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1,686

멋진 남자를 보면...


BY 2008-03-02

늦은 시간 가족들이 tv 앞에 앉습니다.

과일을 깍아 놓고 멍청이 바라 봅니다.

 

무릎팍도사에서 추성훈 선수를 보여줍니다.

 

\" 누구야 저사람!\"

 

동생이 싱글거리며 봅니다.

 

\" 이종격투기 선수\"

\" 그래\"

 

참 묘하게 매력이 있네..

 

그러다 가슴이 뛰는 나를 느낍니다.

 

와...멋진 남자다.

 

흠집이 많이 간 얼굴에 살포시진 속 쌍커풀에...그리고..

영리하게 동글동글한 두상이 참 매력있는 남자네..

 

그렇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더구나 하나의 사랑을 멋들어지게 흘러내 보일땐...

어머...나도 모르게 손을 꼭 잡았습니다.

 

정말 멋있는 남자다...

 

남자라면 저 정도의 매력은 있어야 하는게 아냐!

 

혼자 궁시렁 거립니다.

 

얼마전에 우연히 사석에서 남자분을 뵈었습니다.

 

무자년 들어서 오십셋!

 

술이 얼근히 되어서 잔잔하게 패인 주름위로 약간의 취기가

올라와 있었습니다.

 

나에게 악수를 청하시기에 손을 내미니..

꼭 잡으며..\" 손이 참 부드러우십니다 \"

 

이러는 것입니다.

 

눈이 닭살스럽지 않게 웃고 계십니다.

 

나는 일차 그분의 미소에 나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습니다.

 

이 미소를 확인했는지..

 

\" 웃는 모습이 편해 보이십니다\"

 

이차 내 얼굴은 더욱 화기를 띄웠습니다.

 

\" 제 사주 좀 봐주십시요\"

 

\" 뭘 보시려고 하세요..얼굴에 다 씌여져 있는데요\"

 

\" 뭐라고 써있습니까!\"

 

\" 다 좋으시다고요\"

 

그러면서 웃었지만...사실은 웃는 얼굴의 뒷면은 쓸쓸하고

고독한 쓴 웃음이 있었습니다.

 

\" 다만 좀 표현하시고 사시면 속병은 없으시겠어요\"

 

금새 얼굴에 연약한 빛을 띄우십니다.

 

취기도 약간은 올라왔겠다 편한 분위기가 되니...

 

종이 위에 년월일시를 쓰십니다.

 

소개시켜 준 분의 처세도 있고 해서 주~욱 사주를 풀어놓았습니다.

 

\' 재다신약..\'

 

여자가 많다는 것입니다.

 

많아서 병이 되는 사주!

 

첫번째 아내는 너무나 사랑할때 하늘로 보내고 ...

두번째 여자는 불화로 이혼하고..

세번째 여자는 늘 같이 있어도 좌불안석이고..

 

도화살이 붙었으니 어디를 가나 여자가 붙어

떨어지려하지 않습니다.

 

정작 한이불 쓰며 부부정을 느낄만한 여자는 없으면서 말이죠.

 

그래서 외롭고 그래서 허한 마음 달래려고 가슴을 다독이지만

팔자 땜에 무성한 마음만 만들더라...

 

\" 팔자를 나는 압니다 \"

 

\" 네..그러세요\"

 

\" 참...팔자 무섭습니다\"

 

무슨 말이 필요하랴..

 

\" 선생님 너무 큰 매력을 하늘이 주셨네요 \"

 

\" 저..여자 무척 많았지요..수도 없지요..근데 세월 가니까

  지금은 다 부질없습디다 \"

 

어쩜 그 말하는 본새가 그렇게 멋있을 수 있겠어요!

 

중년의 멋이 몸에 가득 베어 깊이와 내면의 솔직함을 말해 줍니다.

 

바람둥이 남자 인줄을 알면서도 보호 본능이 생기는 그런 남자라며

다 줘도 아깝지 않다며..

 

이 말은 그 분을 잘 아는 분이 하신 말씀입니다.

 

여자는 평생 남자를 찾습니다.

 

남자도 여자를 찾습니다.

 

음과 양의 조화겠지요.

 

다만 살면서 그 매력이라는 발산의 창고가 너무 많아 병이

되어도 안되고 너무 없어 무 매력이라면 그것도 큰 약점이

될 수 있는 것이 요즘 시대지요.

 

문득 이분을 보면서 한사람을 사랑하고 사는 것이

열가지 매력을 지닌 것 보다 훨씬 큰 복이 아닌가!

란 생각을 했습니다.

 

뚱뚱하면 어때..그래도 내 마누라가 최고지.

키가 작으면 어때 그래도 내 남편이 최고지..

 

그렇게 콩깍지가 씌워져 사는 것이 사는데는 편하더라..

 

늘 남자는 그리워 할때가 더욱 멋있는 것이라고 했던가요..

 

막상 내편이 되고 나면 남의 편이 되려 한다 하지만..

 

등 긁어주며 편한 사람 그 사람이 정말은 멋진 남자가 아닐지..

 

문득 고마움의 상념에 잠겨봅니다.

 

추성훈 선수의 얼굴에 남편의 얼굴을 대비시켜 놓고 보니..

좀...그렇게 멋있지는 않데요.

 

남편은 남편이고...추성훈 선수는 멋있고..

 

좋다고 떠드는 날 보며, 남편이 옆에서 웃고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