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708

인명은 제천이야요..


BY 2006-03-18

급하게 울부짖는 엄마의 목소리는 참으로 애처로웠다

새끼를 벌판에 동그마니 혼자 내어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엄마는 울부짖는다.

품으로 보듬고 싶지만, 어떤게 정답인지 몰라 엄마는 울기만 한다.

 

퇴근 준비를 서둘렀다.

머리가 지끈 거리는 것이 감기가 싹 나가지 않는거 같다.

서둘러서둘러..

혼자 주술을 외 듯 그랬다.

전화가 온다.

갑자기 받을까 말까 망서렸다.

..길어지면..나 힘들어요..

그래도 이러면 안되지..못됐어...그럼 안되지.

\" 네 \"

\" 저기요 \"

\" 말씀하세요\"

\" 나..나예요\"

\" 누구세요?\"

순간 좀 당황했다. 눈물이 끝난 즈음의 목메인 소리 같기도 하고...

정확히 누구 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 저 자세히 말씀 좀 해주세요\"

\" 여기 수원 00 엄마 \"

\" 아..근데 목소리가 왜 그러세요!\"

흐느낌이 더 거세졌다.

서 있던 몸을 의자에 맡겼다.

\" 왜 그러세요. 무슨 일 있으세요?\"

\" ..(흐음) 우리 딸 어떡해요!\"

장년 시월경에 궁합을 보았었다.

\" 이만하면 됐지요\"

이랬는데..갑자기 뜬금없이 전화가 온 것이다.

\" 결혼 못하게 되었어요\"

\" 왜요?\"

\" 몰라요. 남자가 무작정 틀었어\"

\" 어머 왜 그랬지!\"

\" 그래서 말인데..우리딸 사주 좀 다시 봐줘요\"

그것 때문에 울지는 않았겠고..

\" 무슨 일 이세요\"

\" 실은 나 오늘 용하다는 사람을 찾아 갔어요\"
\" 그런데요\"

\" 글쎄 거기서 우리딸이 사고가 나서 산소 마스크를 쓰고 있을 거래\"

\" 네!\"

\" 결혼이 문제가 아니라 죽고 살고가 문제래\"

이 무슨 망언닌고..

\" 일단 사주를 풀어 보고 이야기 하지요\"

\" 그때 자기도 그랬어. 몸이 다치는 수가 있으니까 기도 많이 해주라고..\"

\" 일단은 풀고 나서 이야기 할께요. 시간이 오래 되었잖아요\"

훌쩍 거리는 목소리를 뒤로 하고 난 그 처녀의 사주를 풀었다.

당사주로 풀었다.

두번 초례청에 설 운명체고, 몸에 상처는 있겠지만...

요리조리 풀었다.

 

\" 지금부터 이야기 잘 들으세요. 인명은 제천이예요. 함부로 말해서도

함부로 결단을 내려서도 안되요. 그 분이 어떤 분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

수련을 했는지 모르지만, 제 생각으론 그렇게 심하게 말하면서까지..

그분이 얻으려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미리 걱정하지 마세요\"

 

빈도수야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맞고 틀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은 이분이 갖을 고통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틀어야 했다.

왜냐면 불안은 더 큰 고통을 만들어내니까...

 

\" 사주엔 두번 초례청에 들어선다고 되어 있어요. 그러니 땜을 했다 생각

하세요. 그때도 사랑하는 남자와 헤어지는 고통이 따라야 한다고 했었는데

잊어버리셨나봐요\"

\" 맞어 했어\"

\" 몸에 상처는 있겠지만, 기도를 많이 하면 그 액은 살아진다 했죠?\"

\" 맞어 그랬어요\"

 

그래 다 잊어버린다.

좋은 것만 생각하고, 본래 편리한 것만 생각 것이 인간인 것이다.

그러면서도 정작 위태로운 것이 찾아 오면 남을 원망하고

따지려 할 뿐 위기 극복을 어떡해 해야 할지 갈팡질팡 하는 것이다.

 

\" 오늘 가셨던 곳은 그 분이 좀 풍파를 많이 격으셨나봐요. 표현법이

좀 거치네요. 몸은 좀 아플 수는 있지만, 그렇게 심하진 않을 거예요

마음 자리 안정하고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 열심히 생활 하세요\"

 

더 조심하고, 더 유별을 떤다해서 뭔가가 확 바뀌는 것은 아니다.

사주란 좀 쉬어갈때 쉬어가는 법을 배우고, 다스릴때 다스리는 법을

배우고, 노력할 때 노력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사주다.

사계절 돌고 도는 것처럼..

 

여러말들이 오고 간후 목소리가 좀 바뀌었다.

기도하는 법도 가르쳐 들였다.

딸의 결혼 운도 가르쳐 들였다.

한결 나아지셨다.

 

사주쟁이의 맛은 손님의 목소리에서 힘을 받는다.

안정되고, 단아해지는 목소리를 들으며 또 한분의 마음을 읽어 드렸구나..

싶은..

 

화는 피를 역류 시킨다.

벌건 화가 몸을 감싸 안으면 그 반작용은 정신을 깨트린다.

이 화는 입구(口).. 구업으로 가장 많이 번져 나간다.

입을 깨끗이 하는 작업...오늘도 우린 반성해야 한다.

 

엄마는 자식이 잘못 된다면 가장 큰 설움이고 아픔이다.

자식 키우는 부모는 함부로 말을 해서는 안된다.

아마도 오늘 그분은 자식이 없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