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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경수술의 실체


BY 미개인 2021-10-02



*포경수술, 무조건 시키지는 마세요.


얼마 전,

드디어 초등학교 6학년 아들 녀석이 포경수술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주변에서 벌써 한 친구들이 있다네요.

자기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앉혀놓고,

왜 하지 말아야 하는지,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해주었죠.

쑥스러워하면서도 자못 진지하게 듣더군요.


포경수술에 대해서는

찬성하는 분들과 반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찬성하는 분들의 대부분은 비뇨기과 의사분들이고,

반대하는 분들은 다양한 직업군을 지니고 있습니다.

저 역시 후자에 속하고요.


어느 쪽 이야기를 믿느냐는 결국 자기 자신의 판단입니다.

제 경험을 포함해서, 나름 이것저것 알아 보고

많은 분과 대화를 해 본 저는 [반대]를 택한 것뿐입니다.

따라서 이글은

여러분을 옳은 길로 인도하는 글이 아니라

그저 제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글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 드리지만,

판단은 여러분이 직접 하시는 겁니다.


2002년,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김대식 교수(2013 한국과학상 수상)와

중앙대 생명지원공학부 박명걸 교수(의과학 박사)는

[우멍거지 이야기]라는 책을 내면서

그 때까지도

포경수술은 당연히 해야 하는 거로 생각하고 있던 한국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후 두 분과 [아우성]의 구성애 선생님의 인연이 이어지면서

아우성 역시 본격적으로 포경수술 무용론 캠페인을 이어가기 시작합니다.


도대체 왜 필요 없다고 하는 걸까요?


포경수술의 역사.


포경수술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 목적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신분이 노예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성인식의 일종이라는 것입니다.


전 세계 포경수술 분포


전 세계인 중. 포경수술을 하는 사람은 20% 정도입니다.

그 중에서도 15%는 유대인으로서 종교적인 이유입니다.

나머지 5%는 미국과 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일부 국가입니다.

즉,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포경수술을 거의 하지 않습니다.

남자의 나체를 다룬 미술작품 등을 보면 확연하게 알 수 있죠.

전 세계인의 시각으로 볼 때 포경수술은 분명히 독특한 문화입니다.


한국 포경수술의 역사.


한국 역시 이전에는 결코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1945년 일제 치하에서 해방되고,

곧바로 미 군정이 시작되면서

미군에 의해 강제되기 시작했다는 것이 거의 정설입니다.


이후, 포경수술은

산부인과 의사들에 의해 영유아기에 행해지다가,

아무것도 모르는 영유아에 대한 폭력이라는 개념이 새롭게 떠오르면서

적어도 중학교 이후에 해야 한다고 굳어지고

머리 큰 중학생을 산부인과 의사가 담당할 수 없게 된 이후부터는

비뇨기과의 주 수입원이 됩니다.


미국의 포경수술.


미국인의 뿌리는,

질서를 숭배하고 향락의 제한을 주장하는 청교도입니다.

많은 분이 미국을

자유방임의 나라, 경망스러우며 소비, 향락적이고

성적으로 퇴폐적인 나라라고 오해하고 있지만

이는 미국발 영화나 드라마의 영향일 뿐

실제 미국인은 뉴욕이나 LA 등의 대도시 거주자를 제외하면

청교도적 문화의 영향으로 상당히 보수적입니다.


엄격한 규율과 도덕성을 중시하고 쾌락을 터부시하는 문화 속에서

포피를 입혔다 벗겼다 하면서 음경을 자극하고 쾌락을 느끼는

남성의 자위행위는 죄악시되었으며,

포피를 아예 없애 버림으로써 행위를 막아 보겠다는 발상에서

포경수술이 권장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미국인들도

(유대인이 아니라면) 포경수술을 하지 않습니다.

청교도 사상이 많이 희석된 탓도 있겠죠.


포경수술에 대한 흔한 오해에 대해

하나씩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그 전에 용어를 정리하고 가죠.

[포경]은 음경이 포피로 덮여 있는 상태입니다.

[포경수술]은 포피를 잘라내 포경상태를 벗어나는 수술이고요.

어떤 분들은 [포경]을

[포경수술을 한 상태]로 잘 못 알고 계시기도 합니다.


1. 포경상태의 성행위는 여성의 자궁경부암을 유발한다.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입니다.

포경 상태인 음경 속에는 병균과 이물질이 들어 있으며

그 상태로 섹스하면 여성이 오염된다는 가설이죠.


자궁경부암은

섹스에 의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발병합니다.

비위생적인 성생활이 그 원인이어서

선진국보다는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에서 발병률이 높죠.

대한민국의 자궁경부암 발병률은 해가 거듭될수록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후진국에서 벗어나 경제가 발전하면서

성 위생에 대한 관심과 노력도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반면, 포경수술 횟수는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즉, 포경수술이 줄고 있는데 자궁경부암 발병률도 줄고 있는 것입니다.


어릴 때 포경 상태였던 음경은 성인이 되면서

점차 포피가 자연적으로 벗겨져 귀두가 포피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또한, 평소에는 포피에 반 이상 가려져 있던 귀두도

발기할 때는 포피 밖으로 나오거나, 포경수술을 한 상태와 같아집니다.

따라서, 자주 씻어만 주면 포피와 귀두 사이는

얼마든지 청결하게 유지될 수 있습니다.


2. 청결을 위해 해야 한다.


주로, 포경 상태인 음경의 포피 밑에 자주 끼는

시큼한 냄새가 나는 하얀색 물질 때문에 생기는 오해입니다.

이 물질의 이름은 [치구,Smegma]입니다.

치구가 시큼한 냄새가 나는 이유는 “산성”이기 때문입니다.

남녀 생식기를 산성으로 유지해

외부의 세균으로부터 인체의 중요한 부위를 지키려는 목적이죠.


하지만, 아무리 좋은 기능을 하는 물질이라도

한 곳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 몸에 좋지 않을 수도 있겠죠?

해답은 간단합니다.

샤워 시 주기적으로 닦아내 주기만 하면 됩니다.


남성 음경의 포피(껍데기)는

여성의 소음순에 해당하는 신체부위입니다.

따라서 남성의 포피와 귀두 사이에 생기는 하얀색 물질인 치구는

여성의 소음순에서도 빈번하게 생성되는 물질입니다.

만약,

청결을 위해 여성분들에게 소음순 제거 수술이 권장된다면?

절대 하시면 안 됩니다.

왜냐하면, 소음순은 외부 충격이나 오염으로부터

질 입구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아주 중요한 성감대이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남성의 포피도 마찬가지입니다.


3. 조루 예방에 좋다.


가장 대표적인 오해입니다.

포피를 일찍 벗겨 내면 낼수록

포피에 덮여 있던 귀두가 외부자극에 단련되어

조루를 예방한다는 것인데,

완전히 엉터리 오해는 아닙니다.

분명히 마찰에 의해 귀두가 조금 더 단련되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건 스무 살이 넘어서도

포피에 의해 귀두가 완전히 덮여 있는 진성 포경만 아니라면

포경인 남성에게도 같이 적용되는 원리입니다.


포피를 없애는 포경수술은

오히려 조루 예방에 더 안 좋을 수도 있습니다.

포피는 섹스에서의 왕복운동 시,

들어가는 동작에는 벗겨졌다가

빠져나오는 동작에서는 귀두의 가장 민감한 가장자리 부위를 감싸

자극을 줄이는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즉, 조루와 연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조루 예방 역할을 하는 거죠.


학계에는 오히려

포경수술 안 한 사람이 더 오랜 시간 섹스를 즐긴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포피는

감각 신호전달물질인 수용체가 풍부하게 분포되어 있는,

태어나면서부터 주어진 인간 몸의 일부입니다.

그렇다면 분명히 무언가 존재 이유가 있겠죠?


맞습니다.

포피에는, 섹스할 때 유용한 특별한 기능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성적 쾌락을 더 잘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감각기관이라는 것입니다.

포경수술은 그 소중한 감각기관 하나를 잘라냄으로써

섹스의 즐거움을 조금이나마 덜 느끼게 하는 작업인 셈입니다.


4. 자연 포경은 극히 드물다.


음경이 발기할 때 포피가

저절로 또는 손에 의해서도 벗겨지지 않는 상태가 [진성포경]입니다.

비율은 남성 인구의 1% 전후이며,

이분들은 수술을 받으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이러한 포경에 대한 판단은 20대 이후에 하시면 됩니다.

성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음경의 포피는 점차 벗겨져

성인이 되면 100%는 아니더라도 포경에서 벗어나게 되거든요.

만약, 스무 살이 넘어서도 진성 포경 상태라면

이때는 비뇨기과 의사를 찾아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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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고,

40대 후반이 된 지금까지도 어떤 성생활에서도

그로 말미암은 불편함이나 불이익을 당한 적이 없습니다.

오히려 제게는

포경수술로 가질 수 있는 거세 공포의 기억이 없죠.


잘못된 상식은 때로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우리 세대는 그럴 수밖에 없었더라도

미래 세대는 스스로 현명하게 판단하게 해야 하지 않을까요?


치아.


ps.


두 분이 2002년 발간한 책 '우멍거지 이야기'는 현재 절판입니다.


대신 2014년에 내용을 보강해 두 분이 다시 책을 내셨네요.


필요한 분이 계실 것 같아 소개해 봅니다.


~

나의 포경수술기를 적어 보겠다.

이십대 후반이었던 것 같다.

꼴에 적잖은 여성편력이 있었음에도,

오르가즘 근처에도 가 보지 못했던 내게 전기가 마련된 것은...

업소에서,술집은 아니고,이발과 마사지,성관계까지 가능했던 업소에서 여덟 살 연상인 그녀를 사귀게 됐고,

그녀와의 ,업소 밖에서의 첫 섹스에서 삼십여 분만에 여섯 번의 오르가즘을 목격하게 됐고,이 년여를 지속적으로 사귀면서 ,왜소 콤플렉스와 조루 공포로부터 벗어나게 됐지만,목욕탕에 들어갈 때마다 손으로 포피를 벗기고 들어가는 불편(?)과 ,치구로 인한 불쾌한 냄새 때문에,혹시나 여친이 불쾌해 할까 봐 마음껏 펠라치오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는 불편,그리고 당시 분위기로 봤을 때 포경수술을 하면,성적 능력이 훨씬 좋아질 거라는 기대감까지 품고,자전거를 타고 비뇨기과를 찾아 과감하게 잘라냈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마흔 가까운 여친 집에 가서 자랑을 하고 ,섹스는 하지 못했지만,나름 즐겁게 놀기까지 했었다.그녀의 눈엔 그런 내가 얼마나 귀여웠을까?푸힛!


삼십여 년이 흐른 지금,그로 인해 좋아진 게 있다든지,

괜히 했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 본 적은 없었는데,

치아님의 윗 글을 우연히 보곤,윗 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민하고 있을 분들에게 참고가 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몇 자 적게 됐다.

포경수술이 유대교도나 이슬람교도들의 비윤리적 종교행위라 하여,특히 여성들에겐 치명적이기까지 한 '할례'의 일종이라는 사람도 있고,위에도 있는 것처럼 여성의 소음순에 해당하는 뛰어난 성감대를 잘라 버리는 어리석은 짓이라며 반대를 하는 사람도 있는 줄 안다.


포경수술을,철저히 본인 의사에 의해 한 사람으로서의 의견을 말하자면,얼마간의 자존감만 갖춰진 상태라면 꼭 해야 한다거나,하지 말아야 한다는 건 없다고 본다.

위에서 열거한,포경수술을 해야 하는 이유들이,사실 근거없는 것이기도 하지만,전혀 근거가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신,아이의 의견을 무시하고 어른들 멋대로 하는 것이나,아직 미숙한 미성년자들이 조른다고 선뜻 해주거나,권유를 해서 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부모들이나 당사자들이 충분한 검토를 마친 후,수술 여부는 성인이 된 다음 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조성해줄 책임이 어른들에겐 있다고 생각한다.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공유를 해서,그들의 노력에 힘을 보태주면 좋겠다 생각하고,본인도 블로그에 공유를 한다.


치료를 빙자한 성기성형 수술이나,포경수술로 배를 불리는 비뇨기과들의 근거없는 영업 행위에 놀아나지는 말자는 고언도 꼭 하고 싶었는데,슬쩍 덧붙여 본다.부작용의 위험이 없는 수술은 없다는 사실도 명심하시길...


--미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