피를 마시고 그가 준비해준 칫솔로 치카치카를 하고 한 동안 못 해봤던 딥키스로 마지막 사랑을 나누고 역으로 고고~

역으로 걸어가면서도 시선은 여전히 쓰레기 모아둔 곳에 머물고 있다.. 나 또한 병 찾기 바쁘다..

매일 반복되는 그의 보물찾기 놀이다...

매일 이렇게 잼나는 놀이를 하고 있으니 지루할 틈이 없고 손 발이 고생이 많다..

이렇게 찾은 보물로 불우한 이웃을 돕는 그의 따뜻한 가슴이 예쁘다!


많은 추억을 쌓다보니 빼먹은 것 투성이다...

독립기념관 가는 길에 한옥 펜션 겸 카페도 들렀을 때

언제나처럼 나 쌍화차, 그 대추차인데 쥔장은 나 대추차, 그 쌍화차를 준다 ㅋㅋ

열차를 기다리며 쳐다보니 이러면 담부터 오지 말라고 한단다.. 내가 뭘 했다고 억울하다..

마지막까지 귀여운 장난으로 마무리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 시기라 뽀뽀도 안 된다 하더니

개찰구 들어가기 전에 뽀~해주네 안녕. 담에 만나용~!


그와 보내는 첫 번째 가을의 마지막 소풍!

1박2일이 길 거라 생각하지만 짧다...

항상 새로운 걸 보여주려고 노력하는 사람,

그가 고맙기도 하지만 그러지 않아도 당신과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해..

아무것도 안 해도 우리 즐겁게 놀 수 있잖아...

너무 많은 걸 해 주려고 하지 마~ 항상 얘기했듯이 옆에서 같이 웃어주기만 해도 된다고...

서로에게 해피바이러스가 되자고요..

행복한 시간 선물해줘서 고마워. 내 사랑 잘 지내고 있어요.. 쪽쪽쪽~~~


데이트 후 아침에 통화를 하는데 안 사랑한단다 .굳이 말로 얘기 하지 않아도 되는데...

그러면서 마지막에 쪽쪽쪽 해 주길래 톡으로 사랑하지 않는데 뽀는 해주데~ 하니

뭬롱! 가짜 쪽쪽이지롱 한다...

눈물 콧물 이모티콘으로 답을 하고...

밉지 않은, 사랑스러운 장난꾸러기~

이러니 어찌 자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니!!! 콩깍지 제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