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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아들.


BY 2006-07-26

얼마전에 예쁜 친구 둘이 왔다 갔습니다.

우리나라의 인재들이 모이는 곳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이지요.

둘다 생명공학계열의 석사를 밟고 있습니다.

아들이 먼저 와서 마음을 열어 놓고,

여자친구가 있다고 하길래..그럼 데리고 오너라..

얼굴 좀 보자.. 했더니 왔더군요.

안심을 했어요.

조용하고 차분하고, 지모를 갖춘 아이라 다른 것은 모두

감춰지는 예쁜 친구였습니다.

 

참 이상한 것이..

사랑을 하는 연인을 보면 설레는 맘이 진합니다.

잘 됐으면 좋겠고,

행복했으면 좋겠고,

남 부럽지 않게 잘 살아 줬으면 좋겠고,

훌륭한 아들 딸 낳고 살았으면 좋겠다는 맘이 간절해 집니다.

그로 인하여 세상의 좋은 덕을 쌓고 살았으면..

기도가 끝이 없습니다.

 

이 아들에 대해 이야기를 늘어 놓아야겠어요.

이 글을 아들의 엄마도 보시게 될텐데..괜찮다 하실 거지요!

 

아들을 처음 만난 것은 봄 이었습니다.

엄마을 먼저 알게 되었고, 아들을 알았지요.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이야 많지만,

이집의 아버지 대단한 분 이십니다.

고집도 대단하고,

노름도 대단하고,

마누라 잡는 것도 대단하고,

손찌검도 대단하고,

폭언도 대단하고,

흔들 흔들 흔들리는 마음도 대단합니다.

 

도저히 못 살겠다.

아들의 엄마는 짐을 싸가지고 나가게 되요.

아들이 어렸을때..

아들과 딸은 외할아버지댁에서 자라게 되지요.

그런데 말이죠..

 

이 아들에게 물었어요.

\" 너의 인생의 스승이 누구시냐..\"

한참 말이 없더니..

\" 외할아버지요\"

\" 왜 그러하니?\"

\" 할아버지 곁에 있으면 누구 누구 손자니..참 훌륭하구나..

  저를 결손 가정의 아이로 보지 않고, 할아버지의 손자로만

  봐주세요. 그래서 할아버지 곁에 있으면...\"

이 말을 듣는 순간 참 감동 이렀습니다.

아들의 외할아버지는 선생님 이셨어요.

시골의 선생님 ...그림이 그려지지요!

 

아들은 외할아버지를 통해서..

삶의 질인 知와 德과 몸가짐體을 배우게 되었어요.

아버지의 호통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된 것이예요.

 

문득 우리집에 처음 오셔서 눈물을 훔치던

아들의 엄마 모습이 생각 납니다.

커다란 눈에 조심스럽게 내뱉는 말자락들이...이미지가 되는 군요.

 

\" 해준게 없어요. 부모로서..\"

엄마의 맘은 깊어집니다.

 

\" 지금 할아버지가 살아계시면, 참 좋아 하실텐데..\"

아들의 맘도 깊습니다.

 

우리에게는 한때의 시련이 모두 있습니다.

물론 이 집안의 계기는 아버지의 마음 못 잡는 것이 시련의

동기가 되었지만..

집집마다 한가지씩 그 동기는 다 있습니다.

그것이 어쩌면 업이라는 것과도 일맥 상통하는 것이지요.

그 계기의 수레바퀴 속에서..

온전한 한분을 뵙게 되면...그것이 곧 축이 되고..지주로 굳게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지요.

 

\" 할아버지처럼 되고 싶어서 공부를 했어요\"

 

답은 여기에 다 들어 있는 것이지요.

 

사주를 보면 육친의 덕과..인과의 관계를 살펴 봅니다.

어디에서 나와서 어디로 가는가..

이 화두의 끝이 좋고 나쁘냐는 인물의 형성도를 보고

알때가 많습니다.

아들은 할아버지를 통해 삶의 질을 알게 되었습니다.

부모의 파란의 여파를 할아버지가 굳게 잡아 주신 거지요.

 

이제 그 파장은 좋은 인연을 만나 그 인연과 함께

가족을 만들어가는 것을 원합니다.

아들은 조용하고 차분한 것을 좋아합니다.

또 그런 인연을 만났구요.

 

둘이 와 앉아 있는 동안..

둘다 입에 꽃이 피었습니다.

나도 얼굴에 꽃이 피었습니다.

공부하는 이야기도 했고,

인생이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도 했습니다.

빽빽한 논문을 보며, 그에 대한 철학도 이야기 했습니다.

연구소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사람은 돈을 욕심내면 안된다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시간은 깊어지고, 저녁도 함께 먹었습니다.

 

사실..

공부 무척 어렵습니다.

너 다시 공부할래..그러면 다시는 안한다고 합니다.

왜냐면 그 혼자만의 싸움을 무엇으로 감당할까요..

 

나와 헤어져 두손을 꼭 잡고 가는 연인을 보며..

왠지 나도 날아갈 듯 좋았습니다.

그 여운이 며칠이 지난 지금도 아직 있습니다.

 

지금 힘들다 하여도 멀리 바라보세요.

멀리 보면 자식이라는 커다란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마음 흔들린다고 업연과 인연을 맺지 말고..

그저 최선을 다할수 있는 인연으로 눈을 돌리세요.

 

아들의 엄마는 어떤 상황에서도 자리를 잘 지켰습니다.

이제는 아버지도 자식의 눈치를 봅니다.

잘 자란 아들 덕에 아버지의 성정도 이제 제자리를 찾게

되실 것입니다.

여울이 다 가실려면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순한 얼굴에 빛이 드리워지니 무엇이 이들을 막겠어요.

 

예쁜 인연 잘 일궈서..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하늘에서 \" 그래그래\"  고개 흔들고 계시겠네요.

 

우리 사는 것은 대단한 동화 속 입니다.

아름다운 동화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