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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와 똑같은 과자


BY 2007-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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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는 ‘독약’ 범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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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국일미디어 펴냄, 1만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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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명 제과업체 신제품 개발을 맡은 간부였다. 과자를 사랑하고 과자를 만드는 일을 큰 보람으로 여겼다. 돌이켜 보니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그들의 건강을 해쳐온 셈이다. 부끄러운 기억이다.

이제 독자 앞에 양심선언을 하고자 한다. 옛날 동료들한테 왕따당해도 할 수 없다. 과자와 나의 일에 대해 회의하기 시작한 것은 일본의 야마시타 제과 사장한테서 건네받은 책 <식원성 증후군>에서 비롯되었다. 거기에는 비행청소년과 가공식품 간의 관계가 적나라하게 써 있었다. 야마시타는 회사 문을 닫은 뒤 시름시름 앓다 죽었다. 슈크림을 많이 먹은 탓이라 추정된다. 나 역시 과자를 많이 먹은 탓에 무력감에 시달렸다. 회사를 그만두고 6개월만에 비로소 정상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나는 아들에게 더 이상 과자와 콜라를 먹이지 않는다.

부끄러운 기억 ‘양심선언’

이제 나의 말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

일본인은 인스턴트 라면을 한국인의 절반도 안 먹는다. 해롭다고 믿기 때문이다. 스낵과 패스트푸드, 초코파이의 고소함과 달콤함 뒤에는 제조사의 음험함이 도사려 있다. 캔디는 충치 유발 이상으로 유해하고, 껌과 드링크류도 선전과는 딴판이다. 아이스크림 회사 사장은 집에서는 아이스크림을 입에도 대지 않는다. 애들이 좋아하는 햄과 소시지, 바나나우유에는 해로운 물질이 들어 있다. 콜라에 든 인산은 아이들 정신건강을 해친다. 겁주냐고? 나도 사실 그랬으면 좋겠다. 제조사들은 소비자와 제조사의 이익이 부닥칠 때는 항상 돈의 논리를 따른다.

이런 믿기지 않는 괴기담의 뿌리에는 설탕, 트랜스지방산, 식품첨가물이 있다. 기억력이 좋지않은 사람은 메모를 하시라.

가공식품의 달콤함은 건강을 갉아먹는 검은 손길이다
방부제는 5그램이면 치사량 트랜스지방산은 두뇌활동의 적
과다한 설탕 섭취는 만병의 근원 나는 제과업체 전직 간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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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자, 아이스크림, 콜라, 라면 등 가공식품은 설탕, 트랜스지방산, 화학첨가물 덩어리다. 이 ‘물질’들은 생활습관병을 일으키는 주범으로 독약을 먹는 것과 같다고 한다. 이종근 기자 3Droot2@hani.co.kr\">root2@hani.co.kr

설탕, 이거 한마디로 독약이다. 정제설탕은 섬유질을 인공적으로 없앰으로써 자연스럽게 소화 흡수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것이 섭취되면 혈당이 급속히 상승하고 이에 당황한 인슐린이 급히 출동하면서 혈당이 뚝 떨어진다. 그러면 다시 설탕을 먹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이것이 반복되어 혈당관리시스템에 혼선이 생기고 결국엔 혈당이 오도가도 못하게 된다. 겉으로는 뚱뚱해지지만 뇌를 비롯한 신체 장기는 에너지가 고갈되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설탕은 또 분해하면서 비타민B와 미네랄을 필요로 하는데 이것이 모자라면 신체의 칼슘이 빠져나기 골밀도가 낮아진다. 무분별한 설탕의 섭취는 당뇨병, 암, 뇌졸중, 치매, 근시를 부르고 사회적으로는 청소년 범죄를 유발한다. 혹자는 과당이 설탕을 대신할 수 있다고 하나 결과는 마찬가지거나 더 나쁘다.

베일에 가려진 첨가물 제조업체

다음으로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 포화지방산은 불안정한 불포화지방산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소를 강제로 첨가한 것. 쇼트닝이나 마가린이 이에 속하며 슈퍼서 파는 식용유도 그렇다. 파킨슨병 위험을 높이고 뇌세포를 파괴할 정도로 해롭다. 현재는 가공업체나 소비자들이 길들여져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다. 포화지방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산이 만들어지는데, 이것은 필수지방산의 활동을 저해하여 아토피성 피부염, 면역기능 저하를 유발하고 뇌세포를 교란해 아동의 경우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위궤양, 심장병, 당뇨병의 원인이 된다. 유럽에서는 법정 기준치로 규제하고 미국에서는 무트랜스지방산 식품이 등장했다. 한국? 아직은 꿈쩍도 않고 있다.

‘슬로푸드’가 대안이다

색소와 향료 방부제 등 식품첨가물로 넘어가자. 예를 들어 산화방지제로 쓰이는 터셔리부틸하이드로퀴논(TBHQ)은 방부효과가 탁월한만큼 독성이 강해 5g이면 치사량이다. 아이스크림에 든 계면활성제, 초코파이의 팽창제와 수분흡착물질은 먹을 게 못된다. 첨가물을 만드는 업체는 베일에 가려져 있고 감독관청에서도 일일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대부분은 원가를 줄이기 위해 만든 화학적 합성물이다. 좋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는데 업체에서 쉬쉬하니 무엇이 어떻게 해로운지 모른다. 첨가물 법규도 소비자는 배제된 채 식품업체와 당국이 만들 뿐이다. 그들은 대안이 없다, 양이 적으면 무해하다지만 순 변명이다. P>2002년 10월31일. 프랑스에서 헬기가 추락해 50대 부부가 사망했다. 총리가 애도성명을 내고 파리 시민들의 추도행렬이 이어졌다. 죽은 사람은 작지만 특별한 제빵 기술자였다. 그가 만든 빵이 나오는 시간이면 가게 앞에 손님이 장사진을 쳤다. 살바도르 달리도 단골이었다. 그 빵에는 향료는 물론 조미료도 일절 들어가지 않았다. 밀가루, 누룩, 식염을 썼을 뿐이다. 그는 통밀을 맷돌에 갈아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을 최대한 살렸고 발효균으로는 대대로 내려온 천연누룩을 썼다. 소금도 천일염을 고집했다. 공장 지하의 자연발효실에서 서서히 발효시켰다. 오븐은 진흙과 벽돌로 이뤄진 장작불 화덕이었다. 그의 빵은 슬로푸드였다.

이제 마무리를 하겠다. 가공식품 산업은 ‘생활습관병’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인류의 건강을 크게 훼손하고 있다. 잘못된 식습관이 지속되면 미래는 민망할 정도로 비참해질 터이다. 나와 내 가족과 후손을 위해 바꿔야 한다. 문제는 어떻게다. 간단하다. 햄, 소시지를 잠시만 사지 말아보자. 육류식품을 잠시 집에서 만들어먹자. 인스턴트 라면을 잠시만 먹지 말자. 슈퍼에서 정제 식용유를 사지 말아보자. 임종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