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그 겨울은 참 벅찬 시간들이었다. 비록 지금은 그 벅참이 허탈로 변해있지만...
하지만 우리는 절망이 깊을수록 희망을 볼 줄 알고 잡을 수 있는 생존본능같은 그 무엇이 있다. 아마도 이러한 것이 우리를 끊임없이 정치를 무관심하게 하다가도 폭발적인 힘으로 뒤집는 열정의 그 무엇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올 대선에서의 그 동인을 문국현과 같은 후보에게서 본다.
아마도 이번 대선전까지는 정치의 주된 흐름, 특히 대선에서의 시스템은 정치인이 주도하는 시스템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기업인도 관료도 정치인으로 입문하기 위한 엘리트코스로 기초단체장부터 장관이나 총리 그리고 국회의원을 거치는 것이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 대선부터는 이러한 흐름이 달라지는 그런 계기가 될 것이라 조심스레 예측해 본다.
아마도 그 흐름은 문국현후보로부터 벌써 시작되었는지 모른다. 내가 생각하는 푸른 정치시스템은 우선 우리나라가 민주화를 넘어서는 느리지만 그래도 다수를 배려하는 진정한 사회복지국가로 나아가기 위한 중대한 국면에 우리가 도입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해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나라는 김대중정부와 노무현정부를 거치면서 민주대 반민주(독재)의 대결은 어느 정도 정착(해결)되었고 이러한 것을 극복하고 넘어서는 그 무엇을 요구받는 시점이라 할 것이다.
그러기에 그러한 시스템하에서는 새로운 시스템을 이해하고 그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의 인물을 필요로 할지 모른다. 즉 정치적 경험보다는 실사회생활사회에서의 경험에 가치를 두고 지도자로서 새로운 시스템을 위해 준비해 온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나는 이것을 문국현 후보의 유한킴벌리사장으로서 IMF를 이겨낸 4조2교대라는 시스템의 최고 운영자로 예를 들고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건 아니다 싶을 때 진정 사람을 위하고 사람을 기본으로 생각하고 기업과 함께 윈윈할 수 있었던 4조2교대는 이미 이번 대선을 위한 그의 운명적인 준비였을 수도 있다고 감히 생각해 본다.
기존 정치시스템에서 정당에 집착, 국민보다는 특정 세력과 정치자영업자들만을 위한 역할로 전락해 버린 기존의 정치인들에게 국민들은 신물을 느끼며 그에 대한 표현을 상식 이하의 세력에게 거품적인 지지를 보냄으로써 구체적으로는 표현하지 못하지만 지금의 시스템을 바꾸라고 요구하고 있는지 모른다. 아마도 그 중에서도 소위 386정치인들에게 정치자영업자로의 변화되는 부끄러운 자신들을 되돌아보라는 강력한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젠 정치자영업자들만의 잔치로써의 대선을 거부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젠 사회적으로 대선후보는 기업이 되었던 조그만 조직이 되었건 정말 성실하고 모범적으로 묵묵히 자기 길을 걸어왔던 사람들에게 대선에서의 당당한 경쟁을 통해 선출되었으면 하는 열망이 우리 속에 숨어 있는지 모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기존의 정치가들만의 대선을 극복하는 시스템을 “푸른 정치 시스템”이라 부르고 싶다. 이젠 정치적인 측면(정치인만이 대선후보로 나설 수 있는)에서만 경쟁을 요구하는 현행 정당하에서의 경선후보선출이 이번이 마지막이기를 바라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기가 성실하게 자기자리에서 경험한 것들을 정치에 접목시켜 몰정치적인 것이 아닌 오히려 탈정치적인 그 무엇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이런 시스템의 핵심이라 할 것이다.
즉 (최고)정치는 정치가만이 아닌 사회의 모든 분야의 최고 전문가도 할 수 있는 그런 시스템이며, 전에도 말했지만 정치적 경험론과 흙탕물론에서 문국현 후보를 변호해 주고 싶은 그런 시스템인 것이다. 아마도 기업에서 기술직도 최고 CEO에 당당히 오르는 것처럼 정치에서도 모든 분야를 망라해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는 그런 시스템인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지금의 좋은 반응(물론 나만의 착각이라고 해도 할 수 없지만)은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하고자 하는 국민의 열망이 비록 소수의 매체에서 표출되더라도 의미가 있다고 보며 이러한 흐름의 중심에 문국현 후보가 서 있다고 본다. 그러기에 과감히 문국현 후보를 지지할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지금의 정치현실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갈등과 허탈감, 그리고 정치적 반사이익이 마치 진정한 국민의 속뜻을 대변하는 듯한 정치적 분위기는 진정한 정치시스템으로 나아가기 위한 하나의 과도기적 현상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희망을 가지고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다시 한 번 이룰 때이다. 또다른 2002년의 기적을 2007년에 이루어 내는 벅참을 다시 한 번 맛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