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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짜증밖에 안나는데...술 한잔 하고파...


BY 뽀엄마 2000-04-27

남편 얼굴 보고 있으려니 그냥 짜증밖에 안난다...
IMF 땜에 실직했다가 1년 반만에 겨우 취직이란 걸 했다...
그동안 너무 지겹도록 붙어있어서 늦게 들어오는게 더 편할것
같았다...
취직한지 며칠되지도 않았지만...제일 빠른 시간이 저녁9시,10시다.
보통 새벽2-3시에 술먹고 들어온다...
첨엔 편하더니 이젠 짜증이 난다...
늘 둘러대는 얘기에, 이젠 별로 늦는 이유도 듣고 싶지도 않다.
늦바람이라도 났나?
도대체 뭘하는 회사인지 알 수가 없다...
요즘도 술과 접대로 일하는 곳이 있나보지...
술빼면 얘기안되고 단란주점 가면 일이 성사가 안되나보다...
남자들의 일하는 방식은 정말 알 수가 없다...
에고 모르겠다...술먹는거 가지고 뭐라 그러는건 아닌데...
그렇게 몸망가져 가면서 일해주고 정당한 댓가나 받을 수 있으면 별로 걱정도 안될텐데...
오늘 꼬맹이 데리고 외출했다가 남편사무실 근처라 집에 같이 들어가보려고 전화를 두어번했더니...그냥 가란다...오늘도 언제가될지 모른다나..어쨌다나...
좀 다정하게 얘기해주면 안되나?
그래서 전화끊기전에 오늘 나 집에 안들어갈테니 찾지 말라고 했다.
핸드폰도 하지말고 전화도 하지 말아라 그랬더니 정말 안하더군..이 매정한 인간...
오늘도 9시가 넘어서 들어왔다...그런데 오히려 지가 더 큰소리치고 짜증을 낸다...
정말 짜증나는 사람이 누군데...아무리 성격이 무뚝뚝하다지만 마누라가 그만큼 그랬으면 눈치좀 채고 달래주면 큰일나나?
저녁도 안차려줬더니 자기가 먹고는 대충 치워놓고 그냥 좀 앉았는가 싶더니 금새 코골고 잔다...
그렇게 금방 먹고 자고 싶을까?...저러니 살만 찌지...
남편에게 짜증이 나니까 옆에서 꼬맹이가 놀아달라는 것도 귀찮고 소리만 치게 되고 말썽부리면 매가 먼저 나가고 그런다...
아가야...미안하다...엄마가 넘 못나서 우리 아가한테 몹쓸짓만 하는구나...엄마 용서하렴...
뒤죽박죽 자꾸 오늘은 모든게 꼬이기만 하는거 같다...
이런 느낌 너무 싫다...
친구들이랑 모여서 알딸딸하게 한잔 하고 속에 있는 모든 걸 다 털어놓고 얘기하고 시원스럽게 웃어버렸음 좋겠다...