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웃기는 일이 없는데 웃음이 잘 나오질 않아요. 뭔가 신경을 쓰거나 집중을 하면 이마에 주름이 생겨나요. 사실 난 굉장히 잘 웃는다고 생각을 했는데 나를 아끼는 사람들이 내게 '아주 많이 많이 웃어라'고 애정어린 말들을 해 줄 때 마음 속으로는 '난 잘 웃는데...'그렇게 다소 억울하게 생각도 했었죠.
그러다 제 얼굴을 한참동안 볼 기회가 있었어요. 한참 제 얼굴을 보고 있는데 제 얼굴이 그렇게 낯설을 수가 없더군요. 눈도, 코도..그리고 무엇보다도 표정이 슬퍼보였어요. 전 사실 좀 심각하거든요. 무겁지 않고 가볍게 진지하고 싶은 데 그렇게 마음이 쉽사리 비워지지는 않더군요.
그러다가 단전호흡 수련을 시작하면서 아무 일도 아닌데 웃는 일이 잦아졌어요. 수련지도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다른 사람들의 얼굴에 대한 자각이 커지면서 적어도 수련을 하는 동안에는 정말 힘들 때가 아니고는 거의 언제나 웃음을 띠고 있죠.
이제는 얼굴을 이완시키기 위해 입술꼬리를 올려 살짝 웃는 일이 힘들지 않아요. 금새 그렇게 되기도 하고 얼굴도 신체도 금방 이완이 되고 마음이 고요해지는 데 소요되는 시간도 짧아졌어요.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마치 거울을 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들과의 관계를 통해 제 심리상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거든요. 제 마음이 얼마나 조급한지, 신경질적인지....등등이죠.
편안한 음악을 틀어놓고 오늘 마음껏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마주해 보세요. 외모를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비추어보는 거예요. 그러면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분의 속마음이, 진짜 마음이 드러날거예요. 그리고 자신의 얼굴에 대한 속일 수 없는 진짜 느낌을 느낄 수도 있죠. 그리고 나서 여러분의 아이를, 가족을 한번 바라보세요. 그 느낌이 얼마나 새롭고 놀란지 한번이라도 느껴보신다면....
정성을 다해서 거울의 자기 얼굴을 보세요. 그렇게 한참을 바라다보면 서럽게 눈물이 나죠. 그러다가 마음이 어느 정도 맑아지고 풀리고 나면 자기 자신에 대한 무조건적인 그 무엇에도 비교되지 않는 순수한 사랑이 샘솟아요. 자, 이제 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