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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BY 2007-04-10

나에게 재주가 있다면...

말로 뱉는 목소리 한 음절만 들어도 마음 한구석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월이 갔다면 차곡차곡 쌓인 그의 음성에서

깊이와 녹아난 아름다움 내지..고통이 전해진다.

 

병원에서 \" 이 주사 많이 아파요..\"

간호사가 그러면..

\" 맞아 보지도 않고 어떡해 알아요?\"

간호사는 유연한 미소를 띄운다.

안다는 메세지다.

이것처럼 난 마음이 아프다 그러면 알아진다.

아마도 사람을 많이 만나다 보니..

그 속에 짙어진 내 본능인지도 모르겠다.

 

어제 만난 손님들도 그 깊이가 깊어

아직도 가슴 한복판이 절이절이 하다.

이러다 내가 심장병 걸리지 않을까 !

가만히 큰숨을 들여 마시고 날 정화 한다.

공기는 구석구석 내 몸을 훓고는 다시 한숨으로

날아간다..

허공속으로..아무일 없던 것처럼...

색즉시공이 되는 찰나다.

 

사성을 앞에 놓고 문자만으로 머리를 쓰면 그 사람을

읽을 수가 없다.

문자는 통계일 뿐이고..그가 가지고 있는 그 업연의

실체를 보는 것이 사실은 더욱 어렵다.

 

예를 들면 신(辛)일주에 태어난 사람은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경제 개념이 없으며, 창의적이다.

이정도는 문자로도 가능하다.

그러나 신일주가 겪는 고통의 단계나 그로 인해

파생되는 이야기들 예를 들면 사람 고통이 누구보다

강하며, 모든 매사가 민감하여 머리 쓰는 일이 많고

전생에 갈고 닦은 것이 있어 눈치 빠르고, 학구적 욕구가

강하다. 그러므로 정신적 안정을 위해서는 독자적인

일을 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

이렇게 브리핑이 되어야 한다.

다만 이 브리핑에서 앞뒤 순행주를 본다.

일을 시작해도 될지 말지..어떠한 일이 벌어지나...

사람 인연이 어떠한지..등등

 

이 본체의 파장을 직설적으로 연결하는 것이 목소리이다.

목소리는 심연에 찬 지극한 음성이며..

그 음성의 고(高)저(著) 만으로도 그가 가지고 있는

밑천까지 다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인어 공주도 목소리를 잃고, 말단엔 물거품이 되지 않았는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데 있어 목소리만큼

물과 같은 존재는 없는 것이다.

 

남편의 바람끼로 이십년 세월을 마음 고생한 분의 목소리를

들으며..한 도를 넘어선 그분의 사랑이 느껴졌다.

누구도 모르는 그 분의 마음을 무어라 할 수

있을까 싶어..눈물이 잿빛이 된다.

 

팔자가 있어 죽는 것 보다 나을 지 몰라 그 인연을 계속

하였지만, 하루하루 녹아 있는 미운정의 아픔을 누가 무어라

하겠냐 말이다.

 

내 모진 목숨을 연결하려고 남편과 어울려 그 고통 인내하고

살았지만, 이거 날이 갈수록 짖은 그 악습을 이제 벗고 싶은데

시작도 모르겠고, 끝도 모르겠으니..처연한 목소리의

뒷자락에서 뚝뚝 여운만 남겼졌다.

 

좀 넓었으면 좋겠다.

남자들이 그 동물적 감으로 세상을 만들어 살고 있지만..

바람을 피우면 부처님도 돌아 앉는다고 안했는가!

쩝.

 

본처는 밥상을 안방에서 받고..

첩의 밥상은 부두막에사리 했는데..

이거..요즘은 뒤바뀐 것 같으니..

참으로  무엇이 옳고 무엇이 답이겠는가!

 

돈이 웬수지..돈이 웬수..

쓸 것이 많으니..정도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사니..

사람이 없으니 웬말이랴..

팔자가 무색해진다.

 

자락자락 펼쳐진 소리의 흐트러짐이...

많은 세월 인고가 묻어.. 듣는 사람의 마음을

고개숙이게 한다.

 

앞으로 무엇이 남았을까!

그저 몸이 허락 되는 날까지...웃는 날만 계속 되길..

간절히 무릎조아려 기도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